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마지막 선비 최익현

이승하 저
나남 | 2016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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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를 통해서는 결코 배울 수 없는,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기 위한 다양한 시각들을 확보하기에 마지막 선비 최익현은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인 것 같다.


최익현 이란 이름을 알고 있거나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하지만 그가 남긴 말은 너무도 유명해서 누구나 한 번 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내 목을 자를지언정 상투를 자를 수는 없다!”


최익현은 일제 침략에 끝까지 맞서 싸운 최후의 의병장으로서 조선의 마지막 선비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 선비 최익현>은 아마도 국내 최초로 그의 삶의 괘적을 면밀히 파헤친 위인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밝혔듯 최익현이라는 인물이 우리들에게 생소하기도 하거니와 어떤 위인전에도 실리지 않은 인물이라 이 책이 출간되기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한다. 최익현이 위인의 반열에 오르지 못한 데는 보수적 성향으로 인한 근대화에 방해가 된 인물이라는 점이 부각되어 그렇다는데 사실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살펴보면 꼭 부정적인 것만 볼 것이 아니라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덮어놓고 보수적인 것이 아닌, 우리의 사상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조선왕조를 지키고자 했던 눈물겨운 투쟁이 그 뒤에 있었던 것이다. 그의 삶의 괘적을 따라가다보면 다른 인물들에 비해 극적인 요소가 없는 것이 사실이나 70평생을 자신의 양심에 한 점 부끄럼 없도록 살았다는 점과 백성의 편에서, 그리고 조국의 편에서 한결같이 행동했다는 점에서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 책에는 최익현 평전이기도 하지만 암울했던 조선말기의 역사를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해 주는 책이기도 하다. 임오군란, 병인양요, 신미양요, 단발령 등 최익현이 살았던 조선 말기의 상황을 세세하게 설명해 주고 어느 한 쪽의 생각에 치우침이 없도록 객관적으로 서술하고자 한 작가의 노력이 느껴졌다. 위정척사파의 대표로 인식되는 최익현에 대한 평전이니 당연하다고 여겨질 수도 있지만 읽는이로 하여금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인 시각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하나의 사건이나 현상을 여러 측면에서 바라보게 하는 것은 작가의 중요한 덕목이라 할 수 있겠다.


자신의 신념을 지켜내기 위한 수많은 상소들, 어찌보면 답답할 정도로 우직했던 그의 성품으로 인해 많은 유배살이를 해야 했으며, 의병활동의 실패로 마지막 유배지인 대마도에서 조차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일본땅에선 아무것지 먹지 않겠다던 최익현. 결국 아사한 그지만 그의 선비정신은 결코 죽지않았다고 믿는다.


교과서를 통해서는 결코 배울 수 없는,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기 위한 다양한 시각들을 확보하기에 <마지막 선비 최익현>은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인 것 같다. 괜한 아집이나 고집이 아닌 자신의 신념과 절개를 지키는 것이 선비정신이라는 것. 그 선비정신을 가장 마지막까지 지켜낸 사람이 최익현 이었다는 것. 되도록 많은 청소년들과 국민들의 기억속에서 위정척사파 최익현이 아닌 선비 최익현으로도 생각할수 있는 여지를 열어준 책으로 생각된다.


[도서]머리검은토끼와 그 밖의 이야기들

최민우 저
자음과모음 | 2016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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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특별한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일상적인 그런 이야기들. 일상의 틈에서 발견한 놓치기 쉬운 감성들을 최민우의 머리검은토끼와 그 밖의 이야기들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틈”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긍정적인 이미지와 부정적인 이미지 둘 다 떠오른다. 가령 “틈새시장”이라고 하면 새로운 기회와 연결되어 긍정적인 이미지가 부각되는 것 같고, “틈만나면”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올바르지 못한 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부각되는 것 같다. 이렇게 놓고 보면 “틈”은 긍정과 부정의 이미지를 모두 가진 단어이고 바꿔 말하면 이도저도 아닌 단어가 된다. <머리검은토끼와 그 밖의 이야기들>은 그 “틈”에 관한 이야기들로 일상의 틈 그 틈사이에 껴 있는 흔한 이웃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흔한 이웃들이지만 그 이웃들이 일상의 틈새에 겪는 이야기들은 우리 삶과 너무 동떨어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내용들이라고 할까?


<머리검은토끼와 그 밖의 이야기들>의 저자 최민우는 “대체 불가능한 신인의 탄생!”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반:]” 이라는 단편으로 계간 자음과 모음 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본 책에는 작가의 총 8개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머리검은 토끼도 그 단편들 중 하나의 제목이고, 상을 받았던 [반:] 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처음 책을 접했을때는 판타지요소가 가미된 동화를 상상했었지만 실제 우리가 사는 환경을 기본으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아슬하게 오가는 이야기들고 구성되어 있다.


“여기 실린 이야기들은 상상의 산물이며,

현실과 조금이라도 겹친다면 순전한 우연의 일치다.

전혀 겹치지 않는다면 그 또한 놀라운 우연의 일치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첫 번째 이야기 [레오파드]에서는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한 틈을 찾는 사람들이 1인 돈가스집의 열리지 않는 나무문으로 사라지는 내용을, 두 번째 이야기 [반:]에서는 집 나간 어머니를 우연히 취직하게 된 비윤리적인 회사를 통해 만나게 된 사연을 다룬다. 단편들 중 책의 제목과 동일한 머리검은 토끼에서는 의붓딸의 혼전임신 (심지어 고등학생)으로 골머리를 썩는 퇴역 가수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속고 속이는 세상속에서 머리검은 토끼 같은 사람들과 새하얀 토끼같은 사람들의 틈바구니 어딘가에서 자신의 존재를 되돌아 보게 된다.


최민우의 소설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은 우리가 삶에서 느끼는 허전함 처럼 어딘가 한 두 군데씩 삶의 빈자리를 끌어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우리와 닮았기에 가볍게 시작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아리송한 전개로 흘러가다 이렇다할 결론이 없이 끝이 난다. 어쩌면 결론이 없는 이야기 조차 우리 삶과 닮아 있기에 그의 소설이 주는 자극은 일상의 자극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수도 있겠다. 조금은 특별한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일상적인 그런 이야기들. 일상의 틈에서 발견한 놓치기 쉬운 감성들을 최민우의 <머리검은토끼와 그 밖의 이야기들>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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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예약판매] 포르투나의 선택 1

콜린 매컬로 저/강선재,신봉아,이은주,홍정인 공역
교유서가 | 201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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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삼국지를 읽는 듯한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로마사 이야기를 얻게 된 것 같다. 어쩌면 지금까지 나온 장편 대작들 중에 최고의 작품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로마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인 Masters of Rome 스리즈. 그 장대한 서막을 <로마의 일인자>로 열고 뒤이어 <풀잎관>으로 바로 연이어 내달릴 수 있었다. Masters of Rome 스리즈는 베스트 셀러 작가 콜린 매컬로가 30년에 세월을 로마 고대 기록부터 현대 학자들의 연구물까지 섭렵하여 한 작가가 쏟을 수 있는 최대의 에너지를 집대성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가히 콜린 매컬로의 필생의 역작이라고 할 만하다. 1부와 2부는 각각 3권씩으로 (총6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직 정식 출간된 것은 2부까지로 이번 6월 22에 출간될 제3부 <포르투나의 선택>의 가제본을 독자원정단에 선정되어 운좋게도 먼저 접해볼 수 있었다. 가제본으로 접해본 책은 3부의 1권이며 이제 막 카이사르의 존재가 부각되기 시작하는 부분에서 끝이난다.


포르투나의 선택 1은 로마사 중 기원전 83년 4월부터 81년 5월까지로 비교적 짧은 기간의 역사를 다룬다. 가이우스 마리우스의 절대권력 끝에 새롭게 로마의 일인자가 된 술라의 이야기로 시작되어 포르투나의 선택을 받게될 카이사르가 (율리우스 시저) 그 중심이 될 이야기이다. 물론 로마사에 없어서 안 될 그 유명한 3두정치의 중심이 되는 인물들인 폼페이우스, 크라수스의 이야기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피부병에 시달리며 대머리가 되어 가발을 쓸수 밖에 없지만 그 정치적 군사적 노련함을 위시하여 결국 로마를 다시 점령하여 1세기만에 독재관이 된 노장 술라는 자신이 포르투나 여신의 선택을 받았다고 생각하지만 젊고 패기있고 용맹한 카이사르또한 술라에 지지않고 자신이 포르투나 여신의 선택을 받았다고 주장하는데 과연 포르투나는 누구를 선택했을까? 3부 포르투나의 선택은 카이사르의 등장 만으로도 로마사를 좋아하고 그를 흠모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상당해 매력적인 책일 것 같다.


“돈은 수단입니다,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독재관께서는 쌓아놓고 새는 것이 돈의 목적이라고 보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제게 돈이 있건 없건 상관하지 않습니다. 돈은 돌고 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 그러면 정체하지요. 경제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제부터 제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모두 제 공직 진출을 위해 쓸 겁니다.”


“파산하기 딱 좋겠군”


“항상 어떻게든 될 겁니다”


“그걸 자네가 어찌 아나?”


“왜냐하면 저는 포르투나 여신의 선택을 받았으니까요. 운은 저를 따라다닙니다.”


“포르투나 여신의 선택을 받은 건 나지! 내게는 늘 운이 따랐어! 하지만 거기에는 치러야 할 대가가 있음을 기억하게. 포르투나는 질투심이 강하고 요구가 많은 애인이야.”


“무른 애인이란 그래야 제맛이죠!”


책의 마지막에 카이사르와 술라의 대화가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를 암시하는 재미있는 대화인 것 같다.


<포르투나의 선택>은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인물 중심의 사건전개로 독자들로 하여금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책이다. 이제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뛰어넘어 마치 삼국지를 읽는 듯한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로마사 이야기를 얻게 된 것 같다. 어쩌면 지금까지 나온 장편 대작들 중에 최고의 작품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도서]생각을 여는 그림

이명옥 저
아트북스 | 2016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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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예술가의 눈의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생겨났다는 느낌이 든다.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세대들은 예술분야 특히, 음악(고전)이나 미술을 접할 때면 딱딱하고 어려운 느낌을 우선 받게된다. 음악은 그나마 대중음악이라는 모두를 위한 장르가 따로 존재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자신의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지만 미술은 그 경계가 모호해 고전이나 현대 미술등 모든 미술이 어렵게만 느껴진다. 어쩌다 한 번씩 방문하는 미술관에 가면 (그나마도 평생 방문해 보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전문가의 설명을 통해 그림을 감상하게 되는데 익숙하지 않은 방식일 뿐더러 배경지식도 얕기 때문에 올바른 감상을 하기가 힘들다. 최근에 그림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부각시키는 여러가지 책들이 많이 나왔는데, <그림의 힘> 같은 일반 대중을 향한 책들이 특히 눈길을 끈다.



<생각을 여는 그림>은 그림 전문가 이명옥 관장이 제안하는 미술 감상법으로 작품위주가 아닌 키워드 위주로 먼저 그림들을 선별하고 그 키워드에 맞는 스토리들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내 읽는이로 하여금 집중도를 높여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명옥 관장은 많은 언론기관에 기고하는 전문 기고가이기도 하며 한 권의 책을 편집하기 위해 자신의 기고했던 글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새롭게 편집하고 재구성하여 그 자체를 새롭게 창조해 내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익숙한 그림을 낯설게 바라보고 오래된 생각을 새롭게 만드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면 될것이다.



1부 관찰이 통찰을 만든다 에서는 태양, 달, 별, 바람, 구름, 번개등의 자연의 키워드를 엮어 각 키워드를 잘 표현한 작품들을 다루고 있다. 2부 세상은 온통 무언가의 은유 에서는 고양이, 개, 소, 물고기, 원숭이 그리고 의인화를 통해 동물을 은유한 그림들을 중심으로 스토리텔링하고 잇으며, 3부 처음보는 것처럼, 낯설게 에서는 눈, 눈물, 머리카락, 심장, 변장, 위장술 등 너무나도 익숙한 우리 몸에 관해 이야기 하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마치 처음대하는 것처럼 낯선 이야기들을 꺼내 놓는다.


서양화부터 동양화, 고전부터 현대미술까지 폭 넓은 소재의 미술작품들을 다루는 이 책에서 가장 큰 수확은 그림을 바라보는 보편적인 시각의 탈피와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는 편협한 시각의 탈피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들과의 새로운 만남등이라고 할 수 있겠다. 키워드 감상법이라는 새로운 감상법도 신선하게 다가와 일상의 언어들을 품고 있는 키워드들로 그룹지어 여러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점도 상당히 매력적인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이명옥 관장이 서두에서 인용했듯


“창의성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갖는 여정이다”


라는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말이 진정성 있게 다가오는 느낌의 책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예술가의 눈의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생겨났다는 느낌이 든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도서]500만 원으로 결혼하기

불친절 글,그림
이마 | 2016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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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둔 혹은, 아직은 멀었지만 결혼 계획이 있는 연인들에게는 재미와 정보를 모두 얻어갈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백년가약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요즘은 인스턴트식 연애나 결혼이 많아졌다. 성인이 되어서 거쳐가는 수많은 중요한 결정 중 가장 크다고도 할 수 있는 결혼은 가치관의 변화와 사회풍토가 급속히 바뀌어가는 현대에 있어서도 분명 쉽지않은 결정과 과정을 동반한다. 아쉬운 것은 결혼 자체도 상업화의 대상이 되어 공식화된 룰과 편리함의 이면에 감취진 불필요한 과다지출 및 낭비가 즐비하다. 그런데 이러한 점을 예비 신랑 신부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특별한 대안이 없는 현실이 더 안타깝다. 간혹 기성결혼 문화와는 다른 결혼식이 눈에 띄는데 전통 혼례나 몇몇 지인만을 초대한 소규모 결혼식, 결혼비용을 모두 신혼여행 혹은 세계여행에 투자하는 커플들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아직 극소수에 불과하며 우리가 초대받아 참석하는 결혼식은 보통 몇 개의 예식홀을 갖추고 15분만에 후딱 식을 진행하여 사진찍고 뷔페를 먹고 헤어지는 바쁘디 바쁜 예식일 것이다.



두 만화가 부부가 결혼예산을 500만원으로 책정하고 실제 책정된 예산을 가지고 결혼해 화제가 된 책이 있으니 바로 <500만 원으로 결혼하기>이다. 결혼을 목전에 둔 예비 신랑 신부나 앞으로 결혼해야 할 (독신주의가 아니라면) 사람들이라면 결혼 준비부터 결혼 진행까지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만화가 부부답게 웹툰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재미있게 보고 읽을 수 있다. 유명 웹툰 사이트 레진코믹스에서 연재된 내용을 책을 엮은 것이니 웹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미 접해봤을 수도 있겠다.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결혼을 결심하게 되는 순간부터 시작해 두 사람의 가치관을 확인하고 그 가치관에 따라 예산을 책정하여 실행에 옮겨가는 과정들을 다룬다.



사실 두 사람의 가치관을 확인하는 과정이 결혼을 준비하면서 해야할 그리고 결혼을 결정하는데도 꼭 필요한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20년 이상을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서로 다른 생활 패턴으로 살아왔던 전혀 다른 성향의 두 생명체가 합일하는 과정이므로 아무리 눈에 콩깍지가 씌였다 하더라도 문제가 없을 수 없다. 결혼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두 당사자간의 갭을 최대한 줄이는 과정이고 이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양보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 과정도 어려운데 사실 이 과정은 기초 단계일 수도 있다. 두 사람간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자그만 산을 넘으면 양쪽 집안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더 큰 산이 남아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과정도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결혼은 두 당사자가 서로 좋아서 시작하지만 그 과정은 양쪽 집안 사람들이 개입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들을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어느정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낼 수도 있겠다.



500만원으로 결혼을 한다니 상상도 못했던 일이지만 <500만 원으로 결혼하기>책 속의 주인공 불친절과 노키드는 많은 역경을 딛고 정말 500만원이라는 저예산으로 결혼에 성공했다. 물론 주변 지인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으나 금전적인 예산을 떠나 인적예산을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은 그 만큼 그들이 살아온 삶의 괘적을 조금이나마 짐작해 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한복을 고를 때 좋은 싸고 좋은 그리고 맵시를 잘 살리는 방법과 신접살림에 필요한 그릇의 선택과 각 그릇을 사용할 때의 주의점 그리고 청청잡고르는 법 및 주의할 점 등등 정말 셀프웨딩을 하는데 필요한 온갖정보들이 디테일하게 담겨져 있으며 준비 과정에서 빛는 관계의 마찰과 극복까지 꼼꼼하게 잘 담아내었다. 결혼을 앞둔 혹은, 아직은 멀었지만 결혼 계획이 있는 연인들에게는 재미와 정보를 모두 얻어갈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도서]마음에 쓰는 고전

김원중 저
한겨레출판 | 2016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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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쓰는 고전'은 한 번 통독하고, 다시 정독하며 필사하고 또 자신이 필사한 것을 읽어 봄으로써 온전히 자신의 문장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선인들이 한 시대를 살아내면서 발견한 삶의 통찰이 시대를 초월하여 그 가치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삶을 살아낸다는 것은 쉽기도 하거니와 어렵기도 하다. 마음먹기에 따라 한없이 단순하기도 하고 또 한 없이 어렵기도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란 것인데, 우리가 우리의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하는 것이 근심걱정의 시작이라 할 수 있겠다. 어느 강연자가 본인의 강연에 물이 반만 차있는 컵을 들고 나왔다. 그 컵을 본 청중들은 강연자가 그 소품을 통해 물이 컵에 반 밖에 안남았는지 아니면 반이나 남았는지에 대해 물어보려 한다고 예상했지만 강연자의 입에선 뜻밖의 말이 흘러 나왔다.


“이 컵을 무게는 얼마일까요?”


청중들은 200ml에서 부터 400ml까지 다양한 대답을 했지만 강연자는 컵을 들고 있는 시간에 관해 설명했다. 컵을 5분간 들고 있다면 별 느낌이 없는 가벼운 무게겠지만 1시간 들고 있다면 조금 무거운 무게일 것이고 하루 종일 들고 있다면 팔에 경련이 일 정도로 무거운 무게일 것이라고 했다. 강연자는 이 것을 통해 우리가 갖고있는 근심 걱정들은 그것들을 우리가 얼마나 마음속에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그 무게가 달라진다는 것을 말하고자 했던 것이다. 우리 삶을 방해하고 우리를 힘들게 만드는 근심 걱정들은 결국 그것을 우리가 얼마나 오래 들고 있느냐에 따른 것이라는 통찰을 얻을 수 있다.


김원중 교수의 <마음에 쓰는 고전>은 삶의 지표가 되고 힘이 되어준 고전의 문장들 중 삶을 관통하는 주제를 크게 ‘心마음’, ‘賢현명’, ‘思생각’, 緣인연’, ‘成성공’, ‘福행복’으로 나누어 120개를 추려내 이 책에 담았다. 김교수는 책의 서문에서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면서 삶의 방향을 잃은 채 헤매는 이들로 넘쳐나고 있어 우리가 직면한 삶의 문제와 그 답을 찾기 위해 20여 년간 고전 관련 저작물들을 출간 해왔다고 한다. <논어>, <사기>, <손자병법>, <한비자>, <채근담>, <노자>, <격몽요결>등 지금도 여전히 많이 인용되고 있는 고전 속 문장들이 이 책을 통해 다시금 정리되어 마음으로 쓰고 손으로 기억하게 끔 필사할 수 있는 책이다.


“사람의 마음은 변하기 마련이다.

같은 행동이나 성황을 두고도 그때마다 평가 기준이 달라지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고 세상의 이치이다.

허나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에게 엄격하며,

원칙을 세워 행하고 선한 마음으로 주변 사람에게 베푼다면

이 세상살이가 뭐 그리 어렵겠는가!

마음을 살펴 오늘을 힘껏 살아내면 내일이 행복하고 삶이 풍요롭다.

p.16”


단순히 고전의 한 문장을 읽고 지나치는 것이 아닌 필사를 통해 자신의 말로 아로새길 수 있는 <마음에 쓰는 고전>은 한 번 통독하고, 다시 정독하며 필사하고 또 자신이 필사한 것을 읽어 봄으로써 온전히 자신의 문장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고전의 문장들을 내 것으로 만들어 보자!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도서]2016 시나공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중급 3, 4급

이건홍,허진,이희명 공저
길벗 | 2016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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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한 권이면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중급에 무난히 합격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팍팍 생긴다. 믿고보는 시나공 스리지로 많은 수험생들이 합격의 감동을 맛보길 기대한다!

서평단에 당첨되어 <2016 시나공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중급 3, 4급>을 살펴볼 기회를 얻게 되었다. :)


워낙 유명한 스리즈라 부가 설명이 필요 없을 듯 하지만, 바쁜 수험생의 1초를 아껴주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최신 빈출 내용의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 60가지 핵심 개념이 이 책 한권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 역시 '시나공'의 명성에 걸맞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책의 첫 장을 넘기면 마주할 수 있는 안내로, 시험에 나올 법한 내용만 간추린 책이지만 인스턴트 같지 않은 즉, 수박 겉핡기 식이 아닌 알짜배기 정보를 수록하여 엑기스를 섭취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한 집필진의 노력이 엿보이는 구절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책을 받아보곤 그 두깨와 크기에 놀랐는데, 아무리 압축하고 핵심만 간추렸다 하더라도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사까지 어우르려면 이정도 분량은 나와야지 싶다.



시나공 스리즈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출제 포인트와 핵심 용어를 중심으로 60개의 압축 개념을 큰 축으로 설명한다. 크게 보면 총 8마당과 25개의 가름 그리고 60개의 압축개념으로 이루져 있으며 한 번 읽어도 세번 학습한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서술과 요약정리 그리고 문제의 순서로 잘 배치해 놓은 것이 눈에 띄는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방법에도 안내가 되어 있지만 15일 합격보장을위해 1일 학습분량을 조절하였고, 총 15일 동안 60개의 압축개념을 적절하게 암배하여 시간표를 구성해 놓아 2주전에 시작해도 충분한 대비가 될 수 있도록 하였다. 수험생이 읽기에 가장 쉽고 빠른 책이라는 길벗 출판사의 가치관이 그대로 베어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각 압축 개념 페이지의 오른쪽 상단을 자세히 보면 개념별 난이도를 확인할 수 있어 높은 난이도의 압축개념들은 나중에 따로 인덱스해서 볼 수도 있어 편리하다.



정확한 패턴은 아닌 듯 하지만 중간중간 노트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두어 앞선 압축개념들에서 중요한 것들이나 본인만의 생각들을 함께 정리할 수 있는 메모섹션도 있다. 책의 크기가 커서 그런지 메모섹션도 큼지막 한 것이 여유로운 느낌이다.



올 컬러에 풍부한 사진과 도표 지도등이 삽입되어 있어 시각적인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집중력과 이해력을 높여주는 효과를 준다. 요소요소에 필요한 핵심어들을 잘 설명해 준 것도 친절한 수험서의 기본적인 요소를 잘 갖추고 있다고 생각된다.



압축개념을 잘 습득했다면 지나치지 말아야 할 곳! 그 곳은 바로 확인하고 가기~

키워드를 가려놓고 앞서 익혔던 압축개념을 되짚어 보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확인이 끝났으면 실전에 대비한 실전형 문제를 풀어봐야 제맛!

기출 문제를 비롯하여 예상문제까지 꼼꼼히 수록하여 실전에 임하듯이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예행연습(?) 및 습득한 지식의 점검에 꼭 필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겠다.



책을 찬찬히 살펴보고 실제로 책의 안내대로 학습을 하다보면 정말 수험생의 1초를 아껴주고자 노력한 흔적들을 이 책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지만 그렇다고 질적인 부분까지 양보할 수는 없는 수험생들에게 꼭 필요한 수험서가 아닌가 싶다. 아직 본격적으로 마음을 잡고 공부를 시작해 보지 못했지만 이 책 한 권이면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중급에 무난히 합격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팍팍 생긴다. 믿고보는 시나공 스리지로 많은 수험생들이 합격의 감동을 맛보길 기대한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도서]터키어 수강일지

우마루내 저
나무옆의자 | 2016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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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애둘러 표준화된 방식을 사용하여 서로 잘 소통하고 있다고 믿지만 과연 우리는 제대로 소통하고 있는 것일까? 답은 각자의 마음속에 있을 것이다.



말하고 싶은 것의 말할 수 없음에 대하여


책의 제목만 보면 터키어를 수강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진 책 같지만 책의 첫장을 넘겨보면서 그 누구에게도 시원하게 말 하지 못할 고민을 안고 사는 우리 주변의 흔한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의 일상에관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사회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가지 현상들은 제각각 이름을 달고 있으며 질풍노도의 시기를 달리는 사춘기 소년소녀들의 문제도 중2병이라는 이름을 달고 이 사회의 한 현상으로 당당히(?) 자리매김 하고 있다. 각각의 현상에 이름을 다는 것은 인식하기 좋으나 그 이름이 많다는 것은 복잡하고 다양한 현상들이 많고 그에 따라 인식하고 있어야 할 이름이 많다는 얘기인데, 여러가지로 씁쓸해 지는 대목이다. 각설하고, <터키어 수강일지>는 중2의 여학생이 자신의 내면에서 겪는 여러가지 갈등과 외부의 마찰을 중학생다운 심리묘사와, 어느 편에서는 성숙하다고 볼 수 있으며 어느 편에서는 미숙하다고도 볼 수 있는 우리 주변의 흔한 사춘기 소녀의 일기같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모든 것은 낚시가게 아저씨 엉덩이에서 시작됐다!


보통의 여중생들이라면 남자 아이돌이나 또래의 남중생 또는 잘생긴 영화배우 등 훤칠한 외모 또는 또래들 사이의 인지도가 높은 이성을 좋아하게 마련인데, 이 소설의 주인공은 이성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독특하다. 제법 긴 등교하교길을 오가며 중간에 있는 낚시가게에서 청소를 하고 있던 중년 아저씨의 삐져나온 허름한 팬티를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으니 분명 또래의 취향과는 완전히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기는 하다. 이것 뿐 아니라 이태원에서 케밥을 파는 동성의 터키인에게 빠져 매일같이 그 곳에 들려 케밥을 사먹을 정도니 주인공 소녀의 독특한 취향은 비단 중년의 아저씨에게서만 찾아볼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주인공은 이러한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스러워 하지만 이내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자기 자신보다 현재 그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신을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인다. 그녀는 그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내보이고 싶은 갈망이 있지만 그렇게 행동했을 때 자신이 속한 무리에서 내쳐질 것을 두려워 하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심한 내적갈등에 휩싸이게 된다.



존나 카와이한 그룹


그녀가 속한 그룹은 그녀의 친구들만이 아니다. 그녀의 친구들은 익명성이 보장되고 그들만의 소통이 생생하게 이루어지는 그룹 ‘존나 카와이한 그룹’의 일원이며 주인공 소녀 또한 내키지는 않지만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그 그룹의 일원으로 활동한다. 그녀가 가지고 있던 말 못할 고민을 우연한 기회에 왕따아닌 왕따 한스 요하임 마르세유에게 과감하게 털어놓게 되고 그 결과 그가 그녀의 비밀을 폭로하면 어찌할까 하는 또 다른 고민을 안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걱정과는 다르게 그는 그녀가 힘들어 하는 표현의 문제를 잘 짚어주는 조언자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가벼운 것 같지만 결코 가볍지 읂은 그의 존재가 그녀가 간직한 그녀의 은밀한 비밀을 단순히 은폐된 것이 아닌 한정적으로 공유되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것으로 만들어 준다.



왜 하필 터키어인가?


총3부로 구성된 소설은 중반부 부터 이태원 케밥녀와의 인연으로 주인공이 터키문화원에서 터키어를 수강하게 되는 이야기로 급격히 전환된다. 전반부에서 일반적인 환경 즉, 친구들과 학교생활 그리고 일상적인 일들을 이끌어 왔다면 중후반부 부터는 색다른 환경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고 많은 외국어 중 왜 터키어인지는 작가도 모르고 독자도 모르지만 주인공이 스스로의 감정과 정서를 이야힉하기 위해서 자신만의 표현을 찾는 과정에 우연히 만난 것이 터키어일 뿐일 것이다.


“그런 적 있지 않아? 분명 같은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못 알아듣고 있다는 느낌이 든 적?”


한스 요하임 마르세유가 주인공에게 한 말이다. 그가 책 속에서 설명했듯이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같은 나라의 사람이라도 제각각 자신만의 표현 방법이 있다. 우리는 애둘러 표준화된 방식을 사용하여  서로 잘 소통하고 있다고 믿지만 과연 우리는 제대로 소통하고 있는 것일까? 답은 각자의 마음속에 있을 것이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도서]시집살이 詩집살이

김막동,김점순,도귀례,박점례,안기임,양양금,윤금순 등저
북극곰 | 2016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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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는 전혀 다른 삶을, 거칠고 힘든 삶을 사셨던 할머님 들이지만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가 되는 것은 분명 할머님 들의 노래에 진솔함과 투명함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일것이다


전라남도 곡성군 입면 서봉마을. 그 곳에 9명의 시인이 있는데 그 분들은 걸출하지도 유명하지도 않지만 삶의 희노애락을 본인들만의 언어로 표현할 줄 아는 분들이다. 우리는 글의 화려함이나 기교에 감탄하기도 하지만 작자의 삶을 온전히 담아내고 읽는이로 하여금 그 삶에 스며들 수 있게 만드는 진솔한 글에도 마음이 움직인다. 여시고개 지나 사랑재 넘어 심심산골 사는 곡성 할머니 9분이 뒤늦게 한글을 배우고 그림을 배워 손수지은 시와 그림을 수록한 책이 <시집살이 詩집살이>이다.


이 책은 곡성 할머님들의 지나온 삶의 족적을 품고있지만 시공간을 초월한 할머님들의 순수함 마저도 함께 품고 있다. 전통적인 한국 결혼문화를 온몸으로 받아들인 할머니들의 삶은 농사일과 시집살이로 점쳐져 있다. 과거 먹을 것이 없어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해야했던 일들, 신랑을 군대에 보내고 더욱 어려워진 삶을 감내해야 했음은 물론이거니와 행여나 군에 입대한 신랑이 돌아오지 못하면 어떻하나 마음 졸였던 일들, 몸이 부서져라 일해도 끝이 보이지 않았던 농사일까지, 투박하지만 구수한 사투리로 할머님 본인들의 삶을 노래하고 있다.


<의미>

김막동


남편이 죽으면 땅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


실제 남편과 자식을 땅과 가슴에 묻은 사람만이 표현할 수 있는 시라고 생각된다. 김막동 할머님의 애절함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다.


<지금도 생각하믄>

안기임


시어메가 동서하고 나하고 밭으로 쫓는다

젖먹이도 띠어 놓으래서

방에서 기어나올까 봐

작은 방 문지방에 짝대기 하나 걸쳐 놓고

자지러지는 울음소리도

넣어 놓고 갔다

“어서 오니라 똥 쌌다”

목청도 좋아 신기밭까지 올라오는

시어메 고함소리 듣고 뛰어가믄

똥을 싸서 방바닥에 발라 놓고

얼마는 먹고

또 얼마는 벼랑박에 문대 놓고

울도 안하고 웃도 안하는

아새끼

딱고 젖 주고 또 띠어 놓고 가믄

동서가 내 밭까지 다 매 놓고

눌은 밥 한 덩이 남으면

“형님 먹으시오”

“동서 먹으오” 했다.


아이 낳고도 돌볼새도 없이 힘들게 일하며 시집살이까지 감내해야 했던 안기임 할머님의 삶의 노래이다. 지금도 생각하면 울컥하실 기억이신가 보다. 지금도 생각하면 아련했던 기억이신가 보다.


곡성 할머님들의 시집살이는 고된 역사였지만 그 회한을 노래로 풀어낼 수 있었던 두 번째 詩집살이는 분명 할머님들의 삶을 아름답고 가치있게 만들어 주었으리라 생각한다. 투박하고 때때로 거칠은 노래들이지만 황혼의 연배에도 소녀같은 감성을 품고 있는 아름다운 할머님들의 시가 빼어난 기교와 상상력으로 무장한 현대 시인들의 시와는 다른 날 것의 감동을 전해준다. 우리와는 전혀 다른 삶을, 거칠고 힘든 삶을 사셨던 할머님 들이지만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가 되는 것은 분명 할머님 들의 노래에 진솔함과 투명함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도서]초보 할머니 자습서

카롤린 코티노 저/문소영 역
뮤진트리 | 2016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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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할머니 카롤린이 전해주는 어렵지 않지만 현명한 양육방법을 통해 좀더 즐거운 손주 양육 시간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 서점가에는 굉장히 많은 양육서가 있다. 엄마를 위한 양육서 아빠를 위한 양육서 그리고 부모 모두를 위한 양육서. 비단 국내 작가가 집필한 양육서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합리적인 양육방식을 소개하는 번역본 등도 많이 출간되고 있는데,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나 프랑스의 경우가 참 많이 출간되고 있는 것 같다. 다른 나라의 양육서를 몇권 살펴본 결과 우리와 정서는 많이 다른 나라이지만 그래도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 핵심적인 요소들은 대동소이 하다고 느꼈다. 그런데 부모들을 위한 양육서는 넘쳐나는데 양육을 도와주는 다른 사람들은 위한 양육서는 잘 찾아볼 수 없다. 현대에는 맞벌이 부부가 많아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위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문 기관에 의뢰하는 경우는 아이를 돌봐주는 주체가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아이를 돌보아 주기 때문에 걱정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위탁의 대상이 부모님인 경우라면 어떨까? 자신의 핏줄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맞길 수 있으며 가장 만만한(?) 위탁 방법으로 자신들의 부모님을 택하는 경우도 꽤 많다. 사실 자신들의 부모님이 1순위일 것이며 그것이 여의치 않을 때 차선책으로 전문위탁기관에 맏기게 되는 수순일 것이다. 이때 문제가 한 가지 있다. 자신들을 이미 길러냈던 부모님이기에 양육에 관한 전문가라고 쉬이 생각하겠지만 사실 최소 20년의 세월이 흘러 우리의 부모님들도 다시 아이를 양육하는 것은 낯설고 힘든일이 된다. 더군다나 체력적으로도 고된 일이며, 자신들의 자식이 아니기 때문에 갖게되는 부담감 등이 더해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손주 양육은 2중 3중고가 될 수 있다.


<초보 할머니 자습서>는 현재 프랑스에 살고 있는 할머니 작가 카롤린 코티노가 집필한 책으로 갑자기 할머니가 되어 당황할 수 있는 세상의 모든 할머니들에게 재치있고 현명한 대응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처음 할머니가 되기 전에 가져야 할 마음가짐 부터 손주를 키우는데 익혀야 할 꼭 필요한 정보들 까지 아주 유익한 정보를 이 책 한권에 꾹꾹 담은 느낌이다. 이 책을 쓴 작가가 할머니 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이 책을 읽을 대상자 들이 할머니들이기 때문인지 여느 육아서 처럼 딱딱한 내용이 아닌 이웃집 할머니가 자신의 노하우를 가볍게 전수하는 느낌의 편안한 필체가 따뜻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카롤린이 전하는 몇 가지 노하우를 살펴보면, 아이가 아플 때는 마음이 상해 아이에게 불안한 내색을 비치기 쉬운데 이는 오히려 아이에게 안좋은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아이가 빨리 기운차릴 수 있도록 에너지를 불어 넣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가 엄마나 아빠에게 혼날 때는 아이편을 들어주지 않고 묵묵히 바라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는 다른 양육서에서도 한 번 소개가 된 적이 있는 내용인데, 양육자가 여러명 있을 때 각자가 다른 기준으로 아이를 대한다면 아이는 더 혼란스로워 할 수 있으므로 양육자 모두가 지켜야 할 기준을 정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아이 스스로가 한 행동에 각 양육자가 다르게 대응한다면 당연히 아이는 그 행동이 올바른 것인지 올바르지 않은 것인지 구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집도 아이를 혼내는 주체는 거의 아내이지만 아이편을 들어주지 않고 묵묵히 바라보거나 혹은 예전에 엄마에게 혼났던 행동을 반복한다면 같은 방법으로 아이를 훈육하고 있다.


여느 육아책에서 처럼 완벽한 부모란 세상에 없다. 이는 완벽한 할머니 할아버지도 세상에 없다는 뜻이다. 완벽해 지려고 하는 것보다 세상 누구보다 사랑스럽고 예쁜 손주들을 잘 양육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부담을 내려놓고 카롤린이 전해주는 어렵지 않지만 현명한 양육방법을 통해 좀더 즐거운 손주 양육 시간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세상의 모든 할머니 할아버지 화이팅~!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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