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라는 남자

My Life/Book 2015. 6. 22. 16:35





나와 세상을 이어주는 끈이 단 하나밖에 없다면?

 

그리고 그 끈이 끊어져 버렸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전형적인 외골수 캐릭터인 오베는 확고한 원칙주의자 이며 본인의 신념과 틀린 사람들을 모두 인정하지 않고 외압에 타협하지 않는 강하면서 거친 인물이다. 순탄하지 않은 유년시절을 거치며 산전수전을 겪게 되지만 순수함을 잃지 않고 살아온 덕분인지 본인만을 사랑해주는 아름다운 배우자를 만나 행복한 결혼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행복한 시절도 찰나일 뿐, 아내가 임신한 상태로 떠난 스페인 여행에서 음주운전을 한 버스기사 탓에 교통 사고를 당하게 된다. 사고로 아이를 잃고 아내마저 하반신 불구가 되어 또 한번 크나큰 좌절을 맛보게 되는데, 그래도 아내가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불운의 인생을 인고하며 40여년을 살아오게 된다. 이후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더 이상 미련을 둘 필요 없는 세상에 작별을 고하기 위해 나름 철저하게 준비하여 실행에 옮겨 보지만 새로 이사온 이웃집 사람들과 본의 아니게 얽히게 되어 번번히 실패하게 된다.

 

이야기는 오베가 세상과 결별하기로 마음먹고 실행에 옮기려 할 때 즈음에, 옆집에 새로운 이웃이 이사를 오게 되면서 생기는 수많은 해프닝 위주로 구성된다. 독특한 구성원에 식구도 많은 이 새로운 이웃은 모든 것에 서투르며 본의 아니게 끊임없이 오베의 계획을 망쳐놓게 된다. 그를 모르는 입장에서는 오베가 성질 고약한 욕쟁이 할아버지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을 진데, 이상하게도 새로운 이웃들은 편견 없이 그를 대하고 또 그와 그들의 생활에 조금씩 서로를 밀어 넣고 종국에는 오베에게 지금까지의 그와는 다른 그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게 된다.

 

아주 특별할 것 없는, 어쩌면 식상할 수 도 있는 스토리이지만 오베의 이야기가 유쾌하고 가슴 따뜻한 이야기 일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스토리텔러가 구성한 짜임새 있는 이야기 구조와 전개 그리고 등장 인물들의 신랄한 대화 등이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고집불통 캐릭터인 주인공 오베는 더 이상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적어진 지금의 세대와 또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려는 수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뒤돌아 볼 수 있는 거울 같은 존재로 인식할 수도 있으며, 더 이상 살갑게 어울릴 수 없는 우리 이웃들과의 관계 또한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그냥 가볍게 웃어넘길 수 만은 없는 이야기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삼쾌(유쾌, 상쾌, 통쾌)한 이야기를 피곤함 없이 읽어볼 분들에게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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