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람이 건넨 네 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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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2.12 옛 사람들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긴 네 글자

[도서]옛사람이 건넨 네 글자

정민 저
휴머니스트 | 2016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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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에 답답하고 먹먹한 느낌이 들 때 몇 구절 찾아 읽어보면 마음 수련에 좋을듯한 책

옛 사람들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긴 네 글자. 옛사람이 건넨 네 글자는 낯설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촌철살인이다. 낯선 느낌이 드는 것은 우리가 흔히 들어보거나 사용했던 사자성어가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생소한 사자성어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막함을 벗삼아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보이지 않는 앞을 보려 애쓰지 말고 뒤를 돌아보는 여유와 지혜를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옛말들이다. 옛말들이 다 정답일 수는 없지만 역사라는 큰 굴레의 관점에서 본다면 반복되는 오류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옛말들이 역사 그 자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책에는 총 100가지 사자성어가 소개되고 있으며 이 중 25개씩을 마음 다스리기’, ‘세간의 흥정’, 내려놓기의 기쁨그리고 숫자로 세상 읽기의 총 4가지 테마로 묶어 놓았다. 하지만 크게 자신을 다스리는 법과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로 묶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책 서언에서 작가가 밝힌 생각 중 역사는 늘 쳇바퀴처럼 돈다. 어리석음은 어리석음을 낳고, 우둔은 우둔을 반복한다라는 대목에 심히 공감하며 읽었던 책이다. 아래 인상 깊었던 몇 몇 글자들을 소개한다.


 

우적축은 [牛賊丑隱] – ‘다르고 다른 말.

이웃 아낙이 소도둑으로 몰려 갇힌 남편의 억울함을 탄원하는 글을 써 달라며 여류시인인 이옥봉을 찾아왔다. 옥봉이 전후 사정을 글로 적고 끝에 시 한 구절을 얹었다. ‘첩의 몸이 직녀가 결코 아니니 낭군이 어찌 견우시리오’. 자기가 예쁜 직녀가 아닌데 남편이 어떻게 견우가 될 수 있느냐는 얘기다. 견우는 뜻으로 풀면 소를 끌고 간다는 의미다. 소도둑을 재치 있게 풀이한 글이며 이 글을 본 태수가 무릎을 치며 탄복하고 그 자리에서 그녀의 남편을 석방했다고 <지봉유설(芝峰類說)>에 기록되어 있다.

 

송무백열 [松茂柏悅] – 벗이 잘되니 나도 기쁘다.

뜻을 같이하는 벗이 잘되는 것을 기뻐해 함께 축하해주는 뜻으로 쓰인다. 지금은 남이 잘되면 눈꼴이 시어 험담을 하고, 남이 못되면 그것 봐라 하고 고소해한다. 우리는 사람을 너무 아낄 줄 모른다. 남의 경사에 순수하게 기뻐 얼굴이 환해지고, 남의 불행에 내가 안타까워 슬픔을 나누던 그 도탑고 아름답던 송무백열의 심성은 다 어디로 갔나?

 

생사요법 [省事要法] – 일을 줄이는 방법

너무 복잡하게 얽힌 문제나 내 능력 밖의 일은 일단 밀쳐두고, 역량이 미치는 다른 일부터 시작한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씩 쌓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식견이 열려 앞서 난감하던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가 잡힌다. 안 되는 것을 억지로 하려 들면 답답한 기운이 쌓여 스트레스가 되고 마음이 병든다.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되, 일의 경중과 선후를 잘 분별하는 것이 관건이다. 속도는 중요치 않다. 방향이 늘 문제다.

 

세상살이에 답답하고 먹먹한 느낌이 들 때 몇 구절 찾아 읽어보면 마음 수련에 좋을듯한 책이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