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니 단편? 단편 중에서도 아주 짧은 11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집이다.

냉철한 시각이나 풍자 혹은 유려한 문체 등 작가로써의 고민이 배제되어 있는

짧은 산문과도 같은 느낌에,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법한 느낌의 소재들이 즐비한

책이며 각각의 단편이 워낙 짧고 부담 없는 담백한 이야기들이라 목적지를 오가는

이동 중이나 잠깐의 짬 동안 읽기 쉬운 책인 것 같다.

 

작가가 각각의 에피소드에 등장시키는 주인공들은 대게 혼자다.

혼자인 것은 외롭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도시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혼자일 때가 많다.

취업난으로 혼자 고민에 빠진 사람, 바쁜 일과에 혼자서 밥을 먹는 사람,

입시경쟁 속에서 각자 홀로 고군분투하는 학생들, 혼기를 넘어 주변인들이 모두 결혼했지만

아직 짝을 만나지 못한 사람까지, 그 이유도 다양하고 상황도 다양한 혼자인 사람들의 이야기.

그렇지만 혼자인 여럿이 모이면 결국 혼자가 아닌, 그리고 그들 모두는 ‘말하자면 좋은 사람’

이라는 것이 11편의 단편들을 묶어줄 수 있는 실마리가 되지 않나 싶다.

 

특정한 목적이나 지식에의 열망으로 접하는 책도 있겠지만,

가끔은 주변인들 혹은 나 자신의 이야기일 법한 작은 에피소드들을 접할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 모음집으로, 따뜻하다 못해 조금씩 무더워지고 있는 이 계절에

복잡해진 머릿속을 선선하게 해 주는 것도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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