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이라고 하면 으레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진다. 수많은 학문들 중에 경제학은 우리 실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 이지만 각종 전문용어와 어지러운 통계, 숫자들이 역시 일반인들의 진입장벽을 높게 만드는 것 같다. 하지만 “결국 돈으로 움직이는 세상에서 승리하는 사람은 경제학을 제대로 써먹는 사람이다”라는 표제어처럼 원리를 깨우치고 개개인의 잘못된 혹은 고정된 사고의 프레임을 살짝 옮겨만 놓아도 많은 깨달음을 얻어 좀더 효율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경제상식 47라는 주제로 47가지 경제이슈를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설명하는 내용으로 구성된 ‘경제학자의 생각 법’은 어려운 경제용어나 통계 수치 대신에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경제적 이슈들에 대해 일반인의 관점이 아닌 경제학자의 관점으로 지극히 효율적인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방법들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주식에 투자할 때 이미 돈을 잃었음에도 손실이 아까워 소위 ‘물타기’를 한다던가, 기업이 투자한 프로젝트가 성공가능성이 없어졌을 때도 손실이 발생한 투자비용이 아까워 중단하지 않고 비용을 집행하는 것은 매몰비용의 오류로써 이미 일어난 손실에 대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확실하게 발생할 장래의 손해까지 몰고 가는 오류를 범하는 것을 매몰비용의 오류라고 하는데, 막상 손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는 냉정하게 판단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매몰비용에 대한 확실한 인식이 없고 서는 쉽게 알아차릴 수 없는 꼭 필요한 경제학적 지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외에 불법주차와 유료주차장을 이용할 때 손익분기점에 따라 어떤 선택이 경제적으로 최선의 선택일 것인가 하는 문제와 정보 비대칭의 이유로 왜 돈을 벌고 싶으면 평판을 관리해야 하는지 까지 1장에서는 일상에서 경제학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쉽게 잘 풀이해 주었다.

 

2장과 3장은 각각 경쟁 경제라는 타이틀로 경제학자가 아니면 생각할 수 없었던 관점을 다루어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되었으며 4장에서 다룬 ‘오류: 우리가 경제학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들’은 단편적으로 생각했던 경제적 이슈들의 민낯을 알 수 있게 되어 무척 유익했다. 마지막 5장의 경제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읽는 법은 경제와 정치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으며 인문학적 관점이 아니라 경제학적 관점에서의 정치를 어떻게 바라보고 인식해야 하는지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경제를 뜻하는 영어 economy의 어원은 살림살이를 뜻하는 그리스어 oikonomia라고 한다. 어원으로 보면 경제학은 결국 살림살이를 잘 꾸려갈 방법을 찾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유한한 자원으로 인해 무엇인가를 선택하고 무엇인가를 포기해야 하는 우리들에게 가장 좋은 선택을 해줄 수 있게 도와주는 학문임이 틀림없다. 로또를 살지 말지, 주차금지 구역에 주차를 할지 말지 그리고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려야 할 지 말아야 할지 까지 일상의 여러 가지 경제적 선택의 갈림길에 서 효용을 따져보고 합리적인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경제학의 도움을 받아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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