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특한(?) 매력의 역사서
조선왕조실톡(?)
조선왕조 500년의 대화록인 ‘조선왕조실록’을 현대의 주 대화매체인 ‘톡’에 올려놓고 각 등장 인물들을 ‘친추’하여 메신저 대화체로 구성한 웹툰이 ‘조선왕조실톡’이다. 원작인 웹툰은 옴니버스 형식이지만 책으로 구성할 때 위해 시대순으로
정렬하였고 각 회차에 ‘실록돋보기’라는 이한의 해설을 달아
짤막한 웹툰으로 다 전달하지 못한 역사 이야기를 그 배경과 함께 좀더 깊이 있게 설명하고 있다. 25대
임금이 다스린 427년 동안의 기록, 2,000여권(1,893권)에 달하는 어마무시한 분량의 ’조선왕조실록’의 내용을 웹툰에 모두 담아내기는 어렵겠지만 굵직한 사건
중심의 맥락들을 콕 집어내어 역사의 큰 흐름을 이해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네이버에서 연재 중인 ‘무적핑크(변지민)’의 ‘조선왕조실톡’
맛있고 영양가 많은 완전식품!
‘조선왕조실톡’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완전식품’이라 하겠다. 몸에
좋은 약은 쓰고, 맛있는 음식은 대체로 몸에 해롭다 했던가? 하지만
완전식품은 몸에도 좋고 영양소도 듬뿍 들어있을 뿐만 아니라 맛도 좋다. 사실 재미있는 역사교육을 위한
시도로 만화의 형식을 택한 것은 꽤 오래 전부터 있어왔지만 현대 생활에 밀접한 도구(스마트폰, 톡)와 시대의 언어들(유행어, 이모티콘, 줄임말등) 그리고
젊은 감각들은 상당히 신선하고 새로운 시도로 비춰진다.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매체를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우리의 역사를 자연스레 학습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조선 패밀리의 탄생
‘조선왕조실톡’은 총 3부작으로 1권은 태조부터 연산군까지 조선초기 10대왕의 정사(政事)를 다룬다. 1권 내에서도 건국패밀리인 태조-정종-태종과 성군패밀리인 세종-문종-단종 그리고 폭군패밀리인 세조-예종-성종-연산으로 크게 3부로 나뉘어져 있어 조선 초기 왕들의 업적과 정치성향을
각각의 덩어리로 묶어 기억하기 쉽게 잘 분류하였다. 백성을 사랑하는 것 못지 않게 고기를 사랑했던 세종대왕, 밀덕(밀리터리광)이자
꽃 미남 이었던 문종 등 각 왕들의 특색을 잘 각색하였으며, 왕족간의 대화를 여느 집안의 부모 자식간의
관계처럼 친밀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
세종대왕의 고기사랑
톡특한(?) 매력의 역사서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신화’, ‘먼 나라 이웃나라’ 그리고 같은 주제로 박시백이 그린 ‘조선왕조실록’등 역사 공부를 좀더 재미있고 쉽게 접근하기 위한 시도들은
이미 많은 독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조선왕조실톡’은 이들과는
또 다른 형식으로 같은 매체로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고 생각된다. 그림을 통한 동적인 인물들의 내용전달과는
다른 비교적, 정적인 톡 대화창을 통해 인물들간의 대화를 중심으로 구성했지만, 오히려 대화 내용에 좀더 집중할 수 있고 넘치는 위트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고
생각된다. 어떻게 하면 역사적 사실을 현대적 감성의 대화로 잘 버무려 흥미를 끌면서 사실을 왜곡시키지
않을까 고민했을 작가의 노고가 충분히 느껴진다. 매력만점의 역사서로써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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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의 작가 수업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는 대문호의 문하생이 되는 것이 꿈 같은 일일 것이다. 아놀드 새뮤얼슨이라는 작가 지망생은 <코스모폴리턴>지에 실린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횡단여행>을 읽고 깊은 영감을 받아 단순히 그와 함께 그의 소설에 관해 잠시라도 얘기를 나누어 보고 싶은 심정으로 3,200km나 되는 무모한 여행길에 오른다. 20대 초반의 젊은 혈기로 무모한 결정을 단행했지만 그 결정이 결국 헤밍웨이와 1년동안을 동거동락 하게 되는 결과를 맺게 만든 것이다
Original Title
헤밍웨이는 낚시 광?
이 책에서 작가가 되는 길, 글을 잘 쓰는 법 그리고 훌륭한 글의 소재 등 오롯이 작가 수업에 관한 내용만을 기대한다면 크게 실망할 수 있다. 번역본의 제목은 <헤밍웨이의 작가 수업>이지만 원서의 제목은 <With Hemingway : A Year in Key West and Cuba>로 키웨스트와 쿠바에서 헤밍웨이와 함께 보낸 1년이 주된 내용이다. 사실 ‘헤밍웨이의 낚시 수업’이 더 어울리는 제목일지도 모르겠다. 이쯤 되면 ‘낚였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헤밍웨이와 새뮤얼슨이 나눈 대화들을 통해 헤밍웨이의 글쓰기에 관한 식견을 알아볼 수 있다. 본인보다 1.5~2배 이상 큰 새치 낚시를 잘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덤이라고 생각하자.
새치 낚시를 즐기는 헤밍웨이
작가수업 - Hemingway
모르는 건 쓸 수 없어
순전히 상상에 의존하는 건 시(詩)야. 공간과 인물들을 철저히 파악해야 하네. 그러지 않으면 얘기가 진공 속에서 벌어지게 되지. 창작은 써가면서 하는 걸세. 그 날의 글쓰기를 끝낼 즈음에는 그 다음 이야기가 어찌 펼쳐질지 알겠지만 그 이야기 다음에 벌어질 일까진 알 수 없기 때문에 이야기가 어찌 끝날지는 끝까지 가봐야 안다네
절대로 살아 있는 작가들과 경쟁하지 말게
그들이 훌륭한 작가인지 아닌지 알 길이 없으니까.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죽은 작가들과 겨루게. 그들을 따돌릴 수 있다면 잘하고 있다고 여겨도 무방해. 좋은 작품이란 작품은 몽땅 읽어둬야 해. 그래야 이제껏 어떤 것들이 쓰였는지 알 수 있을 테니. 자네의 이야기 거리가 누가 이미 다룬 것이라면 그보다 더 잘 쓰지 않는 한 자네의 이야기는 초라할 뿐이야.
꾸준히 쓰라
내가 자네에게 줄 수 있는 딱 한 가지 충고는 꾸준히 쓰라는 걸세. 물론 지독하게 고된 짓이지. 내가 글을 써서 돈을 버는 건 펜을
들고 해적 질을 일삼기 때문이야. 내 경우 단편 열 개를 써봤자 그 중 하나 정도만 쓸 만할 뿐 나머지
아홉은 버린다네. 창작은 꾸준히 써나가며 터득하는 거야.
어떻게 쓰는지 배우려거든 신문 잡지 쪽 글을 많이 써봐야 해
머리를 유연하게 하고 언어를 지배하는 힘을 길러주거든. 그러고는 매일 연습하는 거야. 날마다 본 것을 독자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묘사해봐. 그러다 보면 그게 종이 위에서 살아 움직일 거야. 플로베르가 모파상한테 그렇게 글쓰기를 가르쳤지. 뭐든 묘사해봐. 선착장에 서 있는 자동차, 만류나 거친 바다에 쏟아지는 스콜도 좋고. 감정을 집중하려고 노력해.
사물과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법
지금 자네한테 필요한 건 눈을 이용해서 사물과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법을 배우는 거야. 그래야 쓸 때 그것들을 고스란히 나타낼 수 있어. 어떤 하나를 다른 것과 비교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네. 같은 것은 없기 때문이지. 모든 것이 고유하다네.
Ernest Hemingway
헤밍웨이로부터 배운 작가가 되는 길…
사물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효과적으로 표현할 줄 아는 것이 예술가들의 기본적인 소양일 것이다. 작가는 글을 통해 작가가 눈으로 본 것 그리고 느낀 것, 생각한 것을 다른 사람이 그 글을 읽었을 때 생생하게 떠오를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글로 재연해 내는 연습이 필요하며 익숙해 지고 난 후에는 자신만의 시각을 갖게 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많은 글을 읽고 많은 지식을 쌓아야 그 지식들을 연결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며, 꾸준하게(무슨 일이든 그렇겠지만) 글을 쓰고 쉽게 낙담하지 않는다면 누구든 작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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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골프에서 리더의 언어를 배웠다
‘골프에서 배우는 리더의 언어?’
스피치를 하는 스피커는 청중을 리드하는 리더일 것이다. ‘골프’와 ‘스피치’는 쉽게 연관성을 찾기 힘든,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영역인데, 전문 강연자인 저자가 굳이 각 영역에서 공통점을 찾아 스피치를 잘 할 수 있는 요령들을 전달하려는 이유는 본인이 골프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두 영역 사이의 연관성을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로 말미암아 스피치에 자신이 없지만 잘 하고 싶은, 그리고 골프를 즐기는 모든 사람들이 쉽게 연상할 수 있는 요소들로 내용을 꾸렸다. 준비, 기본, 심화, 매너의 4가지 요소는 골프와 스피치에서 공통으로 뽑은 중요 요소이며 각각의 요소에 속한 세부 항목들 또한 두 영역의 공통 분모에 있다. 하지만 사실 저자가 서두에서 밝혔듯 위 요소들에 대한 공통점은 비단 골프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스포츠나 다른 영역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굳이 골프와 연관 지은 것은 순전히 골퍼들을 위한 것이다.
‘뚜렷한 목표를 정하라’
내기 좋아하는 한국인들의 특성과 골프는 찰떡궁합이다. 골프=내기는 정형화된 공식이며 이 공식은 게임 중 긴장감을 주어 재미를 배가 시키기도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주객이 전도되어 심적 압박으로 인한 스트레스 혹은 불화를 만들 수 있기도 하다. ‘승부가 뭐 그리 중요 한가. 그냥 즐기면 되지’라며 초연한 자세를 취하는 것은 위의 부정적인 요소를 회피하려는 의도일수도 있지만 이러한 자세 또한 자칫하면 뚜렷한 목표 없이 매사에 임하여 스스로 발전할 수도, 어떠한 것을 성취할 수도 없을 것이다. 스피치 초보자에게 스피치가 힘든 원인 또한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지 못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는 상황에 기인할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목표설정 방법은 말하기의 목적에 해당하는 동사를 우선 선택하여 거기에 핵심 메시지를 동사의 목적어에 붙여 문장을 완성하여 말하기의 목표로 삼으라는 것이다. (p.34) 아래는 말하기의 목적과 관련된 동사들이다.
To explain 설명하기 위해
To tell 단순히 말하기 위해
To show 무언가를 보여 주기 위해
To demonstrate 실례를 들어 가르치기 위해
To prove 입증하기 위해
To convince 확신을 주기 위해
To inform 정보를 주기 위해
To persuade 설득하기 위해
To entertain 즐겁게 하기 위해
To inspire 영감을 주기 위해
To introduce 소개하기 위해
To present 무언가를 제시하기 위해
To accept 받아들이기 위해
To pay tribute 찬사를 보내기 위해
To make a relationship 관계를 맺기 위해
이중에서 본인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에 가장 가까운 의미를 가진 동사를 고르고, 핵심 메시지를 동사의 목적으로 붙이면 그것이 말하기의 목표가 되는 것이다. (ex. ‘OO을 제시하기 위해’, ‘OO을 설득하기 위해.’) 이렇게 뚜렷한 목표를 정하고 나면 준비도 훨씬 수월 할 것이고 핵심 목표에 따라 실제 말하기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 당신을 만났다면, 당신을 만나기 전보다 더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Mother Teresa
말하기의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상대방으로 하여금 즐거움을 유도할 수 있다면 그 목적이 어떠한 것이든 유익한 말하기가 될 것이다. 상대방을 유쾌하게 만듦으로써 화자 또한 유쾌해 질 수 있으니 말이다. 위 인용구는 책의 중간에(p.167) ‘미소, 행복을 부르는 주문’이라는 주제를 다룰 때 인용된 것인데 본 책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인용구였으며 스피치의 모든 기술적인 요소들을 상회하는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든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평소 미소를 자주 지어보려 노력하다 보면 실제로 즐거운 기분이 든다. 즐거운 기분은 전염성이 강해 주변 사람들에게도 즐거운 기분이 들게 하며, 저절로 미소 지을 수 있게 만드는 선 순환을 가져다 준다고 믿는다.
‘골프 실력에 관한 우스운 명언’
‘골프 고수는 본 대로 간다. 중수는 친 대로 간다. 그럼 하수는? 걱정한 대로 간다.’라는 골프 명언이 있다. (p.36) 초급에서 시작해서 중급 그리고 상급을 거쳐가는 모든 골퍼들에게 확실하게 가슴에 와 닿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공감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닫힌 문을 열도록 만드는 강력한 힘이 있다. TED나 각종 유명매체에서 강연하는 명사들을 보면 청중의 공감을 얻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감을 얻어내는 방법에는 경청, 공유할 지식 그리고 적극적인 피드백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그 중 제일은 경청이 아닌가 싶다. 적극적인 경청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상대방의 얘기에 귀 기울이며 진정한 소통을 열수 있는 가장 확실한 열쇠이기 때문이다. 잘 말하고 싶다면 먼저 잘 듣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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