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내가 로켓이라면?

후쿠베 아키히로 글/카와시마 나나에 그림/엄혜숙 역
현암주니어 | 201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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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부모들도 아이와 함께 탈 것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아이들의 상상력은 어른들을 깜짝 놀라게 하거나, 어른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 우리를 자주 당혹스럽게 한다. 호기심 천국에 사는 아이들에겐 모든 새로운 것들이 신기할 뿐이고 자신을 둘러싼 모든 세상이 호기심과 관찰의 대상일 것이다. 우리도 돌이켜 보면 우리의 아이들 만할 때 그랬듯이 호기심이 무한대의 상상으로 발전하여 몽상을 자주 꾸곤 했을 것이다.



최근 우리 아이와 함께 읽은, 아이들이라면 쉽게 빠져들 만한 몽상인 <내가 로켓 이라면?>을 소개해 본다.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내가 로켓이 된다면 어떻게될까를 상상하는 천진 난만한 아이의 이야기가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소개되는 책이다.


탈것에 매료된 한 아이가 오늘 하루 탈것이 되어 보기로 작정한다. :)



먼저 자신이 즐겨타는 세발 자전거가 되는 상상을 하지만...


뚱뚱한 친구가 자신을 탄다면 엄청 무거울 것이라고 깨닫는다!


이 번엔 다른 탈것이 되어보기로 하는데,
엉뚱하게도 쓰레기차가 되어볼까 한다 ^^;
하지만....


쓰레기 차는 턱이 빠질때까지 쓰레기를 실어 날라야 하는 현실을 깨닫는다.
그러곤 또 다시 자연스럽게 다른 탈 것을 또 꿈꿔본다.
케이블카가 되어보기도 하고...


잠수함은 숨쉬기 힘들것 같고, 기관차는 연기 때문에 힘들것 같다.
이내 아이는 매력적인 탈 것 들이 사실은 여러가지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이는 상상 속에서 로켓도 되어보고, 고속철도 되어보고, 굴삭기, 레미콘 그리고 케이블카까지 되어보지만, 정작 어느 탈것 하나 자신의 막연한 상상과는 다른 현실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탈 것은 역시 타는 쪽이 좋다'는 결론에 이른다. 너무 깜찍하고 아이다운 생각이 아닌가? ^-^

결국 자신이 탈 것이 될 수 없는 대신 아이는 자신이 상상했던 그 수 많은 탈 것들을 직접 운전할 수 있는 운전사가 되는 상상을 하기에 이른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른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포함해서 말이다.

실재로 아이가 무엇이 될 수 있는 것과는 별개로 아이는 자신의 상상 속에서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우리는 커가면서 그러한 가능성들을 하나 둘씩 제가하면서 자라왔다. 우리가 되고 싶어하는 것 한가지에 그렇게 되지 못하는 수십가지 이유를 달고 나서야 우리는 현실에 타협하고 그렇게 자신의 가능성을 묻어버리게 된 건 아닌지...

아이들의 생각이나 상상력을 함께 관찰하다보면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우리의 시스템 안에서 우리처럼 아이를 키울 것이 아닌, 아이들이 자신의 상상대로 한 껏 꿈꾸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역할을 자처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부모들도 아이와 함께 탈 것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

[도서]기억을 잃은 소년

창신강 저/주수련 역
책담 | 201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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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삶의 주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었던 것 같다.


타인에 의해 지배되는 삶은 어떤 삶일까? 누군가가 우리의 삶을 통째로 지배하고 있다면?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그 이전에 우리는 과연 우리의 자유의지대로 살고 있기는 한 걸까 하는 질문은 차치하더라도 누군가에 의해서 조정당하는 삶은 우리의 삶도 아닐 뿐더러 분명 유쾌하지 않은 삶이 될 것이다. 설령 그것을 모르고 살아간다 할 지라도 언젠가는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때 우리가 살아온 삶은 더 이상 우리의 것이 아닌게 될 수도 있지않을까?


첵담에서 출간한 <기억을 잃은 소년>은 기억을 계속해서 잃어가는 한 소년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은 청소년 문학이지만 오히려 성인에게 어울리는 내용과 메시지를 담고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펑이라는 이 책의 주인공 소년은 10살이다. 하지만 실제 나이는 18살로 10살에 성장이 멈춰버린 아이다. 몸도 마음도 정신도 10살에 머물러 있는 펑은 1992년부터 소설의 주요 무대인 2000년까지 매년 10살로 살아가고 있다. 펑은 동네에서 알아주는 말썽꾼으로 온갖 못된짓을 일삼고 다니는 아이다. 펑의 장난이 좀 지나친 면이 없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 나이의 아이가 저지르는 잘못 치고는 아주 질나쁜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이 드는데, 그 아이에게 내려진 형벌(?)은 너무도 가혹하다. 10살에 멈춰버린 성장. 단기기억 상실. 잘못된 부모의 애정이 펑이라는 아이를 한 사회에서 고립된 아이로 만들어 버린다. 그렇게 10살이라는 나이에 갇혀 영원히 살것만 같던 펑에게 그를 그렇게 만든 장본인 들 중 하나인 담임 선생님이 문제는 펑에게 있는 것이 아닌 자신들에게 있다는 것을 깨닭고 펑이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게끔 도와주면서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더 이상 나이를 먹지 않는 아이. 새로운 사실에 대해 얼마간의 기억도 유지시키지 못하는 아이. 10살에 성장이 멈춰버린 아이를 이상하게 보지 않는 주변 사람들 그리고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신비한 일들이 판타지적인 요소로 자리잡고 있는 이 소설은 어떻게 그런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채 초지일관 궁금증을 유발하여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추리 소설이나 스릴러가 아님에도 책을 완독하게끔 만드는 매력은 바로 이러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자신에게 씌여진 트랩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썼던 중인공 펑의 이야기와는 반대로 엉뚱하게도 우리는 어쩌면 영원한 삶과 영원한 젊음을 바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생명의 순환을 거스르기위한 노력을 했던 수많은 과거속 인물들을 돌이켜 보면 펑이 처한 상황이 그리 비극적으로만 비춰지지 않을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 상황이 내가 원해서 만들어 진 상황이 아니라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를 못마땅하게 여긴 타인들이 자신들의 판단에 의해서 내 인생을 자신들의 수중에서 쥐락펴락 한다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일 것이다. 우리에게는 타인의 삶을 조정할 권한도 평가할 권한도 없다. 하나하나의 삶 자체는 그 삶의 주체가 있으며 그 주체가 타인에게 옮겨가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일 것이다. 이 책은 삶의 주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었던 것 같다.


[도서]만약은 없다

남궁인 저
문학동네 | 2016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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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들. 인간의 고통과 실존에 대한 질문들을 이 책을 통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감정이나 감각을 무디게 만드는 일들이 있다. 특히 반복적으로 일어나거나 해치워야 하는 일들이 그런데 아무리 자극적인 일이라(이었다) 할지라도 그 일이나 상황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누구나 무뎌지게 마련이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나 어른들 혹은 친구들에게 처음 거짓말 했던때를 떠올려 보자. 기억이 잘 안날수도 있지만 처음 거짓말을 했을때의 두근 거림, 이 두근거림 안에는 자책의 두근거림과 혹여 거짓말이 들키지 않을까 하는 두근거림이 모두 섞여 있을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사람은 하루에도 의식적이든 무의식 적이든 수십번씩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 선의의 거짓말이든 악의의 거짓말이든 거짓말을 한다는 행위에는 변함이 없으며 처음 거짓말을 했을때의 두근거림은 아마 이제 없을 것이다.


거짓말을 일례로 들었지만 반복되는 상황속에서도 우리를 무뎌지지 않게 하는 일이 있을까? 자주 아픈 사람에겐 친숙한 장소이지만 건강한 사람에겐 어쩌다 한 번씩 방문할때 마다 낯선 장소. 병원. 그 병원 안에서도 평생에 한 두번 갈까 말까한 응급실. 삶과 죽음의 수많은 경계가 발생하는 그 곳에서 일하는 의사들은 분명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되게 일하고 있지만 또 한 편으로는 그런 그들의 직업이 그들을 무디게 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때가 되면 죽겠지만 그 죽음을 매일, 그것도 수십명의 죽음을 마주하는 응급실의 의사들은 어떤 기분으로 살아갈까? 여기 삶과 죽음의 경계에선 사람들을 매일 수십명씩 받아들이며 고군분투하는 한 응급실 의사의 이야기가 있다. <만약은 없다>는 글 쓰는 의사 남궁인이 자신이 선택한 직업인 의사 그리고 응급실 전문의로 살아내면서 겪었던 이야기들을 자신의 솔직한 감정과 버무려 써내려간 책이다.



크게 두 가지 이야기, 죽음의 관하여와 삶에 관하여에 대한 이야기로 나뉘어져 있는 이 책은 저자가 응급실에서 마주한 죽음들에 대한 죽음의 기록과 응급실 의사가 아닌 한 개인으로서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응급실에서 벌어지는 일들. 일반인들이 쉽게 예측하지 못한 일들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겪는 것은 새삼 충격적인 사실 이지만, 의사가 아닌 환자의 입장과 그리고 생명이 경각에 다른 환자가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의사의 입장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어 죽음보다 삶을 최우선에 두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금 환기하게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생명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들. 인간의 고통과 실존에 대한 질문들을 이 책을 통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삶에 만약은 없다. 생명이 끝나는 순간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선택과 그것을 감내하는 의지만 있을뿐...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도서]EBS 지식탐험 링크

〈EBS 융합형 지식탐험 링크〉제작팀 저
예담 | 2016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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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아는 것 보다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이 책을 읽는다면 책에서 제시한 프레임 보다 훨씬 더 많은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날마다 수많은 정보를 얻고 살아가고 있다. 그것이 의식적이든 무의식 적이든 말이다. 넘쳐나는 정보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으며 양질의 정보, 기억해야 할 정보를 선별해야 하는 작업 마저도 녹록치 않다. 이런 와중에도 자기계발은 꾸준히 이루어져야 하고 나날이 발전하는 현대 문명과 기술의 속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정보를 탐독해야 함은 물론이다. 과거 식량이 부족하고 각종 질병에 쉽게 목숨을 부지하기 힘들었던 시기에 비하면 분명 살기 좋아진 것은 사실이나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정보를 습득해야하고 발전의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 고군분투 해야하는 현대인들이 과거에 비해 잘 살고있다고 생각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그 만큼 스트레스도 많고 부담도 많기 때문일 것이다.

어쨌든 우리가 피해갈 수 없는 수많은 정보와 지식들은 분명 어떤 형태로든지 사용되어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활용되어야 하는가 하는 물음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을 
<EBS 지식탐험 링크>에서 찾을 수 있었다. 태초이래 새로운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처럼 우리가 새롭게 발견하고 발명하는 것은 이미 있던것들의 연결을 통한 창조이다.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것들을 연결시킴으로써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이다. 지식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머리속에 있는 수많은 파편화된 지식들은 각각의 사용처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활용도가 지극히 낮아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지식들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기 시작하면 전혀 새로운 형태를 띄게 되면서 각 지식간의 연결고리가 형성이 된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일을 링크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파편화되어 있는 지식을 링크함으로써 우리를 특정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프레임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 주는 것이 링크의 핵심이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각기 다른 분야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어떤일이 생길까? 음식이라는 주제를 세계사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음식은 원시사회에서 평등의 상징이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사유재산과 부의 불균등으로 인한 불평등의 상징이로 바뀐것을 알아낼 수 있다. 음식을 사회문화의 관점에서 보면 GMO로 인해 멸사해 가는 재래종을 지키려는 노력과 자유무역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농민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사회 현상들을 조명해 볼 수 있다. 음식은 인간의 당연한 권리인데 이 권리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사회적 문제를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하나의 주제를 여러 관점으로 바라보면 그 주제가 연결될 수 있는 지식들이 무궁무진함을 알 수 있으며 우리는 이러한 지식간의 링크를 통해 폭넓은 사고와 새로운 관점으로 지식을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음식, 책, 영웅, 속도, 기억, 전쟁, 인구, 화폐, 기후, 여행, 한글, 패션 그리고 스포츠 등 13개의 주제를 다루면서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등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과목들의 지식들과 연결시켰다. 이러한 지식간의 연결을 통해 어떤 결론을 내리지는 않지만 독자로 하여금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많이 아는 것 보다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이 책을 읽는다면 책에서 제시한 프레임 보다 훨씬 더 많은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도서]수상한 그녀의 밥상 2

두순 글,그림
예담 | 2016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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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실용적인 요리 레시피 들로 가득한 쿡툰


요리와 음식에 관한 관심이 사그러들 줄 모른다. TV에선 스타셰프들이 출연해 앞다투어 화려한 요리들을 만들고, 방송인들이 여기저기 맛집을 찾아 나서는 등 그야말로 대한민국 전체가 먹을 것에 관심이 쏠려 있는 듯 하다.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고 먹을 것 없이는 삶을 영위해 가기 힘든 우리이기에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끔 어떨 때는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살기위해 먹는 것인지 먹기 위해 사는 것인지 아직도 헷갈리는데 먹방 쿡방에 대한 관심들이 우리를 더욱 현혹시키는 것 같다.


신기한 요리도 좋지만 우리는 대게 수수하게 음식을 먹게 마련이며 이러한 수수함 속에 약간의 기교만 있으면 수수한 밥상을 더욱 알차고 의미있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수상한 그녀의 밥상>은 바로 우리의 수수한 밥상을 위한 레시피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일반 요리책 형식이 아닌 웹툰의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등장인물들과 스토리가 있는 요리만화, 쿡툰 이라고 할 수 있다. (제목만 봐서는 수상한게 그녀인제 밥상인지 잘 모를 수도 있겠다)


요리가 유일한 취미이자 집밥요리를 아주 잘 하는 구주임은 주민자치센터 공무원이다. 어렸을적 겪었던 본인의 비겁한 행동으로 인해 대인관계에 트라우마가 생긴 그녀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형성하고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유일한 위안을 주는 것이 강아지와 요리. 요리를 통해서 점차 주민자치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몇 몇 동료들과 가까워 지게 되고 그녀에게 맛있는 요리를 접대받은 동료들이 자연스럽게 그녀의 트라우마를 치유해 주게 된다는 것이 주된 줄거리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짝사랑, 시도때도 없이 등장하는 요리와 그 요리의 품평등 줄거리를 가지고 있는 웹툰 임에도 요리가 주된 테마인 이 책은 흔히 접할 수 있는 식재료를 가지고 간단하게 뚝딱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아주 실용적인 요리 레시피 들로 가득하다. 책을 보다가 출출하면 방금 보았던 챕터에 등장했던 요리를 대게는 바로 해먹을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요리들이다.


쿡툰의 아기자기한 스토리들과 등장인물들이 손수 해 먹는 요리들은 실제 작가가 만든 요리의 사진과 레시피를 포함하여 웹툰의 각 회차별 마지막에 ‘구주임의 TIP’으로 등장한다. 간단한 재료와 간단한 조리법으로 순식간에 뚝딱 만들 수 있는 요리들로 구성되었기에 레시피란 의미 보다는 TIP이란 의미를 더 강조한 것 같은 느낌이다. 간단하다고 우습게 보면 큰코다칠 아주 훌륭한 집밥들도 많으니 집밥을 좀 더 맛있게 그리고 새롭게 만들어 먹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도서]사랑하고 있어, 사만다

사만다 베랑 저/엄연수 역
북로그컴퍼니 | 201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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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받아보고 싶은 사랑.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빠져보고 싶은 사랑. 여기에 우리가 목말라 하는 진짜 사랑이 있다.

영화보다 더 아름답고, 소설보다 더 로맨틱한 러브스토리가 여기 있다. <사랑하고 있어, 사만다>는 소설의 형식을 빌렸지만 한 미국인 여자와 프랑스인 남자의 로맨틱한 만남의 실화로 구성되어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이자 주인공인 사만다는 열 아홉살에 친구와 함께 예술과 낭만의 도시 파리로 여행을 떠났다. 우연한 만남에 대한 막연한 기대로 떠났던 파리는 그녀의 바램보다 더 강렬한 사랑을 이끌었고 그 이끔으로 만난 사람이 프랑스인 장뤽. 둘은 한 눈에 반해 사랑에 빠져 버렸고 하룻밤에 불과한 시간이지만 그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을것 같은 깊은 사랑을 나눴다. 하지만 일정대로 움직여야 했던 사만다와 장뤽이 기차역에서 아쉬워 하며 서로 헤어진 후에는 20년간 두 사람이 다시 만나는 일은 없었다. 장뤽은 초콜릿 보다 달콤하고 세상 그 어떤 향기보다 강한 향기를 내품은 아름다운 러브레터를 7통이나 사만다에게 보냈지만 자신앞에 벌어질 일들을 미리 두려워 하던 사만다는 그 모든 편지에 한통의 답장도 보내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각자의 생활을 하게된 두 사람. 사만다는 그 사이 결혼도 하고 아트디렉터로서의 삶을 잘 영위해 오고 있는듯 보였지만 그녀의 생활은 실로 만신창이나 다름이 없었다. 직장에서 정리해고되고 남편과는 수년동안 각방을 쓰고 있는 상황에 카드빛까지 몰려 헤어나올 수 없는 깊은 늪에 빠진것 같았던 그녀의 삶. 하지만 20년 전에 파리에서 나눴던 뜨거운 사랑의 기억을 되살리며 지금의 한심한 자신의 모습과 그 때의 모습을 견주어 보며 장뤽에게 사과할 용기를 냈다. 장뤽이라는 이름 두글자와 로켓과학자라는 단 두 가지 단서만 가지고 이메일을 알아낸 사만다. 그 메일의 주인이 자신이 만났던 장뤽이라는 어떠한 확신도 없이 보냈던 메일에 진짜 장뤽에 답변을 보내면서 둘은 다시 연결되게 된다.


인연은 정말 있는 것일까? 미신을 믿지 않는 나 조차도 인연이라는 것은 있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그 인연인라는 것이 나에게 어울리는 사람 혹은 내가 어울리는 상대방을 끌어주는 것 같은 느낌이라 정의 한다면 말이다. 책 속의 주인공 사만다는 남들은 쉽게 경험해 보지 못할 불꽃같은 사랑의 인연을 찾아 놓고도 그 기회를 놓치고 만다. 물론 그 배경에는 아버지에게 버림 받았던 어린날의 상처가 트라우마로 자리잡고 있었던 탓도 있었다. 그렇게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는 용기대신 버림받지 않으려는, 무난한 삶만을 지향했던 그녀에게 나이 마흔을 앞두고 남은 것은 바닥에 처박힌 자존감과 빛더미 들이었다. 그렇게 실패하는 줄로만 알았던 그녀의 인생에 다시 장뤽이 나타나고 그녀와 그 자신의 인생을 정상계도 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만들게 된 것이다.


이 책이 가장 큰 매력은 실화라는 점일 것이다. 소설이라면 그럭저럭 고개를 주억거렸을 내용들이 실화라는 전제 하에 연신 감탄사를 내뿜게 만드는 매력. 유쾌하고, 상쾌하고, 통쾌하고, 애잔하고, 슬프고… 우리 인생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을 이 한 편의 로맨스에 현실보다 더 현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받아보고 싶은 사랑.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빠져보고 싶은 사랑. 여기에 우리가 목말라 하는 진짜 사랑이 있다.



[도서]나는 왜 싫다는 말을 못 할까

김호 저
위즈덤하우스 | 201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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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속이고 있지는 않은지, 고착된 관념으로 상황에 대한 다른 접근방법은 고민해보지 않고 있는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 볼 수 있게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자신있게 ‘No!’라고 외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타인으로 부터 받는 부탁이나 요청들에 대해 분명 마음 한구석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관계가 틀어지는 것을 염려해 자신을 희생하면서 까지 ‘Yes’라고 외치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 역시도 쉽게 싫다고 표현하지 못하는 성격인데, 일반적인 부탁은 물론이거니와 급기야 점심식사 메뉴를 고를 때도 그다지 먹고싶지 않은 메뉴라도 상대방을 배려한다는 명목아래 묵묵히 따라 나서기 일수다. 지금까지는 이렇게 주관적으로 상대방을 대하지 못했던 것이 큰 문제가 될 것 없다고 생각했으며 또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도 그럴것이 나 하나 희생해서 트러블이 생기지 않는다면 굳이 내 의견을 피력해서 마찰을 빚을 필요가 무어 있겠는가?


하지만 이번에 <나는 왜 싫다는 말을 못 할까>를 읽고 지금껏 옳다고 생각했던 내 행동과 생각들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거절을 하면 상대방이 상처를 받거나 이로인해 관계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지례 짐작하기 일수인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 오히려 우리가 불편해 하는 부탁을 마음 한켠에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받아들이게 되면 우리 스스로는 착한사람이라는 착각을 할 수 있지만 남에게는 호구로 비춰질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거절하지 못해 발생할 수 있는 극단적인 상황은 나 자신뿐 아니라 가족이나 주변 사람에게 까지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상대방의 무리한 부탁 중 투자 제안이나 보증 같은경우 우리는 그 부탁을 들어줌으로써 스스로를 선한 사람이라 속일수는 있지만 그로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는 자신뿐 아니라 가족과 주변인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분명히 거절이 필요한 상황에 거절을 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를 거짓말 쟁이로, 호구로 그리고 상대방과의 장기적인 관계에 있어서도 결코 좋을 수 없다.


책을 통해 또 한 가지 알게 된 사실은 거절과 부탁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대개는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이 부탁도 잘 못한다. 부탁의 경우도 거절 당할것이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또한 부탁을 하지 못함으로써 잃게되는 기회들을 생각해 보면 우리의 생각을 바꾸어 볼 필요가 충분히 있는 것 같다. 우리의 삶은 거절이 디폴트이고 그 수많은 거절(시도) 속에서 한 두가지 승낙을 얻어낼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시도조차 해보지 않는다면 가능성조차 없는 일일테니 말이다.


이 책은 수많은 실례와 연구자료를 통해 거절과 부탁의 매커니즘을 설명하고 우리의 편견과 생각의 오류들을 바로 잡아주고자 논리적이고 실증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가 거절이나 부탁을 잘 하고 있는가와는 별개로 우리 생활방식의 패러다임을 바꿀만한 중요한 내용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된다.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속이고 있지는 않은지, 고착된 관념으로 상황에 대한 다른 접근방법은 고민해보지 않고 있는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 볼 수 있게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eBook]백수광부의 침묵

유경숙 저
에스프리 | 201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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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광부의 침묵은 긴 여정인 우리의 삶에 마지막 여정에 관한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백수광부’란 머리가 하얗게 샌 미친사람이란 뜻이다.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는 가장 오래된 서정시로 <공무도하가>가 있는데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서정시일 것이다. ‘임이여 물을 건너지 마오’로 시작하는 이 서정시는 백수광부의 아내가 부른 노래로 알려져 있다. 내용인 즉슨 남편이 물을 건너다가 물에 빠져 죽자 이를 본 아낙네가 구슬프게 노래하는 내용이다. 이 작품의 배경설화에 따르면 남편이 죽고 난 후 아내도 따라 죽었다고 전해지는데 결국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다시 만남의 윤회적인 사상이 깃들어져 있는 시가 아닌가 싶다.


<백수광부의 침묵>은 전자책 전문 출판사인 에스프리의 ‘소설 한잔 시리즈’로 나온 중편 소설이다. 2001년 농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중·단편과 미니픽션 작품들을 써오던 유경숙의 신작으로 종이책 없이 전자책으로만 출간되었다는 점이 독특하다면 독특하다. 총 3개 부분으로 나뉘는 소설은 2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이야기와 두 번째 이야기에 미세한 연결고리가 있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두 이야기가 한 작품이라고 확신이 서질 않는 부분이 있는 독특한 소설이다.


첫 번째 작품인 입산통제구역사람들에는 가족보증을 잘못선 남편이 집을 탕진해 버리자 신뢰를 잃은 부인이 집을 나갔다가 근 20여년 만에 남편에게 돌아온 여자와 그의 남편의 이야기이다. 과거의 상처는 그 흔적을 남기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물게 마련이다. 물론 너무 깊게 패인 상처는 아물어도 흉터가 남아 평생을 따라 다니겠지만 대부분의 시간의 연고로 잘 아물것이다. 비록 떠나버린 아내가 원망스럽더라도 자신의 자리에서 아내와의 약속을 기억하고 묵묵히 세월을 견뎌낸 남편과, 남편이 싫어 떠났지만 지구 몇바퀴를 돌고 다시 재회를 꿈꾸며 찾아온 아내의 이야기는 공무도하가의 만남 헤어짐 그리고 다시 영원한 만남이라는 주제와 맞닿아 있는 것 같다. 인연이라는 것이 참 얄궃기도 하고 참 끈질기기도 한 것 같다.


두 번째 작품은 친구의 안타까운 죽음을 통해 자신의 과오와 미숙했던 인생을 되돌아 보고 다시 자신의 역할을 되찾아가는 한 남자와 그 친구의 여동생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 여동생은 죽은 친구가 남기고 간 유일한 혈족으로 주인공 남자가 과거에 저질렀던 과오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인물이다. 먼 길을 돌아왔지만 결국 주인공은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친구의 동생을 거두어 또 다른 인생, 어쩌면 당연히 거기에 있어야 했던 인생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돌아오게 된다.


<백수광부의 침묵>은 긴 여정인 우리의 삶에 마지막 여정에 관한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멀리 돌아왔지만 결국 자신의 자리로 돌아온 사람들. 그리고 그 곳에서 변함없이 우리를 기다렸던 사람들 그 사람들의 살냄새를 맡으며 자신을 찾아낼 수 있는 우리의 모습이 소설 곳곳에서 그려진다.



[도서]거인의 어깨를 빌려라

배연국 저
지상사 | 201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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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에 관한 자기계발서를 여러권 읽다보면 중복되는 일화나 내용들이 많이 있지만 여러번 반복해서 보더라도 지나침이 없는 내용들 이기에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성공이란 무엇일까? 성공의 기준엔 사회 통념적인 기준이 있을 것이고 각 개개인의 기준이 있을 수 있겠다. 대게는 사회 통념적인 기준을 따를텐데 이를테면, 부와 명예 같은 것이 성공의 기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어떠한 기준에 따라 성공과 실패를 가른다는 것은 흑백논리 같이 위험한 생각일 수도 있다는 생각각이 든다. 한 번 뿐인 인생이고 자신의 인생인데 자의적 기준이 아닌 타의적 기준에 따라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가른다는 것은 소중한 개개인의 인생을 자칫 가볍게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통념에 따른 성공에 목말라 하고 그 기준에 미치지 못했을 때 괴로워 한다. 이는 성공하면 행복할 것이라는 성공=행복 공식을 맹신하기 때문은 아닐까?


성공=행복이라는 공식이 꼭 맞아 떨어지진 않더라도 우리는 성공을 통해 행복으로 가는 길을 찾을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성공으로 가는 길을 찾아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찾는 길이니 만큼 성공했던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을 연구했던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가이드 들이 많이 있다. 현대는 자기계발이라는 이름 아래 성공을 향한 많은 방법들이 공유되고 있는데, 이 책 <거인의 어깨를 빌려라>도 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성공하여 세상에 이름을 널리 알린 많은 위인들의 일화를 바탕으로 우리를 성공의 고지로 안내해 줄 방법들을 주로 제시해 주는 책이다.

“성공을 원한다면 그곳으로 인도해 줄 나침반 같은 사람을 먼저 만나야 합니다.”


선대의 인물들과 그들의 일화를 차용하여 그들이 걸었던 길을 유심히 살펴본다면 우리 스스로 길을 개척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요한 메시지 인 것 같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우리의 미래이지만 성공한 인생을 살았던 거인(위인)들의 어깨에 올라서서 멀리 내다볼 줄 아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 책에는 생생하게 꿈을 꾸고 편협한 생각을 버리고 다채로운 사고를 하며 열정의 불꽃을 피우는 것, 인내하고 다른 그 무엇보다 사람을 우선시 하며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 그리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 등 우리가 성공을 위해 힘 써야할 모든 항목들이 각각의 거인들의 에피소드들과 엮여있다. 부하의 이름을 일일이 외워 무한한 신뢰를 얻어 백전백승의 군대를 만들었던 알렉산더 대왕, 이사나갈 집에 쌀독과 연탄을 채워놓고 나간 육영수 여사, 방청객에게 자동차를 한 대씩 선물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오프라 윈프리등, 범인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거인들의 행동들이 세상에 널리 알려진 사례들을 통해 분명 우리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다. 물론 우리가 그들과 똑같이 행동할 필요는 없다. 그들이 지녔던 핵심 가치들을 파악하고 내 인생의 지향점에 접목되는 부분들 혹은 내 장점을 더욱 부각시켜 줄 수 있는 부분들과 융화시키면 될 것이다.


성공에 관한 자기계발서를 여러권 읽다보면 중복되는 일화나 내용들이 많이 있지만 여러번 반복해서 보더라도 지나침이 없는 내용들 이기에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도서]공원을 헤엄치는 붉은 물고기

곤살로 모우레 저/알리시아 바렐라 그림/이순영 역
북극곰 | 201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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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들여다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이 그림책은 분명 고단한 삶에 지쳐있거나 우울한 날들을 보내고 있는 어른들에게 많은 상상력과 용기 그리고 위로를 줄 것이라 생각된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 어른들을 위한 동시,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등 요즘은 아이들을 위한 감성을 어른을 타깃으로 만든 출판물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몸은 성숙 했지만 마음은 아직 여물지 않은, 그것이 사회의 탓인지 본인의 탓인지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모든 어른들을 위한 책 이기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듯 하다.


<공원을 헤엄치는 붉은 물고기>는 어른을 위한 동화책 이면서 그림책 이기도 하다. 파스텔 톤의 과장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그림체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편안한 마음을 주는 책이다. 곤살로 모우레 작가가 글을 쓰고 알리시아 바렐라가 그림을 그린 이 책은 다소 독특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책을 펼치면 어떠한 설명도 없이 총 12장의 그림이 각 페이지에 연속적으로 등장한다. 장소는 동일하지만 페이지에 등장하는 인물 및 동물들은 꽤 많이 있으며 페이지별로 시간의 경과를 표현해 주는 듯 각자의 위치와 행동이 달라져 있다.


첫 페이지의 그림을 보면 한가로운 오후 어느 공원에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다. 길을 걸어가는 행인들, 공원안에서 공을 차고 놀고있는 아이들, 거리의 악사, 자신의 머리에만 떨어지고 있는 비를 피해 우산을 받쳐들고 있는 여자등 우리 주변에 있는 공원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하고 한가로운 분위기이다. 물론 우측 최상단에 나타난 공원을 헤엄치는 붉은 물고기를 제외하면 말이다.



몇 장을 넘겨보면 새로 나타난 행인과 지나간 행인등 갈길을 재촉하는 행인들의 모습과 공원 안의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맹인 안내견이 고양이를 쫓는 모습과 카메라를 들고 공원 안 여기저기를 촬영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 등 한가로우 면서도 역동적인 모습의 공원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을 몇 장 더 넘기다 보면 공원에 등장하는 사람들과 동물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한 인물을 콕 찝어 첫 그림부터 마지막 그림까지 따라가 보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유추해 볼 수있다.  



공을 차고놀고 있는 아이들의 그룹에 끼고 싶어하는 한 어린이의 이야기와 공원안 나무에 기대어 무언가 열심히 쓰고 있는 노랑 머리 남자의 이야기 그리고 홀로 우산과 장화를 신은 여자의 이야기가 있는 듯 하다. 그림을 한눈에 크게 볼 때는 알 수 없었던 세세한 이야기들을 이렇게 한 지점을 유심히 보면 각각의 이야기가 숨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음악가로 보이는 이 남자는 자신을 위해 플롯을 연주하는 것일까 아니면 새들을 위해 연주하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연주하는 음악가에게 새들이 모여든 것일까? 새들 바로 아래에는 도망가는 고양이와 강아지가 나오는데, 이들에게는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나름의 상상력으로 그림속의 주인공들을 따라가보고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다 보면 어느새 그림의 끝에 몇 그림 속 주인공들의 에피소드들을 담은 진짜 이야기가 펼쳐진다. 첫 번째 이야기 <떨어진 꽃>엔 앞서 살펴봤던 그림에서 미쳐 보지 못했던 서로 좋아하는 소년 소녀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차분히 그들의 이야기를 읽고 다시 살펴본 그림에선 앞서 보았던 감상과 다른 또 다른 느낌의 그림이 눈 앞에 펼쳐진다. 떨어진 꽃과 더불어 총 7개의 이야기가 그림의 주인공들을 설명해 주고 있으며 각 이야기들을 차분히 읽고 난 다음 다시 살펴보는 그림은 각가의 이야기 만큼이나 색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그냥 지나쳤던 행인들도 그들의 사연을 접하고 나서 다시 살펴본 그림 속에서 새롭게 다시 주인공으로 태어난 듯 하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감성적인 이야기 들이지만 공원을 헤엄치는 붉은 물고기 만큼이나 비현실적인 이야기도 등장한다. 공원 한구석에서 글을 쓰던 작가가 공중부양하는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다소 독특한 구성과 편안함을 주는 그림과 글로 이루어진 이 책은 아직 못 다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는듯 하다. 그림에는 등장 하지만 이야기 속에는 등장하지 않는 사람들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우리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게 해준다. 어쩌면 이 공원 한 가운데에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데려다 놓고 우리의 이야기를 심을 수도 있겠다.


가만히 들여다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이 그림책은 분명 고단한 삶에 지쳐있거나 우울한 날들을 보내고 있는 어른들에게 많은 상상력과 용기 그리고 위로를 줄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슬로우 리딩과 힐링이란 두 단어가 잘 어울리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