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에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있을까?"

"그리 많지 않다"

저자인 마이클 샌델은 시장이 어떻게 도덕을 잠식시키는 지를 화두로

이 책 전반에 걸쳐 토론의 늬앙스로 이야기를 한다.


단정적으로 무엇이 옳다 그르다가 아니라,

경제논리(시장)와 도덕의 관점들을 각 각 나열하고,

저자 스스로 결론을 도출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논제를 독자에게 돌리고 있다.


"시장이 도덕성을 회복하고 공개적으로 도덕적 가치를 논의해야 한다"라고

이야기 하기 위해 책을 집필 했다고 볼 수 있다.

나는 경제학자도 아니고 도덕적으로 훌륭한 사람은 더더욱 아니지만,

그래도 책을 읽어 가는 내내 경재논리 보다는 도덕적 성향에 마음이 통하는 것 같았다.

요즘 세상에 도덕적 가치 기준을 초월해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의 사례 몇 가지는

개인적으로 신선하고 충격이었는데,

몇 가지를 나열해 보자면,

인도인 여성의 대리모 서비스 6250달러,

미국으로 이민할 수 있는 권리 50만 달러,

교도소 감방 업그레이드 1박에 82달러,

대기에 탄소를 배출할 권리 1톤에 13유로,

명문대 입학허가 가격미정 (부르는 게 값?),

학생들에게 책을 한 권 읽을 때마다 2달러씩 주는 초등학교,

이마에 광고 문신 새기기 777달러,

제약회사의 약물 안전성 실험대상 되기 7500달러,

용병으로 아프가니스탄 전투에 참가 1천 달러,

이 밖에도

미국 프로스포츠 구장의 명명권,

생명보험 증권 거래(피보험자가 제 3자에게 증권을 양도)

등등 이전에는 돈으로 살 수 없었던 많은 재화들이

현대에는 공공연 하게 거래되고 있으며,

지금 이 시간에도 돈으로 거래할 수 없었던 재화들이

거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돈을 지불하면

놀이기구에 길게 늘어선 줄 맨 뒤에 서서 대기하기 보다 먼저 입장하게 하는 것이,

시간이라는 재화를 필요한 사람에게 판매할 수 있는 거래 요건으로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이지만,

도덕적으로 지금껏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했던 줄서기에 대해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일까?


독서량이 현저하게 줄어든 요즘 세대에 책을 읽으면 2달러씩 주게 하는

소위 인센티브 제도는 분명 인센티브 수혜자인 어린 학생들에게

독서의 기회를 주는 계기가 될 순 있지만 반대로,

독서를 인센티브를 받는 수단 정도로만 여겨 진정한 독서의 기쁨을 깨닭게 하는데

오히려 방해 될 수 있다는 인센티브의 부정적 관점과,

그렇다 할 지라도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아이들에게 독서의 기회라도 만들어 주는것이

좋지 않느냐 하는 인센티브의 긍정적 관점,


어느 쪽이 옳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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