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스크랩

My Life/Book 2014. 3. 18. 14:55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는 그의 소설과는 전혀 다른 맛을 품고 있다.

일상 생활 속에 스며있는 가벼운 유머와 재치를 엿볼 수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그가 집필한 대부분의 에세이가 같은 stance를 취하고 있어서 더 편안함을 주는지도 모르겠다.

 

“더 스크랩”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그의 신작 에세이는 1980년대에 잡지사에 수록된

뉴스나 화재들을 스크랩하여 그의 생각을 더한 스크랩 형식의 에세이를 정기 간행물에 기고한

것들을 묶어 (상관 없는 이야기 지만, 에세이는 왜 항상 묶음 본이 많을까?) 출간한 책이다.

1980년대라고 하면 나에게 기껏해야 초등학교 시절이라 그 시대의 화재거리에 대해서는

기억하는 바가 거의 없어 추억을 회상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나름대로 그 시대의 문화,

세태, 이슈들을 타인의 생각이나 기억으로나마 접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도 생각한다.

1980년대는 저자가 비교적 젊었던 시절이기도 한데, 재즈, 맥주, 샐러드, 마라톤 등

그 시절부터 꾸준히 좋아했었구나! 라는 소소한 발견(?)도 할 수 있다.

그러면 면에서 보면 저자는 참 일관된 인생을 살아오는 것 같다.

 

“더 스크랩”은 무라카미 하루키식의 위트를 가미한 그때 그 시절 이야기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부담 없는 에세이 한 권.

 

* 글 내용과는 상관없지만 책 디자인이 참 독특하고 (모서리가 잘려있다) 본문에 사용된

종이도 그냥 흰 종이가 아닌 하늘색과 파란색의 중간쯤에 해당하는 특이한 종이를 사용하여

타이틀에 어울리는 느낌을 내려고 한 듯한 의도가 엿보이는데, 효과는? 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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