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뒤의 기억

My Life/Book 2014. 11. 7. 18:13





비교적 소프트 한 제목의 이 책은 제목이 풍기는 느낌과 달리

약간의 미스터리가 가미된 소설이다.

 

‘한 사람의 등 뒤엔 천 개의 엇갈린 기억이 존재한다.

 

등 뒤의 기억이라는 것은 기억 자체가 과거라는 점과 등 뒤에 있어

애써 돌아보지 않으면 찾을 수 없는 기억이라는 점이 부각되는 것 같다.

또한 여러 과학적 실험(외국에서는 참 이런 실험을 많이도 했고 현재도 하고 있다)

결과는 개인의 기억이 얼마나 쉽게 왜곡될 수 있고 또한 얼마나 불안정한 것인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소설은 과거의 기억들을 현재에 이끌어와 등장인물들 간에 대화로 전달하는 형식인데,

각자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과거가 기억 속에 분명히 존재하면서도 실제 겪었던

일인 것인지 애당초 없었던 일인지 기억 자체가 희미하진 않지만 지긋한 나이의

주인공 들에게는 어떠한 의미도 가지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의미가 없다는 것은

글자 그대로 아무 영향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의 한 부분 그 자체가

되어 버려 드러남과 드러냄의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길지 않은 분량의 소설인데도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고 성으로 불릴 때와 이름으로

불릴 때(일본인의 이름과 성)가 있어 정신차리고 읽지 않으면 문맥을 쉽게 놓칠 수 있다.

 

소설의 여주인공인 히나코는 가상의 여동생(주인고 입장에서만 보이고 대화할 수 있는)과의

대화를 통해 현재(주인공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현재의 일들)와 과거 (실제 존재하는 여동생과

만들었던 추억들)을 오고 간다. 평탄치 않을 삶을 통해 삶의 경계를 넘나들다 현재

고령자를 위한 아파트 단지에 머물면서 특별할 것 없는 주변사람들과의 관계를 그려나간다.

 

이외의 등장인물들은 여주인공과 전혀 맞물리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소설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연관관계가 드러나면서, 주인공의 아들들 그리고 가상이 아닌 실제 타국에서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여동생의 존재와 맞물려 전체적인 연결고리가 완성된다.

 

딱히 긴장하며 읽을만한 줄거리는 아니지만 주인공들 간의 역학관계를 짐작하고

추론하고 밝혀내는 소소한 재미를 가지고 있는 감성 미스터리 소설이라 하겠다.

 

 

'My Life >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을 알 때까지 걸어가라  (0) 2014.11.13
마음의 힘  (0) 2014.11.12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  (0) 2014.11.05
버티는 삶에 관하여  (0) 2014.10.31
보다  (0) 2014.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