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시대를 움직인 한마디

시마자키 스스무 저/전형배 역
창해(새우와 고래)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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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50가지 명언들이 책에 실려 있는데, 친절한 역자의 설명으로는 지루하지 않도록 각 명언당 1장의 내용으로 구성하여 명언 별로 아무 페이지부터 읽어 볼 수 있도록 배려 했다.

실로 오랜만에 역사관련 책을 읽은 것 같다시대를 움직인 한마디 일본인이 지은 책으로유명한 명언을 토대로 그 명언이 나온 시기의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며 기원 전부터 21세기까지의 역사를 다룬 책이다.

 

 150가지 명언들이 책에 실려 있는데친절한 역자의 설명으로는 지루하지 않도록 각 명언당 1장의 내용으로 구성하여 명언 별로 아무 페이지부터 읽어 볼 수 있도록 배려 했다고 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명언들과 생소한 명언들이 공존하고 있는데실제로 이 명언들은 꼭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들의 입에서 나온 것이 아닐 수도 있으며그 주변인으로부터 나온 말이 마치 유명인사의 입에서 나온 것처럼 되어 현재까지 알려져 있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여느 역사책이든 그 내용은 연대와 인물 사건 중심으로 흘러가게 되어 있는데 세계 각국의 여러 인사들의 이름들과 연대들을 기억하고 연결시키는 것이 역사책을 읽어나가는데 가장 힘든 부분이 아닌가 싶다.

 

책에 소개되어 있는 150가지 명언 중 한 명언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면초가”


중국 진 나라가 멸망한 BC206년 이후 천하통일의 주역은 옛 초라나 장군의 후예인 항우와 일개 농민 출신인 유방이었다유방이 살육과 약탈을 금지하는 등 관용적인 태도를 보인 데 비해 항우는 진왕(자영)을 죽이고 끝없는 파괴를 일삼았다이로 말미암아 관중의 인심은 항우에게서 멀어지고 대신 유방에게로 향했다유방은 한중왕에 봉해졌지만 항우가 제와 조의 반란에 대처하느라 애가 단 상황을 틈타 군사를 북진시켜 순식간에 관중을 평정했다나아가 그 이상의 야심은 없다고 변명하며 항우를 방심하게 만들고 군사를 동쪽으로 이동시켰다그리고 현재의 허난 성을 무대로 항우와 격투를 벌였다두 영웅 모두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유방이 다각도로 계략을 구사해 반간계를 써서 항우 군(초군)의 군사인 범증을 쫓아내는 묘수를 부렸고한 지역의 왕으로 봉해줌으로써 한신과 팽월을 자기편으로 끌어 들이는데도 성공했다그 결과 대세는 판가름 났다항우는 해하에 방어벽을 구축했지만군사가 적은 데다 양식도 거의 떨어져 갔다유방의 군사(한군)는 항우의 군사를 몇 겹으로 포위했다그리고는 밤중에 한의 군사들을 시켜 사방에서 초나라의 노래를 불러대게 했다이를 들은 항우는 “한이 마침내 우리 초나라 땅을 다 차지한 것인가초나라 사람이 어찌 이리 많단 말인가라며 놀랐다 한다이것이 사면초가四面楚歌란 말의 유래이다본래는 고립무원의 상태를 의미하는 말이었는데현재는 주위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비난 받아 고립된 상태를 뜻한다.





[도서]빌리지 이펙트

수전 핀커 저/우진하 역
21세기북스 | 2015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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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은 곧 지옥이다”라고 한 장 폴 사르트르의 말과는 반대로 우리는 타인과 진정한 대면관계를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다

 

첨단기술의 도래로 전통적인 관계의 틀이 face to face에서 online으로 대거 이동했다이제 우리는 온라인에 접속하여 더 많은 사람들과 더 자주 만날 수 있고 온라인 인맥 또한 우리가 원하는 만큼 늘릴 수 있다.바야흐로 온라인을 통해 세계는 하나가 되었으며 언제든 원하면 SNS Instant messenger를 통해 누구와든 이야기 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지식도 온라인 상에서 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하지만 온라인의 편리함에 취해 우리가 간과한 것은 없을까편리함의 이면에 숨어있는 불편한 진실은 무엇일까캐나다 출신의 발달심리학자 수전 핀커는 우리가 놓치고 있던 인간관계의 본질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우리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하는 것들우리를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들 그리고 더 똑똑하게 만들어 주는 것들이 무엇인지 추적했다그 결과로 얼굴을 마주하는 대면관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게 되었으며이 책 빌리지 이펙트를 통해 여러 사례와 연구들을 총 망라해 대면접촉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했다.

 

 

끈끈한 유대 = 평균수명 연장?

 

전세계에서 가장 장수 인구가 많은 이탈리아 사르데냐 섬의 장수 마을에는 100세 이상의 장수 인구가 다른 지역보다 10배 이상 많다고 한다또한 80 90세 이상의 노인들이 정정하게 일하고 있다고 하니 도대체 이 마을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이 마을은 지리적으로 외침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는 위치에 있으며 척박한 자연 환경으로 마을 공동체들이 서로 똘똘 뭉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되었다각 주민들은 이웃들의 가정사나 친지들의 이름까지 모두 외울 정도로 친밀하고 고령의 노인을 섬기는 것을 진심으로 자랑스러워 하고 행복하게 느낀다이 마을사람들은 주말마다 모여 함께 빵을 굽는 풍습도 있는데 이러한 집단의 끈끈한 유대관계가 첨단과학이나 의술이 닿지 않는 오지의 섬주민들이 서로를 진심으로 위하는 대면관계를 통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장수하는 마을로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여성의 평균 수명이 남성보다 긴 이유

 

우리는 여성의 평균 수명이 남성보다 길다고 알고 있는데평균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6~8년 더 오래 산다고 한다이러한 평균수명 차이에 대한 생물학적 증거가 없기 때문에 딱히 그 원인을 설명할 수 없지만 우리는 대면효과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여성은 남성보다 소규모의 그룹을 더 선호하고 그들과 끈끈한 유대를 맺는다이 유대는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유대로여성이 미혼이든 기혼이든 아니면 남편과 사별을 한 후든 항상 유지된다는 공통적인 특성이 있다반면에 남성은 결혼을 하고 나면 이런 소규모 그룹의 유대를 맺기 보다는 아내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때문에 남성이 사별하고 혼자 남게 되면 더 이상 관계를 맺을 끈끈한 유대를 찾지 못하고 단명하게 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물론 모든 여성이나 남성에게 적용되는 경우는 아니지만 대체로 그렇다는 이야기다반대로 사회적으로 유대가 좋은 남성의 경우 일반적인 여성의 경우와 같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중요한 것은 이런 유대가 얼굴을 마주하는 대면의 유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앞서 예시를 든 사르데냐 섬의 장수 마을의 경우 남성과 여성의 평균 수명이 같다고 한다. (저자는 이점에 호기심을 갖고 마을을 직접 찾았다고 한다). 이 마을 사람들도 기본적으로 매일 대면하고 유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 외에는 다른 지역과 차이점이 없으며 오히려 첨단과학이나 의술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주변 환경 또한 녹록하지 않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첨단기술을 도입이 교육에 미치는 효과는?

 

대면효과는 건강과 행복뿐만이 아니라 교육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우리는 첨단기술을 도입한 학교들의 사례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미국과 영국캐나다 같은 선진국에서 노트북태블릿과 같은 전자기기와 학습용 어플리케이션을 도입해 읽기쓰기수학 등의 학업 성취도를 높이고자 했지만 오히려 그 능력이 퇴보하였다고 한다첨단 기기의 사용은 그것이 아무리 훌륭한 기술로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그것을 활용하여 제대로 교육시킬 수 있는 교육자의 역량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전통적인 관계 즉 교사와 학생이라는 관계를 대신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첨단기술을 이용한 최신 교육용 컨텐츠들은 제작사들이 그 효과를 과장하여 광고하는 것과는 반대로 실제로 아무런 교육효과가 없다고 한다아이들은 현란한 화면과 사운드에 현혹되어 집중하는 듯 하지만 그것은 결국 놀이를 즐기는 효과 이상을 기대하기 힘들며그 어느 컨텐츠도 우리 아이들에게 읽는 법 쓰는 법계산하는 법을 부모나 선생님 보다 더 잘 가르칠 수 없다는 것이다.


왜 접속이 아니라 접촉이 중요할까?

 

서두에 언급했듯이 온라인의 연결은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파괴하고 좀더 쉽게 다중의 사람들과 연결해 주었다하지만 온라인의 연결 망이 진정한 관계를 만들어 주는지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Facebook을 통해 자신의 특별한 일상을 공유하고 서로 좋아요를 외치며 관계를 돈독히 쌓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텍스트는 문자 그 이상의 의미도 아니며 어떤 감정도 전달 될 수 없다또한 상대방이 포스팅한 특별한 이벤트가 일상으로 비춰지고 본인의 일상과 대조될 때 우리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 쉽다반대로 우리가 상대방과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하면서 생기는 신체적 반응들특히나 옥시토신의 분배는 그 어떠한 화학 성분보다 몸을 이롭게 만든다하지만 온라인 인맥을 통해서는 어떠한 신체적 반응도 이끌어 낼 수 없으니 왜 접속이 아니라 접촉이 중요한지 분명히 알 수 있다이외에도 책에서 소개하는 접촉대면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증거들은 아래와 같이 많이 있다.


l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는 사회적 접촉이 활발한 사람들은 치매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아주 낮다.

l  친구들과 정기적으로 끈끈한 만남을 이어가는 사람들은 혼자 지내는 사람들보다 평균수명이 15년 이상 더 길다.

l  서로를 가볍게 끌어안고 토닥여주는 것만으로도 생리적 스트레스성 반응을 줄여준다그렇게 되면 신체의 면역력도 함께 증가한다.

l  인생의 출발점에서 맞이하게 되는 사회적 접촉은 결국 나중에 있을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된다.

l  유방암을 앓고 있는 여성들을 연구한 결과많은 친구를 만나는 여성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암 완치율이 네 배가 높다고 한다.

 

타인은 곧 지옥이다라고 한 장 폴 사르트르의 말과는 반대로 우리는 타인과 진정한 대면관계를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서로에게 win-win 하는 삶을 위해 나도 소원했던 관계회복을 위해 절실히 노력해야겠다.



 

[도서]엄마,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서지원 저/김찬 그림
시공사 | 2015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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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의 태교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말이 트기 시작하고 말을 이해하기 시작한 아이들을 가진 부모를 위해서도 아주 좋은 책




태교를 위한 동화에 컬리링을 묶어 만든 엄마이야기를 들려주세요는 아기에게 사랑의 마음을 전하는 태교동화로 임산부와 갓 태어난 아기 그리고 말이 트기 시작한 아이에게 까지 두루 읽어주기 좋은 책이다.



 


동화작가와 삽화가가 공동으로 작업했지만 꼭 한 사람이 작업한 것 같은 느낌으로 동화와 삽화가 아주 잘 어울리는 책이다동화는 총 20편이 수록되어 있으며 각 동화의 주제는 사랑과 배려정성노력 경청감사와 행복용기 등 참다운 삶을 위한 키워드 들로한 번 읽어보는 것 만으로 어른들에게도 참다운 삶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각 동화의 마지막에는 아이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편지 형식으로 있어 부모로써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줄 조언을 잘 정리해 주어 그냥 읽는 것 만으로도 뿌듯한 느낌이 든다아이에게 전하는 편지 바로 다음에는 각 동화의 테마와 어울리는 삽화가 컬러링으로 제공되어 차분하게 색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며 나중에 태어날 아기가 조금 자란 후에 다시 함께 책을 읽고 같이 색칠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곧 태어날 아이에게 들려줄 이야기 그리고 태어난 후에 또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로 알차게 구성된 엄마,이야기를 들려주세요는 임산부의 태교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말이 트기 시작하고 말을 이해하기 시작한 아이들을 가진 부모를 위해서도 아주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도서]언어로 세운 집

이어령 저
arte(아르테) | 2015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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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선생님 덕에 새롭게 태어난 이 32편의 시가 시를 잘 모르는 많은 독자들에게 커다란 영감을 심어 주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arte 출판사에서 출간한 이어령 선생의 언어로 세운 집은 구태의연한 수식이 필요 없는 한국 문학계의 거장이신 이어령 선생님께서 한국시 32편을 기호학(사람들이 사용하는 기호를 지배하는 법칙과 기호 사이의 관계를 규명하고, 기호를 통해 의미를 생산하고 해석하며 공유하는 행위와 그 정신적인 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풀어내신 시 해설 집이다. 19년전에 조선일보를 통해 이미 연재했던 내용이라지만 신문의 제한된 지면으로 다 하지 못했던 말들을 보완, 보충한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 시 한편을 집으로 보고 시를 구성하는 언어들을 집의 부속품 즉 집 짓는 재료들로 빗대어, 한편의 시가 어떠한 구조로 이루어지고 또 그 내부에 숨어있는 다양한 의미들을 아주 자세히 밝혀내어 독자들이 시를 즐기고 이해하는데 너무나도 큰 도움을 주신 것 같다.




 

제일 처음 설명에 들어간 재료는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 이다.

 

엄마야 누나야

김소월

 

엄마야 누나야 강변(江邊)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江邊) 살자

 

후렴구를 제외하면 불과 14단어 밖에 되지 않는 이 시에 엄마와 누나와 대변되는 아빠오 오빠의 젠더 공간, 부재의 공간, 생명 공간 그리고 병렬법으로 구축된 공간 등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많은 공간들이 숨어 있으며 화자와 등장인물의 도치와 완벽하게 대치되는 전,후방성 단어들 등 단순한 텍스트 안에 이렇게나 많은 구조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지 알지 못했던 내용들을 이번 기회에 자세히 알게 되었다.


 

이어령 선생님의 책은 굉장히 딱딱할 것 같고 지루할 것 같지만 쉽고 자세한 그리고 최대한 친절한 설명으로 전혀 어렵지 않게 느껴지며, 이 책 언어로 세운 집도 그 제목의 매력만큼이나 한번 읽기 시작하면 서로 다른 32편의 시에 대한 설명을 한 호흡으로 읽어 내려갈 수 있다.엄마야 누나야로 시작한 집들이는 춘설’, 모란이 피기까지는, 승무등을 거쳐 로 마무리 된다. 이어령 선생님 덕에 새롭게 태어난 이 32편의 시가 시를 잘 모르는 많은 독자들에게 커다란 영감을 심어 주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마지막에는 덧붙이기를 통해 원본시와 작가소개, 그리고 주석을 달아 놓아, 부족했던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게 배려해주어 추억의 한국시 32편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돕게 해주었다. 시는 언어로 세운 집이며 또한 읽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가 사는 것이라는 점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으며, 한국문학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이어령 선생님의 또 다른 책들도 계속해서 출간되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도서]남은 생의 첫날

비르지니 그리말디 저/이안 역
열림원 | 2015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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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되지 않고 어수선하지 않은, 그렇다고 너무 담대하지 않은 이야기로 나와 우리의 삶의 긍정적인 측면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소설

“Today is the first day of the rest of my life!”


다시 오지 않을 오늘, 지금을 생각한다면 매 순간순간이 참으로 소중하고 애틋할 것이다. 하지만 일상의 매너리즘에 빠져 대게는 그 소중함을 잊고 살게 마련이다. 아니 어쩌면 우리를 힘들게 하는 매 순간들 때문에 소중함은 느끼기는커녕 본질적인 질문을 잊고 살아갈 수도 있다. 나는 누구이며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는 잠시 멈춰서 외압들이 닿지 않는 곳에서 천천히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고민이 들 때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게 되는 것이 여행일 것이다. 남은 생의 첫날은 회한의 삶을 탈피해보고자 하는 욕구와 그 수단으로써의 여행 그리고 따뜻한 인간애를 복합적으로 묶어낸 선물세트 같은 소설이다.

 

 

소설에는 총 3명의 여주인공이 등장한다. 결혼식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누구보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다가 남편의 사업이 어려워짐과 동시에 부부관계에 위기가 찾아온 60대의 안느, 평생을 함께할 것이라는 결혼서약을 홀로 굳게 믿으며 남편의 외도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자 했던 40대의 마리, 그리고 뚱뚱한 외모의 콤플렉스로 괴로운 시절을 보냈지만 성형미인으로 다시 태어난 20대의 카밀이 각 세대를 상징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각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고독 속의 세계 일주라는 다소 황당한 여행길에 오르게 되고 그 여행의 시작부터 친밀감을 형성하게 된다. 고독을 위해 출발했던 여행은 아이러니 하게도 전혀 고독하지 않은, 새로운 끈끈한 인연을 만들어 내고 서로 강하게 의지하고 위로해 주는 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새로운 관계의 긍정적인 발전은 결국 각 개개인의 긍정적인 발전에까지 영향을 미쳐 모든 사람들, 지난 날들을 잊고 새로운 출발선에 선 모든 이들의 행복을 만들어내게 되는 것이 이 소설을 관통하는 내용이다.

 

 

한편의 로드무비 같은 이 소설은 한 호흡으로 끝까지 읽을 수 있도록 리드미컬하게 구성되어 있어 아무런 피로도 느끼지 못하게 읽어나갈 수 있는 작품이다. 2015년 프랑스 여성들의 선호도1위라는 명성을 얻게 된 데는 각 세대를 대표하는 주인공들의 역할이 컸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상황과 생각 그리고 그들의 말이 독자로 하여금 공감능력을 끌어올리게 하는데 더할 나위 없이 알맞은 역할을 한다. 과장되지 않고 어수선하지 않은, 그렇다고 너무 담대하지 않은 이야기로 나와 우리의 삶의 긍정적인 측면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소설이라 하겠다.



[도서]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김수영 저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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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스스로에게 다시금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질문을 던져 본다.

누구에게나 꿈은 있고,

그래서 사람들은 꽃보다 아름답구나.

반짝반짝 빛나는 꿈들을 모아

고민만 하는 이들에게 빛을 비춰주고 싶다.”

 

SBS 스페셜을 통해 1 365일간 세계 곳곳에서 살아가는 365명의 꿈을 인터뷰하는 일명 꿈의 파노라마” 프로젝트를 진행한 김수영 작가를 아시는 분들이 이미 많을 듯 하다. 가출과 자퇴 등의 순탄치 않은 청소년기를 보낸 그녀는 마음을 다잡아 고등 검정고시를 패스하고 골든벨을 울렸으며명문대에 입학골드만삭스에 취업 하는 등 그 당시 전혀 가능해 보이지 않는 일들을 해냈으나몸에 암세포가 발견된 이후 잠시 절망의 늪에 빠져 있다가 다시금 꿈을 쫓아 일어서서 꿈을 이루고 싶어하는 모든 이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는 목표를 세워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

 

이 책은 꿈의 파노라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만난 사람들의 여러가지 꿈 이야기와 더불어 그들의 삶과 김수영의 삶을 살짝 엿볼 수 있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한 개인이 이런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제로 수행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것인데, 이 김수영 이라는 사람은 꿈에 대한 욕심도 많다.

 

그녀의 꿈 목록은 무려 87가지나 되고작고 소박한 것에서부터 크고 원대한 것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많은 사람들의 꿈 이야기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가고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등의 이야기들은 현실에 이끌려 살며 각자 모두가 한 두 가지씩 가지고 있는 꿈들을 저기 뒤편 한구석에 내려놓고 돌아볼 겨를도 없이 살아가는 이들에게 충분히 영감을 주며 자신의 꿈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것 같다.

 

나 역시 욕심도 많고 이루고 싶은 것도 많고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지만, 그것들이 진정 간절했는지그 꿈들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열정을 쏟았는지 다시금 뒤돌아 보게 된다.

 

나 스스로에게 다시금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질문을 던져 본다.

 

마지막으로 책의 에필로그에 나오는 인상적인 말을 인용해 본다.

꿈은 혼자 꾸면 그저 꿈이지만함께 꾸면 현실이 된다

 


[도서]나는 왜 그에게 휘둘리는가

크리스텔 프티콜랭 저/이세진 역
부키 | 2015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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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똥개 훈련 시키는 직장 상사, 언제나 제 맘대로 하는 나쁜 남녀 등이 있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혹시 주위에 당신을 힘들게 하는 사함이 있나요?”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의 저자 크리스텔 프티콜랭의 두 번째 이야기인 나는 왜 그에게 휘둘리는가는 완연한 악의를 가지고 상대방의 심리를 조종하는 심리조종자의 내면을 파헤치고 심리조종자의 정신적 지배를 받는 선한 사람들이 미처 깨닫지 못했던 심리조종 상태를 각성하게 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심리 조종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일어나는 최면 같은 일로 내 인생 꼬이게 만드는 주범인 동시에 그/그녀가 어떻게 피해자의 인생을 꼬이게 하는지 당사자에게는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게 행동하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무어라 형용할 수 없지만 대면하기 불편하거나 어렴풋하게 이상한 느낌이 드는 상대방이 있다면 심리조종자인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겠다.



 

책은 크게 3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첫 번째 장에서는 심리조종에 휘둘리는 당사자에게 초점을 맞춰 심리조종의 영향력, 정신적 지배를 통한 심리조종 그리고 심리조종의 함정에 대해 다룬다. 심리조종의 피해자는 미숙하거나 단순히 착한 심성 때문만이 아닌 가해자의 치밀한 전략으로 정신적 지배 상태에 놓일 수 있음을 인지하게 하는 것이 첫 번째 장의 목표라 할 수 있겠다. 두 번째 장은 가해자의 내면을 파헤쳐 보는 단계로 심리조종자는 어떤 사람이고 왜 우리에게 그런 행동을 하는지 그리고 그에게 걸려드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에 대해 다룬다. 첫 번째 장과 더불어 적과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 세 번째 장에서는 심리조종자에게서 벗어나 나만의 행복을 찾는 방법을 기술하여 정신적 지배에서 벗어나는 방법과 의심, 두려움, 죄의식의 고리를 끊는 방법 그리고 두 번 다시 심리 조종에 말려들지 않는 방법을 알려준다.

 

 

누구도 당신을 제 맘대로 하게 두지 마라!

 

심리조종자들은 분명 우리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고 스트레스와 수치심, 두려움 최의식, 무력감 좌절감등으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한다. 이러한 심리조종자에게 당하는 본인의 심리와 상대방의 심리 그리고 그 상태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고 명료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오히려 극복할 수 없었던 존재였던 심리조종자의 거대한 면면이 측은한 면면으로 바뀌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심리조종자 들의 영향이 항상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은 분명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이지만 우리 자신을 알게 해주는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해 주는 역할도 한다. 그들은 본능적이고 즉각적으로 우리의 약점, 의심, 두려움, 콤플렉스를 드러내게 하고 아울러 개선할 기회를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심리조종자의 지배를 벗어난다는 가정하에 그들은 장기적으로 우리를 성장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이러한 긍정적인 사고 방식도 지피지기 후에 백전백승 할 때의 이야기지만 어쨌든 상대방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 중 책은 가장 큰 도움을 주는 매개체인 것 같다.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다면 꼭 한 번 읽어보았으면 한다.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마음에 부담을 주는 친구

버럭버럭 폭력적인 배우자

똥개 훈련 시키는 직장 상사

언제나 제 맘대로 하는 나쁜 남녀

자기밖에 모르는 부모, 형제




[도서]부모라면 유대인처럼

고재학 저
예담friend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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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人敎育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읽어 보시길

유대계 인사들은 실제로 전세계 정계, 재계, 문화예술계 등 전반에 걸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이 책은 유대인들의 IQ가 타민족에 비해 뛰어나지도 특출 나지도 않지만 무엇이 그들을 슈퍼인재로 만드는지 그 이유를 각 가정의 자녀교육에서 찾는다.

 

유대인들의 탈무드식 자녀 교육법

 

“질문하라”

아이에게 정답을 요구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내린 결론을 주의 깊게 들으며 다른 질문을 제시하여 아이가 생각하고 사고를 정리 함으로써 아이 스스로 논리적이고 탐구적이게 하는 것이 유대인 교육의 최대 핵심이다.

 

“모범을 보여라

대부분의 학부모는 자녀에게 공부하라고 지시하며 본인들은 TV만 보기 일쑤다.
자녀가 부모의 지시 또는 강압 없이 스스로 공부하게 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장 TV를 끄고 책을 펴.
스스로 공부해서 똑똑해 지면 자녀 또한 똑똑해 진다.

 

“정직하라”

윤리적으로 가장 중요한 정직함을 가르치기 위해 아이와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또 약속의 중함을 알려주기 위해 함부로 약속하지 않고 일단 약속을 했으면 반드시 지키게 한다. 실재 유대인들의 사업의 힘은 정직함에서 비롯된다.

 

“칭찬하고 격려하라

칭찬을 아끼지 마라. 칭찬과 격려를 통해 아이가 높은 성취감을 가질 수 있게 하고, 실패하였을 때 용기를 잃지 않도록 진심을 다해 격려해야 한다. 성공하였을 때 보다 실패하였을 때에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이 외에도 수많은 탈무드의 가르침을 인용한 내용들과 사례를 위주로 한 구절 한 구절이 모두 마음에 와 닫는 말이며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이 모든 것은 결국 부모가 얼마나 실천하고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다.

全人敎育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읽어 보시길 추천하는 바이다.

[도서]일본, 만화로 제국을 그리다

한상일,한정선 공저
일조각 | 2006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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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녀가 공동으로 지은 이 책은, 책의 가장 마지막 맺음말을 통해서 알게 되었지만, 각 장을 나누어 작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이 쓴 듯한 매끄러운 전개가 인상적이다.

"만화"라고 하면 의례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드라마나 영화 같은 대중 매체 중의 하나로서 일정한 스토리가 있고 짧던 길던 간에 그 분량에 있어서 연속적인 것이라 생각하게 되는데, “일본, 만화로 제국을 그리다라는 책 제목을 처음 접하게 되었을 때의 기대와는 다르게 우리가 일간 신문 등지에서 접하게 되는 정치, 경제, 국제, 사회에 대한 풍자, 시사에 관한 내용이 그 주를 이루는 것이 이 책이다. 하지만 한 컷의 시사만화(, 일간지의 삽화)가 얼마만큼의 큰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지를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일본과 한국의 근대 역사의 내용이 그 주를 이루는 이 책은, 청일전쟁 이전부터 조선병탄까지의 역사를 주로 다루고 있으며 그 시기에 일본이 어떻게 만화 저널리즘을 발달 시켰으며, 만화 저널리즘을 통해 일본 국민들에게 제국주의의 정당성 및 민족 우월주의 등을 쉽게 전파시킬 수 있었는지 수많은 만화(시사만화, 삽화)등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지은이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주변 동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일찍 개국했던 일본이 당시 제국주의의 세계 정세에 편승해 제국건설을 위해 꼭 필요한조선병탄을 위해 만화저널리즘을 이용해 끊임없이 자국민의 의식을 잠식시키고, 이후 국민의 자발적인 동의, 아니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냈는지를 보면 그 힘은 실로 대단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작가는 1800년 후반부터 등장한 일본의 풍자만화 잡지에 기고되었던 시사 만화들을제국건설 동참 초대장이라 표현하였는데 초대장이라는 표현이 아주 적절하게 느껴질 정도로 책에 실린 삽화들은 그 전반에 걸친 내용들이 분명 한가지 (일본 제국의 건설을 위한) 목표를 두고 그려 졌음을 알 수 있다. 무척이나 흥미로웠던 점은, 일본의 서구 열강들을 바라보는 태도와 주변 동아시아 국가들을 바라보는 태도이다. 유치하게 까지 느껴지는 그들의 태도는 책에 게재된 모든 삽화(만화)들을 통해 분명히 알 수 있는데, 이는 서구 열강들은 우수한 민족이라는 맹목적인 시선으로 일본인 자신들을 표현할 때에는 얼굴 형태며 그들의 행위, 심지어 의상까지도 모두 서구화 하고 있음을 볼 수 있고, 주변 동아시아 국가들을 표현할 때에는 미개하고 우매한, 동물들에 비유한 것을 볼 수 있다. 조선은 닭, 청은 과거 화려했던 시절만 믿고 나태해져 현재는 살집만 키우고 활동력이 떨어지는 돼지로, 러시아는 겉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위협적이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텅 비어있는 미련한 곰으로 풍자했다. 조선을 왜 닭으로 표현했는지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 다루지 않았지만 그 이유가 꽤나 궁금하다.

 

또 재미 있었던 부분은 주변 동아시아 국가들을 동물에만 비유했던 것만은 아니고 특징적인 것들을 부각시켜, 예를 들어 청나라는 변발을 두각 시켜 표현하고, 조선은 갓과 흰 한복 긴 담뱃대 등을, 러시아는 옆으로 긴 수염과 털모자 털옷 등으로 일관성 있게 표현한 점이 재미 있었다. 크게 보면 청일전쟁, 러일전쟁, 그리고 조선 병탄의 역사가 이 책을 이루고 있는 주된 역사적 사실이다.

 

청일전쟁을 통해 일본은 분명 제국건설의 첫 단추를 확실하게 끼웠다고 생각했지만 서양 열강들의 제재 속에서 그 실효를 확실하게 거두지 못했으며 그 계기로 열강들과의 외교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닫고, 10여년을 급하지 않게 치밀하게 준비한 끝에 러일전쟁을 일으켜 대승하여 확실하게 동아시아의 패권을 장악하여 조선병탄의 기틀을 다지게 되었다. 청일전쟁의 주된 시사만화는 돼지로 표현된 청나라 군사들의 무력함을 위주로 자국민에게 무력한 청나라 군사를 막강한 일본 군사들이 연일 격파하고 있음을 전달하여 일본 자국민으로 하여금 자긍심을 고취시키는데 그 역할을 톡톡히 하였음을 알 수 있다.

 

러일전쟁의 경우는 청일전쟁 때와는 다르게 전쟁초기의 시사만화들은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듯한 양상을 보이다가, 전쟁이 진척되고 일본이 연승을 거두기 시작하자, 청일전쟁 때와 마찬가지로 러시아 군인들의 허상을 피력하는데 그 중심을 두고 표현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때 처음 일본이 미국의 신문들을 연구하여 연속 만화를 한 시사만화 잡지에 기제한 것인데, 4컷으로 구성된 이 만화는 처음 거대한 러시아 군인과 조그마한 일본 원숭이의 싸움이 점차 원숭이는 일본인이 숭배하는 태양신 아마테라스로 변해가고 러시아 군인은 곰으로 변해가는 내용이다.

 

언제부터 인지 정확히 모르지만 우리가 흔히 일본인을 비하할 때 일본 원숭이라고 비하하던 것이 근대 일본 시사만화에 그들 스스로가 원숭이로 표현한 것이 참으로 재미있었다. 청일, 러일전쟁을 거쳐 드디어 일본의 숙원 이었던 조선병탄에 대한 내용이 이후 삽화의 주된 내용인데, 사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의 발발 원인 자체가 조선을 차지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볼 때 가장 주된 내용이 조선병탄에 대한 내용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1900년대 암울했던 조선 병탄의 역사를 일본인의 시각, 시사만화를 통해 재조명해 볼 수 있는 부분이었으며,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시사 만화와 그 해설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관점의 차이 이겠지만 피해국민의 입장에선 분노를 일으킬만한 표현들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저자의 객관적 어조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시선의 정치)를 충분히 일관되게 전달했다고 판단된다. 역사적 사실과 그 당시의 일본 만화 저널리즘을 통한 일본 내 정치 언론 상황에 대한 설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구성한 부분 또한 지은이가 일본이 시선의 정치를 위해 만화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이용을 하고 또 실제로 효과를 거두게 된 것을 피력하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그 초점을 청일전쟁부터 조선병탄까지에 국한한 것이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으며, 일본이 패전을 하고 난 뒤에도 어떻게 시선의 정치를 행하였는지 조금의 내용이 보충 되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작가는 일관성 있게 객관적인 어조로 이야기와 삽화에 대한 설명을 이끌어 나갔지만 책의 마지막 에필로그 부분에서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에필로그에 있는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과거 제국주의 망령들이 벌이는 춤판을 통해 새로운 국가 진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은 현대 일본의 불행이다.” 라고 일본이 과거의 시사만화가 만들어낸 이웃나라 (조선, , 러시아 등)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다시 불러내면서 당당하지 못한 자신들의 역사를 왜곡하여 정당화 하고 그 역사에 얽힌 주변 국가들을 또다시 왜곡하면서 국민들의 동참을 다시 한번 끌어내기 위해시선의 정치즉 만화를 이용하고 있다는 부분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개인 적으로는 학창시절 배우고 잊고 있었던 조선의 우울했던 과거사를 돌이켜 볼 수 있었으며, 자국민 관점의 역사가 아닌 타국의 관점에서의 역사조명은 상당히 흥미로웠고, 또한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였던 대중매체, 특히 시사만화가 사회를 구성하는 개개인의 단순한 정보 전달을 초월하여 그 의식까지 잠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계기가 되었다. 부녀가 공동으로 지은 이 책은, 책의 가장 마지막 맺음말을 통해서 알게 되었지만, 각 장을 나누어 작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이 쓴 듯한 매끄러운 전개가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