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힘

My Life/Book 2014. 11. 12. 16:19





추상적인 제목으로 시작하지만 구체적인 방법들을 품고 있는 책이다.

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서 상당히 많은 사람들(연구관련 저서를 제외하고)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이 책은 “연금술사”우리에게 친숙한 파울로 코엘료를 비롯하여 오늘날 선도적인

영적 지도자, 작가 그리고 과학자 등 총 18명이 공동 창작에 참여했다.

저자인 바티스트 드 파프는 이 18명을 인터뷰하여 “마음의 힘”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마음의 특별한 힘을 활성화 하는 방법과 그래야 하는 이유들을 정리하였다

 

책을 다 읽은 시점에 ‘세상만사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라는 말이 문득 떠오르는데

총체적인 메시지는 위의 단 하나의 문구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스스로 마음으로 이어지는 길과 과정 그리고 우리 스스로가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당위성 등 책에는 마음을 영적으로 분류하여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마음의 소리를 듣고 있는가? 마음의 소리란 무엇인가?

마음의 소리를 듣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지성과 구분할 수 있는가?

이러한 의구심들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는데, 마음과 연결되어 우리의 지성보다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직관의 힘과 만물 뒤에 숨을 질서를 뜻하는 동시성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큰 공감을 얻었던 것 같다. 직관이란 말 그대로 판단·추론 등을 개재시키지 않고,

대상을 직접적으로 인식하는 일인데 우리는 때때로 직관이 지성보다 정확하고 훌륭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누구에게나 있는 내면의 훌륭한 조력자인

마음과 연결되어 직관을 따르는 사람들은 대게 자존감이 높고 보다 풍요로운 인생을

살 수 있다고 한다. 동시성은 우리가 무언가 필요로 할 때, 예를 들어 누군가를 생각하고

있는데 그 누군가로부터 갑자기 연락이 온다던가 하는 평범한 인과 관계가 아닌 우연의

일치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을 뜻하는 말이다. 카를 융이 만들어낸 흥미로우면서도

재미있는 말인데 동시성은 어떤 우연의 일치처럼 일어나지만 분명히 그 이상의 뭔가가

있음을 깨닫는 인생의 순간을 지칭한다. 세상에는 그저 아무렇게나 일어난 우연의 일치를

뛰어넘는 것이 있으며 그것은 의미가 있고, 목적이 있고, 그 뒤에 숨은 힘이 있다는 것이다.

 

마음에는 파장이 있으며 다른 마음을 이끄는 힘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우리에게 어울리는 사랑을 찾아 헤매지만 많은 경우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면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는데 대게는 자신이 갖지 못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요량이 큰 것이다. 결국 자신이 채우고 싶은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채움으로써

스스로에게 온전한 사람이 되고 그 마음은 또 다른 온전한 사람을 이끌게 되는 선순환을

역설한다. 이를 빗대어 “나는 내 자신에게 이상형이 되겠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책에는 마음과 연결하기 위한 실천 지침들이 각 장의 마지막에 삽입되어 있는데,

각각의 지침들은 명상법이며 호흡과 잡념을 없애는데 도움이 되는 명상법이므로

골치 아픈 일이나 마음 상한 일이 있을 때 한번씩 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더불어 자존감이 약한 사람이나 감정의 기복이 큰 사람, 외부의 요인에 많이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진정으로 풍요롭게 살기 위해 마음과 연결하여 자신의 소명을 탐색하고 마음에 주기적으로

영양을 공급하고 진실한 사랑을 품고 전하고 누리는 풍요로운 삶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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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의 기억

My Life/Book 2014. 11. 7. 18:13





비교적 소프트 한 제목의 이 책은 제목이 풍기는 느낌과 달리

약간의 미스터리가 가미된 소설이다.

 

‘한 사람의 등 뒤엔 천 개의 엇갈린 기억이 존재한다.

 

등 뒤의 기억이라는 것은 기억 자체가 과거라는 점과 등 뒤에 있어

애써 돌아보지 않으면 찾을 수 없는 기억이라는 점이 부각되는 것 같다.

또한 여러 과학적 실험(외국에서는 참 이런 실험을 많이도 했고 현재도 하고 있다)

결과는 개인의 기억이 얼마나 쉽게 왜곡될 수 있고 또한 얼마나 불안정한 것인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소설은 과거의 기억들을 현재에 이끌어와 등장인물들 간에 대화로 전달하는 형식인데,

각자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과거가 기억 속에 분명히 존재하면서도 실제 겪었던

일인 것인지 애당초 없었던 일인지 기억 자체가 희미하진 않지만 지긋한 나이의

주인공 들에게는 어떠한 의미도 가지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의미가 없다는 것은

글자 그대로 아무 영향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의 한 부분 그 자체가

되어 버려 드러남과 드러냄의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길지 않은 분량의 소설인데도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고 성으로 불릴 때와 이름으로

불릴 때(일본인의 이름과 성)가 있어 정신차리고 읽지 않으면 문맥을 쉽게 놓칠 수 있다.

 

소설의 여주인공인 히나코는 가상의 여동생(주인고 입장에서만 보이고 대화할 수 있는)과의

대화를 통해 현재(주인공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현재의 일들)와 과거 (실제 존재하는 여동생과

만들었던 추억들)을 오고 간다. 평탄치 않을 삶을 통해 삶의 경계를 넘나들다 현재

고령자를 위한 아파트 단지에 머물면서 특별할 것 없는 주변사람들과의 관계를 그려나간다.

 

이외의 등장인물들은 여주인공과 전혀 맞물리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소설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연관관계가 드러나면서, 주인공의 아들들 그리고 가상이 아닌 실제 타국에서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여동생의 존재와 맞물려 전체적인 연결고리가 완성된다.

 

딱히 긴장하며 읽을만한 줄거리는 아니지만 주인공들 간의 역학관계를 짐작하고

추론하고 밝혀내는 소소한 재미를 가지고 있는 감성 미스터리 소설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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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같은 일을 50년동안 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지.

범상치 않은 제목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는 일본의 오에 겐자부로가

자신의 작가인생 50년을 기념하며 쓴 장편소설로 작가는 50년 동안이라는

긴 시간 동안 소설만을 써왔을 뿐만 아니라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저명한 작가이다.

 

애드거 앨런 포의 시 ‘애너밸 리’를 인용하여 소설의 제목과 내용의 모티브를 따온 것인데,

그가 소설을 통해 이야기 했듯이 소설의 주제보다는 무엇인가 새로운 형식을 발견하면

소설을 쓸 수 있겠다고 했는데 이 소설이 바로 그 새로운 형식일 터이다.

1935년생인 작가는 10대 때 패전 후 일본의 어두운 시기를 통과하며 겪은 심정을 본인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소설에 회고하는 형식을 취하며 현재, 과거 그리고 또다시

현재 시점의 흐름을 취했다.

 

소설에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아름다운 여자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얼핏 보면

그 여주인공이 어린 시절에 겪은 충격에 대한 트라우마와 그를 극복한 과정을 그린

소설 같지만 거꾸로 그 여성을 통해 진정으로 치유를 받은 사람은 주인공인 화자

즉 자기 자신일 것이다. 작가는 본 작품에서 자신에게 영향을 준 많은 작품들과

본인의 작품들을 곳곳에 흩뿌려 놓고 인용하며 화자와 자신을 동일시 하는 뚜렷한

행보를 보이면서 감정의 기복 없이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듯이 담대하게

이야기를 끌어내고 있다.

 

오에 겐자부로의 문학에 대한 오마주는 본 소설의 큰 줄거리를 이루고 있는 영화제작의

모티브와 급진적인 전개 그리고 역경 다시 마무리로 이어지는 인생의 축소판에 끼워 넣고

응축하여 문학 자체의 치유의 능력을 재차 확인시켜 그 의미를 극대화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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