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마음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어렸을적 막연하게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있다. 죽음이란 무(無)였던 우리가 다시 무(無)로 돌아가는 단순한 것인데 현재 생명을 유지하며 숨을 쉬고 있는 입장에서는 쉽사리 예상되지 않는다. 특히나 경험해 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더 궁금하고 두렵기도 할 것이다. 죽음의 또다른 이름은 사라짐 일것이다. 지금은 100세 시대로 평균 수명도 많이 늘었기 때문에 여든 정도의 나이가 되어야 죽어 사라지는 것에 대한 현실감이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사라져 없어진다는 것은 서글픈 것인데 이 사라짐을 아름답다고 표현한 이가 있다.
<사라져 아름답다>는 방송 CEO출신의 지리산 수필가 구영회씨가 집필한 수필집으로 지리산에서 칩거하며 써낸 3번째 책이기도 하다. 30대 중반부터 수없이 드나든 지리산 이기에 그에게 지리산은 제2의 고향이기도 할 것이다. 이 책은 특히나 치열한 삶을 살아내고 이제 중년을 넘어 노년으로 접어든 모든 은퇴 세대들에게 저자가 생각하는 삶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전달하고자 쓴 책이다. 스님은 아니지만 독실한 불교 신자인 저자는 세속적인 욕망의 덧없음을 설파하고자 하며 모든 삶은 아름답다는 것을 그가 인연을 맺었던 수 많은 사람들과의 가슴짠한 이야기들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 것 같다.
좋은 삶을 살아내기위해 누구나 노력하고 있다. 어떤 삶이 좋은 삶인지에대한 기준은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차치하고서라도 각자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그 기준에 준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녹록지 절대 녹록지 않다. 좋은 삶을 살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중에 우리는 덧없게도 그 과정 자체에 매몰되어 좋은 삶은 지금 이 순간이라는 것을 잊고 살기도 한다.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좋지만 미래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려서는 현재가 너무 무가치해 질 수 있기 때문에 한 숨 돌리는 지혜도 필요할 것이다. 구작가의 이 책은 정신없이 달리는 와중에 한 숨 돌리기 좋은 타이밍 같은 책이다. 간결하고 명징한 그의 문체와 깊이 있는 사색들은 우리의 눈과 귀 그리고 머리를 맑게 해주는 느낌이다. 말 그대로 지리산 깊은 산자락의 공기 한줌을 선물로 받은 느낌이랄까?
저자는 “이 책은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을 따라간 내면의 궤적”이라고 자신의 소회를 밝혔다. 그 궤적을 따라가다보면 누구나 자신의 궤적을 발견할 수 있는 실마리를 건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자연스럽다는 것!
원래 주어진 모양대로 왜곡하지 않는 것!
인위적으로 가미하거나 탈색하지 않는 것!
나는 이런 것들을 새로 배우기 시작했다.
그 배움의 터전이 나에게는 바로 지리산이었다.
P.226
나 답게 살고 물흐르는 것 처럼 자연스럽게 살고 싶은 내 욕망에 가장 근접한 저자의 말이 가슴을 울린다. 그가 이 배움의 터전으로 지리산을 택했듯 나도 어딘가에서 깨닭음을 얻는 순간이 올 때까지 끊임없이 삶을 사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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