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할머니들을 위한 자습서
지금 서점가에는 굉장히 많은 양육서가 있다. 엄마를 위한 양육서 아빠를 위한 양육서 그리고 부모 모두를 위한 양육서. 비단 국내 작가가 집필한 양육서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합리적인 양육방식을 소개하는 번역본 등도 많이 출간되고 있는데,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나 프랑스의 경우가 참 많이 출간되고 있는 것 같다. 다른 나라의 양육서를 몇권 살펴본 결과 우리와 정서는 많이 다른 나라이지만 그래도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 핵심적인 요소들은 대동소이 하다고 느꼈다. 그런데 부모들을 위한 양육서는 넘쳐나는데 양육을 도와주는 다른 사람들은 위한 양육서는 잘 찾아볼 수 없다. 현대에는 맞벌이 부부가 많아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위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문 기관에 의뢰하는 경우는 아이를 돌봐주는 주체가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아이를 돌보아 주기 때문에 걱정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위탁의 대상이 부모님인 경우라면 어떨까? 자신의 핏줄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맞길 수 있으며 가장 만만한(?) 위탁 방법으로 자신들의 부모님을 택하는 경우도 꽤 많다. 사실 자신들의 부모님이 1순위일 것이며 그것이 여의치 않을 때 차선책으로 전문위탁기관에 맏기게 되는 수순일 것이다. 이때 문제가 한 가지 있다. 자신들을 이미 길러냈던 부모님이기에 양육에 관한 전문가라고 쉬이 생각하겠지만 사실 최소 20년의 세월이 흘러 우리의 부모님들도 다시 아이를 양육하는 것은 낯설고 힘든일이 된다. 더군다나 체력적으로도 고된 일이며, 자신들의 자식이 아니기 때문에 갖게되는 부담감 등이 더해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손주 양육은 2중 3중고가 될 수 있다.
<초보 할머니 자습서>는 현재 프랑스에 살고 있는 할머니 작가 카롤린 코티노가 집필한 책으로 갑자기 할머니가 되어 당황할 수 있는 세상의 모든 할머니들에게 재치있고 현명한 대응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처음 할머니가 되기 전에 가져야 할 마음가짐 부터 손주를 키우는데 익혀야 할 꼭 필요한 정보들 까지 아주 유익한 정보를 이 책 한권에 꾹꾹 담은 느낌이다. 이 책을 쓴 작가가 할머니 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이 책을 읽을 대상자 들이 할머니들이기 때문인지 여느 육아서 처럼 딱딱한 내용이 아닌 이웃집 할머니가 자신의 노하우를 가볍게 전수하는 느낌의 편안한 필체가 따뜻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카롤린이 전하는 몇 가지 노하우를 살펴보면, 아이가 아플 때는 마음이 상해 아이에게 불안한 내색을 비치기 쉬운데 이는 오히려 아이에게 안좋은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아이가 빨리 기운차릴 수 있도록 에너지를 불어 넣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가 엄마나 아빠에게 혼날 때는 아이편을 들어주지 않고 묵묵히 바라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는 다른 양육서에서도 한 번 소개가 된 적이 있는 내용인데, 양육자가 여러명 있을 때 각자가 다른 기준으로 아이를 대한다면 아이는 더 혼란스로워 할 수 있으므로 양육자 모두가 지켜야 할 기준을 정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아이 스스로가 한 행동에 각 양육자가 다르게 대응한다면 당연히 아이는 그 행동이 올바른 것인지 올바르지 않은 것인지 구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집도 아이를 혼내는 주체는 거의 아내이지만 아이편을 들어주지 않고 묵묵히 바라보거나 혹은 예전에 엄마에게 혼났던 행동을 반복한다면 같은 방법으로 아이를 훈육하고 있다.
여느 육아책에서 처럼 완벽한 부모란 세상에 없다. 이는 완벽한 할머니 할아버지도 세상에 없다는 뜻이다. 완벽해 지려고 하는 것보다 세상 누구보다 사랑스럽고 예쁜 손주들을 잘 양육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부담을 내려놓고 카롤린이 전해주는 어렵지 않지만 현명한 양육방법을 통해 좀더 즐거운 손주 양육 시간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세상의 모든 할머니 할아버지 화이팅~!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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