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를 통해 되새겨 보는 가족의 의미
산업화 이후 급속도로 성장한 대한민국 가정은 예전과 같은 몇 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이 아닌 한 가족 중심의 핵가족이 되었다. 핵 가족이 정착되나 싶더니 요즘에는 또 다른 패턴이 등장했다. 결혼 보다는 자신의 인생을 즐기는 것을 모토로 삼은 사람들이 나홀로 가정을 꾸리거나 결혼을 하여 애를 낳았지만 맞벌이로 인해 아이들을 돌볼수가 없는 부모들이 친정이든 시댁이든 아이들을 돌봐줄 조부모님과 함께 사는 경우가 생겨난 것이다. 아이를 두번이나 키워내야 하는 지금의 할머니 할아버지들께는 죄송한 마음이 들지만 생계를 위해 맞벌이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은 지금은 딱히 대안이 없는것이 사실이다. 보육 시설이 있다지만 24시간 아이를 돌보아 주는 것도 아니고, 또 아이들의 정서상에도 친지들의 보살핌이 더욱 필요한 시기이니 이러 저러한 사유로 3대가 함께 사는 가정들을 이제는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삼대육아>는 위와 같은 사유로 자발적 시집살이(?)를 하면서 겪은 이야기들을 엮은 책이다. 육아, 양육서가 아닌 3대가 함께 살면서 점점 가족다운 모습으로 서로가 발전해 나가는 이야기를 훈훈하게 그려냈다. 엄마 아빠가 된다는 것은 가슴 설레고 즐거운 일이지만 누구나 그렇듯 처음부터 엄마 아빠 노릇을 잘 할 수는 없다. 백이면 백 무면허로 시작된 초보 엄마 아빠들의 육아는 좌충우돌 실수도 많고 힘들고 어렵기 마련이다. 이러한 면에서도 부모님의 도움은 빛을 발휘한다. 아이가 우는게 배가 고파서 우는지 용번을 봐서 우는지 아니면 아파서 우는지 한 번 겪어봤던 부모님들은 척척 알아내고 이유식을 어떻게 만드는지, 아이가 아플때 어떻게 응급처치를 해야 하는지 등 벌써 20~30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몸이 기억하시는지 척척 해내신다. 아이들은 커가면서 조부모와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고 가족이라는 개념도 부모 만이 아닌 더 넓은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도 생각지도 못했던 시집살이를 자발적으로 하게 되면서 처음엔 어색하고 트러블도 많았던 고부 관계가 점점 가족다운 모습으로 발전하는 것을 느끼면서 삼대육아를 통한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가족이라고 항상 좋을 수 있겠는가. 피 한방울 안 섞인 시아버지, 시어머니 혹은 장인, 장모와 함께 부대끼며 살다 보면 서로 마음쓰고 상할일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생길 수 있는 일들이라는 확신이 들면서 한 가족의 울타리가 점점 단단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3대가 함께 모여사는 대가족은 그 시작이 자의든 타의든 아니면 반반이든 여러가지 효율과 가족의 끈끈한 정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모든 가정이 다 그렇지는 않다 하더라도 (때로는 부모님이 거부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분명 어려운 현대 사회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좋은 방법중에 하나임은 분명하다. 이 책을 통해서 그러한 사실을 다시한 번 확인해 보게 된 것 같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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