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내 곁의 세계사

조한욱 저
휴머니스트 | 2015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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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역사를 배워야 하는지, 역사가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 끼치는 영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책


내 곁의 세계사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역사적 인물들뿐만 아니라 우리가 미처 몰랐던 인물들에 대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각 인물들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지는 않으나 생소하지만 세계 역사에 분명하게 영향을 끼친 인물 총 139명을 2페이지씩 할애하여 소개하고 있다. 이는 하루 5분씩 역사적 인물들을 만나보라는 저자의 의도라 하겠다.

 

 

조지 오웰, 마틴 루서 킹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역사적 인물들의 숨겨진 일화들 그리고 미리엄 마케바, 올로프 팔매 등 우리가 미처 알고 있지 못했던 인물들이 세계 역사에 끼친 영향들을 두루 소개하고 있어 나름 세계사의 굵직한 내용을 섭렵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각 인물에 대한 귀감이 되는 이야기들 뒤에는 현대의 과오를 바로 잡으려는 일침이 있어 통쾌함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또한 특정 시기의 인물만이 아닌 고대부터 현대까지 그리고 영화배우나 가수, 작가, 운동선수, 정치인, 상인 등 다양하고 넓은 범위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세계사에 접근하고 있으며 오늘날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과거 세계의 다른 곳에서도 일어났던 점임을 상기시켜 왜 역사를 배워야 하는지, 역사가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 끼치는 영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파하고 있다.

 

 

로마 5현제나 유럽의 성군들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때면 국내 정계에서 귀감 삼을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는 생각이 들며, 이에 하드리아누스에 대한 내용을 옮겨 본다.



하드리아누스 - 황제의 여행

 

하드리아누스는 로마제국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오현제 중 세 번째 황제로 그리스어와 라틴어에 능통했으며 폭 넓은 독서를 하는 인문주의자로서 그리스 학문을 후원했다. 탁월한 예술적 취향으로 불타 없어진 판테온을 재건하였고 노예의 생활 조건을 개선하고 고문을 금지하는 등 법 규정을 완화하였다. 이런 사유로 많은 역사가들이 그를 다재다능하고 현명하고 공정한 황제였다고 기록한다. 그는 사람들에게 여행을 좋아했던 황제로도 기억되는데 그가 여행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그에게는 실용적인 목적이 있었다. 전대 황제인 트라이아누스 황제가 로마의 영토를 최대로 넓혀 후임 황제였던 그가 방대한 제국에서 관료들의 통치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국경 수비 상태가 좋은지 그리고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필요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사유로 군인, 관리, 건축가는 물론 예술고문까지 모두 데리고 여행을 다녔으며 그 자취는 로마제국의 변방에 있던 영국 북부에도 남아있다고 한다. 영국에서 반란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접한 그는 그곳으로 가서 하드리아누스의 성벽을 쌓았는데 로마인을 야만인들과 분리하기 위해쌓은 이 성벽은 외부의 침입을 막고, 국경을 넘어선 통상과 주민의 이주를 통제하는 구실을 했다. 나무로 울타리를 친 유럽 대륙의 국경과 달리 나무가 귀한 곳이라 돌로 쌓은 이 성벽은 1987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오랜 시간 한결같던 황제의 삶의 궤적과 일치하기에 소중한 유적일 게다. 뼛속까지 친일, 친미를 유지해 왔다는 어느 대통령의 느닷없는 독도 방문과는 대비되기에 더욱 돋보이는 여행의 흔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