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모델의 이해와 혁신
사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최근에서야 성숙기에 접어든 시장 때문에 새로운 판로를 모색하기 위해 여러 고민을 한 후에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생각해보기 시작했고 그 동안 어렴풋하게 혹은 단편적인 지식으로만 알고 있었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 파괴적 혁신, 꿀벌과 게릴라 등을 통해 자세하게 알게된 비즈니스 모델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기업이 제품을 만들고 그 제품의 원가에 마진을 붙여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식의 단순한 형태로는 빠르게 영속하는 기업을 만들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절대 발맞추어 갈 수 없다. 비즈니스 환경도 기존과는 다른 형태의 파괴적 혁신들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혁신이 근간을 이루는 기업들이 비즈니스 환경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만들어 놓으면 사는 것이 아닌 이제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그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제공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
사실 경제, 경영 관련 서적들을 살펴보면 길고 긴 히스토리와 전문용어, 이해할 수 없는 설명 등으로 어지러울 때가 많다. 이에 반해 가와카미 마사나오가 지은 <Model>은 기존 경제 경영서와는 다르게 좀더 독자 친화적인 구성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바로 스토리 텔링 형식인데, 허구의 인물이지만 분명한 등장인물들이 있으며 그 인물들이 펼쳐나가는 이야기가 바로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하고 만들어 실제 산업현장에 적용해 보는 것이다.
한물 간 스니커즈 제조 회사에서 사장 무로후시는 사업을 재기시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이 책의 주인공 격인 스도에게 관련 업무의 총 책임을 맡기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책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한 전략에 대한 고민부터 경영학의 지혜 그리고 기업의 체질을 바꾸는 변혁, 상품이 팔리는 메커니즘과 해결해야 할 일, 가치 제안 등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하고 응용하는데 필요한 지식들을 등장인물들의 입을 통해 아주 쉽게 설명해 준다. 그냥 가볍게 읽기만 해도 피가되고 살이되는 지식들이 자연스럽게 내 것이 되는 느낌이다.
5장의 비즈니스 모델 연구실은 실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여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들을 볼 수 있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유니클로 부터 드롭박스, 라인 등 흥미로운 기업들의 사례들을 살펴 볼 수 있으며, 이후 6장부터는 전략적인 부분들을 주로 다룬다. 스토리 텔링 형식에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하고 발견하고 발전시키는 전반적인 과정인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형식이니 이 또한 스토리텔링의 묘미를 잘 살린 이 책으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보지만 아이디어는 세상 도처에 널려 있으며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아이디어들은 이미 세상에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은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닌 가치를 제공하는, 그것도 소비자가 해결할 수 없거나 전혀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가치를 만드는 일 임을 분명히 기억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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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주의 한국형 코지 미스터리
한국형 코지(Cozy)미스터리를 표방하는 박연선 작가의 첫 장편소설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코지 미스터리란 영어 단어의 뜻 그대로 기존 미스터리물과는 조금 다른, 편안한(?) 미스터리 장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인 미스터리 분야의 책들을 보면 극적인 효과를 통한 자극을 위해 폭력이나 남녀의 정사가 빠질 수 없는 필수 요소로 잡혀있는데 코지 미스터리는 그에 비해 비교적 비폭력 적이고 한정된 장소 즉 한적한 작은 마을 정도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다룬다. 처음 제목만을 보았을 때는 웬지 일본작가의 소설같았는데 아니었다. 이 책을 쓴 박연선 작가는 10년전 드라마 SBS 연애시대를 통해 시청자들의 가슴에 많은 명대사를 남긴 인기 작가이기도 하다. (그 밖에 동갑내기 과외하기, 최근에 방영한 청춘시대 등이 있다). 어쨌든 그녀의 첫 장편소설이 코지 미스터리라고 하니 웬지 기존의 드라마 장르와는 180도 다른 과감하고 새로운 시도라는 생각이 든다.
4차원 백수 강무순. 삼수생인 그녀는 할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의도치 않게 할머니 옆에 남게 된다. 할머니댁은 깊고 깊은 산골 아홉모랑이 마을에 자리잡고 있는데 이 마을에는 과거 15년 전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했던 곳이다. 해당 사건은 나이도 학교도 출신 성분도 다른 네 명의 소녀가 한꺼번에 사라진 사건으로 경찰도 과학수사대도 포기한 사건이다. 어느날 강무순이 할머니가 어렸을때 그려놓았던 보물지도를 찾아내면서 보물을 찾아나서게 되고 보물같지 않은 보물을 찾아내고 난 후 할머니로 부터 들은 과거 두왕리 네 소녀 실종 사건과 할머니의 보물이 무언가 심상치 않은 연관관계가 있음을 서서히 알아가면서 주변인물들을 통해 서서히 하나하나 파헤쳐가는 이야기다.
평생을 부지런히 살아오신 할머니와 이제 더 무서울 것 없다는 듯 게으름의 정점을 피우고 있는 손녀가 투닥거리는 생활이 일상적인 것 같지만 그 주변에서 무심한척 놓여있는 여러 의구심들은 이 책이 미스터리라는 것을 강조하는 듯 하다. 구수한 할머니의 입담과 호기심 많은 손녀가 펼치는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과거와 현재가 한데 묶여있는 듯 한 느낌을 준다. 재미있는 것은 중간중간에 끼워져 있는 ‘주마등’ 이라는 코너인데, 언듯 보기엔 무심하게 끼워져 있는 약간의 티져가 섞인 내용들이지만 끝까지 읽다보면 왜 이 책 뒷부분에 반전주의라고 씌여 있는지 알게 된다. 작가의 치밀함에 갈채를 보낸다! 짝짝!
새로운 드라마를 보다보면 혹은 스리즈 영화들을 보다보면 빠른 전개와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뒷 이야기가 궁금하여 도저히 멈출 수 없을 때가 있다. 박연선의 첫 장편소설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가 바로 그런 책인 것 같다. 작가는 코지미스터리라는 한국에는 생소한 장르를 가지고 굉장히 흡입력 있는 소설을 써낸것 같다. 눈이 피로해 잠깐 손에서 내려 놓았다가도 금방 들게되는 매력을 지닌 책이라고 생각된다. 유머감각, 스토리 전개, 치밀한 구성등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이 책을 변덕스러운 날씨로 갑자기 선선해진 가을에 꼭 읽어볼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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