K.N의 비극
서스펜스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다카노 가즈아키”의 최신작으로 이전 작품으로는 <13계단>, <제노사이드> 등이 있다.
서스펜스 장르 이지만 호러스러운 면도 있어 계절에 맞는(?) 책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대체적인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단 한편의 작품으로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된 남자 주인공 슈헤이와 그의 아내 가나미가
책의 인세로 받게 된 돈으로 멘션을 구입하여 입주함과 동시에 둘 사이에
아이가 생기면서부터 비극이 시작된다.
멘션에 입주 후 슈헤이의 책이 잘 팔리지 않기 시작하면서 경제적인 문제가
걱정되던 차에 아이가 생겨 버렸고, 남자 주인공 슈헤이는 아이 보다는
현재의 호화로운 생활을 지키기 위해 아내에게 낙태를 권유하게 되고,
현재의 경제사정을 고려한 아내는 마지못해 수긍하게 된다.
하지만 아내 내면에 있던 낙태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실제 사령이 씌우게 되었는지,
아내에게 빙의가 일어나게 되면서 빙의된 인격이 낙태를 거칠게 거부하게 되면서
긴박한 스토리가 전개된다.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적재 적소의 실마리, 그리고 독자의 상상력을 최대한 끄집어 내는 듯한
생생한 문장들이 책을 읽는 동안 밤중 어두운 계단을 오를 때 힐끗 돌아보게 만드는
선선한 여운을 주었으며, 낙태라는 예민한 주제를 다소 거칠고 직설적인 내용과 문장으로
표현해 복받쳐 오르는 감정의 동요를 이끌어 내는 작가의 탁월함이 느껴졌다.
서스펜스 장르이기는 하지만 분명한 메시지도 담고 있는 내용의 책으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낙태에 관한 작가의 냉철한 의식이
빙의된 인격과 주변인물들의 행동, 그리고 생각과 언행을 통해서 그대로 전달되는 듯 하다.
납량특집(?)으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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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스
디지털과 제조업의 공존이 가져올 10년 후 미래에 관한 내용이다.
“메이커스”란? 말 그대로 제조자를 뜻하는 단어로서 디지털화된 산업기술이
제3차 산업혁명을 가져올 것이라는 아주 흥미로운 내용을 들려준다.
IT산업의 발달로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아진 제조업이 선진국에서는 공장을
인건비가 싼 아시아 지역 (특히)중국으로 집중 이동하였고 이로 인해
현재까지 선진국 제조업의 몰락을 가져왔다고 한다. 하지만 디지털 산업 기술의 발달로
데스크탑 제조기구들(3D printer, CNC레이져 커터 등)이 속속 등장하고 오픈 소스의
장점을 살린 디지털 제조업의 부흥으로 우리는 이제 집에서 누구든지 만들고 싶은
물건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의 가장 흥미로웠던 점 2가지는
첫째, 보편화된 데스크탑 제조도구의 활용으로서 아직은 생소하게 느껴지는 3D printer로
원하는 물건을 “Print” 한다는 것이다. 3D program (autocad 등)으로 직접 디자인 하거나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제공하는 sample을 받아 변형하는 식으로 source를 준비해 놓고
“print” 버튼만 클릭하면 현실세계의 물건을 3D printer가 직접 제조해 준다.
둘째,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가져올 제조업의 미래에 관련된 내용으로서
사람들은 커뮤니티에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공개하고 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제품을 빠르게 업그레이드 시켜 누구든 제조업에 쉽게 뛰어 들 수 있게
된다는 내용이다. 실제 이러한 오픈소스 커뮤니티들이 성공한 사례들이 해외 시장엔 많이 있으며
Fortune 선정 100대 기업에 이러한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이용하여 성공한 제조업체들이
굴지의 IT업체들을 제치고 속속 진입하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신선한 이야기였다.
이전의 산업혁명은 원자의 세계로서 IT산업인 비트의 세계와는 동떨어진 개념이었는데
이 원자의 세계와 비트의 세계가 만나 새로운 산업혁명을 일으킬 움직임들이
이미 십 수년 전부터 있었으며, 향후 10년 이내에 누구든 자신의 집에서 원하는 물건을
손쉽게 “Print” 하여 사용하며, 기존의 복잡한 제조업 분야의 장벽이 허물어져
누구나 “Maker”가 되어 제조 산업에 뛰어 들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한다.
IT산업 종사자로서 IT산업의 미래가 앞으로 어떤 산업과 융합되고
어떤 새로운 시장들이 마련될지 재미있고 관심 있게 볼 만한 책이니 한번씩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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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라디오 3부작
“무라카미 라디오 스리즈”는 각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이렇게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일본 패션잡지 “앙앙”에 매주 기고한 수필을 엮어 만든 책으로
가 권당 1년치의 에세이를 묶음으로 발행한 책이다.
사실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는 이미 10여년 전에 “무라카미 라디오”라는
단행본 에세이 묶음으로 출간된바 있지만 이후 10년이 지나 다시 “앙앙”에 수필을
2년더 연재 하게 되면서 나온 분량이 추가된 책들이다.
수필이라는 것이 보통 그렇듯이 가볍고 빠르게 훅훅 읽어나갈 수 있어 좋고,
나름 좋아하는 작가가 집필한 수필을 읽으면서 문학 작품을 통한 느낌과는
상당히 다른, 머랄까 옆집 아저씨가 하는 이야기를 듣는 듯한 친근한 느낌이 든다.
정치적 이슈나 어떠한 현상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아닌,
보통 사람들이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과 일상 생활하면서 느낄 수 있을 법한 이야기들
그리고 작가라는 직업이 갖는 특수성으로 엉뚱한 상상을 하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작가는 이러한 상상력과 사고를 가지고 있구나, 재미있군” 하고 가볍게 읽어볼 법한 책이다.
뇌를 위한 다섯가지 선물
이스라엘 출생으로 유대인 학습법과 유대인식 기억력 향상 법을 다룬 “천재가 된 제롬”,
“슈퍼 기억력의 비밀”로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들어선 에란 카츠의 세 번째 책이다
참고로 에란 카츠는 기억력 부문 세계 기네스 기록 보유자 인데,
500자리 숫자를 한 번에 듣고 기억한다고 한다. (헉…)
얼핏 보기에는 여타의 자기 개발서와 다름이 없어 보이지만
미스터리와 역사적 사실 등을 잘 버무려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내용을 꽤 짜임새 잘 구성하였다. 구구절절 하게 설명했지만 한마디로 재미있다는 얘기다.
저자는 우리가 우리 모두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5가지 선물을
각각의 현자들의 입을 통해 전달한다
원치 않는 기억과 불필요한 정보를 지우고,
치명적인 실수를 예방하고 욕망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며,
성공을 위한 설득의 기술과 완벽함을 추구하는 미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결국 뇌 자체보다는 우리 삶에 도움이 되는 선물들인데 왜 제목을 “뇌를 위한….” 이라고 지었는지
고개를 갸우뚱 하게 되지만, 어찌 되었건 충분히 도움이 되는 좋은 내용들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64
제목이 좀 독특한데,
이는 1989년 1월 5일 일본 국왕 히로히토가 사용한 연호 ‘쇼와64’년에 일어난 작품 속
유괴사건을 ‘64’라는 사건 이름으로 사용했으며 이 사건 이름이 그대로 제목이 되었다.
700페이지나 되는 방대한 분량이라 내용도 많지만 책 무게도 상당해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 꾀나 곤욕스러웠던 책이 아니었나 싶다.
특정 사건과 연관된 미스터리 형사물(?) 인 듯 하지만 정작 주인공은 내부조직(형사과)과
외부조직(언론) 그 어느 쪽에서도 환대 받지 못하는 중간에 위치한 경찰 홍보실 에서
활약하게 되는 다소 특이한 설정이다.
14년 동안 미결 사건인 ‘64’를 경찰청장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시찰하겠다는
내용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어 점점 사건 그 자체보다는 경찰 내부 인물들의 정치적
대립과 언론 대응 등이 그 주된 내용을 이루는 듯 하지만 엉뚱하게도 그 결말은
미결 사건의 해결을 보여 줌으로써 끝마치게 되는데, 거기에 사건과 관련된 상당한 반전이 있다.
저자는 10년에 걸쳐 이 작품을 완성하고 본 작품을 통해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고 하는데
내용 자체의 재미 보다는 상당히 독특한 설정과 각 인물들 간의 세세한 심리묘사 그리고
임팩트 있는 결말 등이 다소 많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끝까지 흥미 있게 읽게 한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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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그네
“100세 시대”, “유병장수”등 현대인들의 수명은 길어 졌지만 상대적으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졌다.
“강박증”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급변하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법한 흔한 증세일 수 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들은 모두
이라부라는 정신의학 박사를 찾아온 강박증을 호소하는 인물들이다.
“이사람 진짜 의사 맞아?” 라고 할 정도로 괴팍하고 엉뚱한 이라부는
그 행동거지나 언행이 6세 어린아이 같아 천하 태평에 일단 방문한 환자에게는
질환에 상관없이 비타민 주사부터 무조건 놓는 상식 밖의 의사다.
괴팍하고 엉뚱하지만 일관성 있고 사심없이 환자를 대하는 탓인지, 그를 찾아온 환자들은
“다시는 오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그를 계속 찾아가게 되고 또 그를 통해
자신들의 강박증을 치료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상당히 복잡하고 치료도 어려울 것 같은 강박증 증세가
엉뚱하게도 우리가 평소에 좁게만 봐왔던 시야를 살짝 넓혀 주거나
한 발짝 옆에서 스스로를 바라봄으로써 자연스럽게 치유가 가능한걸 보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병을 만들며 살고 있지 않나 싶다.
앞만 보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한 박자 쉼표를 찍어주는 그런 책이 아닌가 싶다.
*공중그네 라는 제목은 이 책에 실린 여러가지 에피소드들 중 하나의 에피소드의 제목이다.
서른 넘어 함박눈
“편독하지 않기”의 일환으로 선택한 연애소설 “서른 넘어 함박눈”.
개인적으로 연애소설이란 장르의 책을 “서른 넘어 함박눈”을 통해 처음 접해 보았다.
연애소설 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달콤한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제목의 뉘앙스처럼 서른이 넘어 어느 정도 세상에 닳고 닳은 주인공들이
연애의 환상이 아닌 연애의 현실을 이야기 한다.
남자에게 어떻게든 말을 붙여보고 싶어 아무에게나 ‘지금 몇 시에요?’ 하고 묻는
외로운 여자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총 9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자 산다는 것의 옹색함과 치졸함, 거기에 연애의 쓰라림과 덧없음을 알아버린
서른 후의 그녀들이지만 여전히 흔들흔들 말캉말캉한 부분이 있는 것이다.
작가인 다나베 세이코는 1928년생(헉!)으로 국내에는 영화로 만들어 진 바 있는
‘조제와 호랑와 물고기들’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으며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이렇듯 활발히 집필을 하고 있으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를 초월한 감각적인 문장과 더불어 연륜이 묻어나는 유머감각 등이
책을 마음 편하게 죽죽 읽어 내려갈 수 있게 한다.
마법의 순간
<연금술사>로 유명한 파울로 코엘료 의 최신작(?) <마법의 순간>.
<연금술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 된 책으로 기네스북까지 올랐다고 한다.
<마법의 순간>은 그가 twitter에 매주 올리는 짧은 글들을 엮어
삽화와 함께 출간한 책으로 한 페이지에 한 글귀씩 배치하여
짧지만 impact있는 메시지들을 전달한다.
“시간을 죽이려고 빈둥거리지 말고
무슨 일이든 찾아서 하세요
죽음의 문을 향해 천천히 당신의 등을 떠밀고 있는 게
바로 그 시간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
짧은 분량으로 후딱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중간중간 고개를 들고 한참 생각하게 만드는 글귀들이
나중에 반드시 다시 책을 들춰보게 되는 확실한 매력이 있는 책이다.
마법의 순간이란 우리가 무심코 흘려버린 과거의 시간일 수도,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재일 수도 또는 불확실한 미래 일수도 아니면 이 모두일 수도 있겠다.
중요한 것은 순간을 마법으로 만드는 스스로의 마음가짐 아니겠는가.
그의 짧은 글들을 엮어 책이 출간되었지만
그의 새로운 twit은 매주 게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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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p It Up
“Rip it up” – 찢어 버려라.
자기계발서 보다는 심리학에 가까운 이 책은 당황스럽게도 중간중간 책을 찢으라고 이야기한다.
평소에 해보지 않았던 행동들을 해보라는 의미에서 책을 찢으라고 하는 것이며,
친절하게도 찢을 분량을 따로 만들어 놓았다.
책 전반에 걸쳐 소개하고 있는 행동이 만드는 심리의 변화는 결국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마음가짐 -> 행동의 패턴이 아닌
행동 -> 마음가짐의 패턴이 존재하며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책에서는 “가정원칙”이라 칭한다.
즉 무엇인가 바꾸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마음가짐을 바꾸는 접근법이 아닌
행동을 먼저 바꾸면 저절로 마음이 그에 따라 반응한다는 점.
간단한 예로 웃는 표정을 짓고 있으면 수초 내에 행복한 기분이 들며,
다이어트를 하고 싶다면 단순히 자기 앞에 맛있는 음식이 담겨있는 접시를 밀쳐내 버리는
행동으로 먹고 싶다는 의지를 반감 시킬 수 있다.
대부분의 심리학 책들이 그러하듯이 이 책 역시 수많은 연구사례를 통해
가정원칙의 효용성을 입증하고 있으며 그럴듯하게 들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러했던 과거의 경험들을 떠올릴 수 있었으며
변화가 필요할 때 행동을 먼저 함으로써
스스로 좀더 효과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 같다.
심리적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분이나 무엇인가 마음먹은 대로 잘 되지 않는 분들에게
꼭 읽어봐야 할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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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셀러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저자 미치 엘봄의 최신 장편소설
“도르와 함께한 인생여행” (원제는 “The time keeper” 이다)
우리의 삶 속과 분리할래야 분리할 수 없는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스토리가 단조롭고 어렵지 않은 내용의 소설이라 금방 읽을 수 있다.
아주 강렬한 메시지가 담겨 있지는 않지만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시간에 대한
생각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잔잔한 여운을 준다.
처음 시간을 측정한 죄로 수 천년 동안 동굴에 갇혀 늙지도 죽지도 않고
세상 사람들의 시간에 대한 애원을 다 들어야 하는 벌을 받게 된 도르와
시간을 더 소유하고 싶어 억지로 삶을 연장하려는 백만장자 그리고
절망에 빠져 자신의 시간을 억지로 단축 시키려 하는 소녀,
이 세 사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시간의 의미를 되새겨 준다.
이 소설은 결국 아래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 같다.
"신이 사람의 수명을 정해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왜죠?"
"한 사람, 한 사람이 귀하도록"
시간에 순응하며 살자 라기 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소중하게 여김으로써
자신을 더 귀하게 만들자는 그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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