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을 요리하는 작가 18인과 함께 하는 영혼의 식사

라는 부제목과 함께 한국 현대문학 18인의 인터뷰를 담은 책이다.

 

밥을 먹는다는 것은 이제 단순히 먹고 사는 것만의 문제가 아닌,

언제 어디서 누군가와 함께 먹는 추억이 될 수 있으며, 음식의 맛은

단편적인 그 맛만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도 함께 얹혀지게 된다.

흥미롭게도 대한민국이 먹고 사는 것으로부터 상당히 자유로워 진 것이,

불과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인지, 한국 현대문학에는 유독 이 밥 먹는 것

소재가 연관 되어 있는 것이 많고, 그 내용 또한 상당히 본질적(생존)인 것이 많다.

 

한국 현대문학 18인을 인터뷰하고 이 책을 펴낸 저자는 문학은 우리의 허기진

영혼을 채워 주는 밥이며, 밥은 이제 더 이상 먹고 사는 것만의 의미가 아닌

바로 문학이라 이야기 한다. 황석영, 박범신, 김훈 등 한국 현대문학의 거장들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한 그릇의 밥에서 시작되는 삶과 문학이야기들이

각 작가들의 작품 속에 녹아 들어가 있으며, 작품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한국 현대문학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꼭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마지막으로 좋은 문학작품에 대한 작가의 말을 인용해 본다.

 

좋은 문학작품이란 사람 냄새가 나는 작품이다. 사람 냄새란 곧 밥 냄새다.

어린 시절 해 질 녘 어스름에 동구 밖까지 풍겨오던 구수한 저녁밥 짓는 냄새가 나는

그런 작품을 읽으면, 허기진 정신의 배가 가만히 부풀어 오르는 포만감을 느낄 수 있었다.”

 

문학은 언어를 통해 인간의 삶을 표현하는 예술이다. 시나 소설이나 희곡이나

동화나 매한가지다. 공상과학소설에서도 결국 주제는 인간의 삶으로 귀결되며,

동화 속에서도 인간의 문제가 궁극의 질문으로 던져진다. 인간의 삶이 빠진 문학이란

속 빈 강정조차 되지 못한다. 여기서 인간의 삶이란 박제화되거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허황된 삶이 아니라 생로병사와 희로애락의 한복판에 서 있는 현실 속의

삶을 의미한다. 문학 속에 등장하는 인간은 언제나 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는,

즉 먹고 살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그런 존재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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