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밤”, 28의 작가 정유정이 난데없이 떠난 히말라야 종주기.

해외여행은커녕 본인의 생활반경에서 크게 벗어나 본적이 없다는 작가는

본인의 소설 속 주인공 “승민”이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방문한 히말라야를 단순히

“승민”이 되어 느껴보자 라는 생각과 더불어 뚜렷이 알 수 없는 현실의 불안감과 불만족,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을 찾기 위해 안나푸르나로 떠나게 된 사연을 밝힌다.

 

대개의 여행수기 혹은 여행수필은 상당히 많은 현장의 풍경들을 시각적으로 품고 있다.

글 반 사진 반 이라는 애기다. 하지만 이 책은 의도한 것인지 까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의 사진만으로 현장의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전달하고 나머지는 글로써 모두 표현했다.

사실 정유정 작가의 소설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공감 할 수 있듯이 사실적이고 생생한

묘사만으로도 충분히 현장의 분위기와 고난의 트레킹 여정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현장에 있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감수성이 풍부하진 않지만, 적어도 책을 읽는 내내

엉덩이가 들썩거리고, 언젠가는 꼭 네팔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집요하게 들었다.

 

그리고 의외로 유쾌하고 유머러스 한 작가의 말과 행동들이 미소 짓게 만들고,

개개인의 심연에 있는 아픈 사연들 앞에서는 촉촉한 눈물 맺음을 경험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작가가 책의 후반부에 인용한걸 다시 인용해 보자면,

아이는 삶을 배우고 어른은 죽음을 배운다고 한다. (스티븐 킹)

그래서 작가는 우리는 죽을 때까지 아이인 동시에 어른이며,

삶을 배우며 죽음을 체득해 가는 존재라고 얘기한다.

 

해발 6,000m의 고산을 등정하고 셰르파로부터 You are a fighter란 말은 어떤 느낌일까?

 

스스로를 극한의 상황에 몰아넣고 본인의 고요한 심연을 들여다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혹은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그런 여행을 나도 꼭 한번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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