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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1.29 My Pure Planet

My Pure Planet

My Life/Book 2016. 11. 29. 16:38

[도서]나의 순결한 행성

살구 저
예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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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한 손끝에서 탄생한 주인공들 이기에 그렇게 감정 표현이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그림으로 세상에 나온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살구 작가의 펜이 되어 버렸다.


창작자들을 위한 Playground인 그라폴리오(Grafolio)란 곳이 있다. 전 세계 크리에이터들의 멋진 작품을 발견하고, 공유하고, 사고 팔 수 있는 콘텐츠 커뮤니티로서 작품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본인들의 작품을 꾸준히 알리고 또 작품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을 그리고 작품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수많은 창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온라인 전시관 같은 곳이다. 그라폴리오의 의미가 궁금하여 찾아 보았더니, Grand + Portfolio의 합성가 그라폴리오이며 거대한 포트폴리오를 의미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각적 자극을 통해 감성을 풍부하게 만드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즐겨찾을 곳이 분명하다. 어쨌든 창작가 들이 많이 모여 있기는 해도 당연히 그 중에 눈에 띄고 인기를 끄는 작가가 있기 마련이니, 살구라는 펜명을 사용하는 작가가 그렇다. 그라폴리오 Top5 일러스트레이터인 살구가 플랫폼 밖에서의 첫 작품을 내놓았는데 그것이 이 책 <나의 순결한 행성>이다.



사실 그라폴리오 작가의 책은 이 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 작품은 얼마전에 읽었던 꼬닐리오라는 펜명을 사용하는 작가의 <그래도 너를 사랑한단다>였다. <그래도 너를 사랑한단다> 머리가 커다랗고 아기자기해서 귀여운 소녀와 토끼가 주인공 이었지만 <나의 순결한 행성>은 파스텔 톤의 순정만화 같은 예쁘고 멋있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소년과 소녀의 사랑 이야기가 주된 소재이다.



사랑을 하게 되면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고 하는데, 이는 정말 사랑을 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온 정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쏠리게 되면 먹을 것을 눈앞에 두고도 사랑하는 사람만 쳐다볼 테니까. '먹지 않아도 배가 불러 라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었어'라고 말하는 소녀의 독백에서 소녀가 깊은 사랑에 빠져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 깊은 사랑뒤에 찾아오는 이별은 그 깊이에 비례해서 더 큰 아픔을 준다. 마음을 접는다. 이 말은 더 이상 사랑에 고통받고 싶지 않은 절박함에서 나온 말일 터. 하지만 마음을 종이처럼 쉽게 접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마음은 종이보다 훨씬 단단하기 때문에 그리 쉬이 접히지 않는다.



사랑의 시작은 언제나 모호하며 앗 하는 순간에 내 옆에 와 있는 것을 눈치채곤 한다. 우리는 늘 사랑하는 사람 곁에 있고 싶다. 모든 것을 함께하고 싶다. 하지만 언제나 함께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곁에 있는 것을 너무도 당연히 여기기 쉽다.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게 여기기 시작할 때, 어쩌면 그 때부터 어딘가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할 지도 모른다.



눈을 감으면 들리는 또 다른 내가 들려주는 이야기들. 평행우주 속에 정말 나와 똑같이 생긴 내가 존재할까? 또 다른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그리고 또 다른 나에게 내가 해 줄 이야기는 없을까?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 볼 수 있는 일이지만 이렇게 그림으로 만나니 더 반가운 기분이다.



무책임하게 잘해주지 말자. 잘 해주는 것에도 책임이 따른다. 잘 해준다의 다른 말은 상대방의 마음을 빼앗는 다는 것이니까. 마음은 온전히 자신의 것 일것 같지만 사실 상대방에 의해 너무도 쉽게 좌지우지 되는 것이니까.



때때로 내가 하는 행동들을 내가 이해할 수 없다. 무엇인가에 정신이 홀딱 빠진게지. 내가 이렇게 흥분하고 내가 이렇게 오버 하는 것은 다 그대 때문이다. 평소의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이게 다 너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그런 얼굴 하지 마라.



인연을 믿는가? 미신을 믿지 않지만 인연은 어느정도 신뢰한다. 정말 무슨 탐지기가 있는 것도 아닌데 우리는 서로를 어떻게 찾아 냈을까? 더욱이 우리가 떨어져 있더라도 우리는 서로를 찾아낼 수 있다는 확신마저 든다. 그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살구 작가의 순결한 행성으로의 여행은 아주 몽환적이었다. 아름다운 그림과 글에서 순결함이 마구 묻어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다. 창작가로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서 고생해 본적이 없다는작가. 하지만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디테일에 더욱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는 작가. 분명 세심한 손끝에서 탄생한 주인공들 이기에 그렇게 감정 표현이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그림으로 세상에 나온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살구 작가의 펜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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