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주 작았을 때

1 articles
  1. 2016.02.12 다시 보고싶다, 내가 아주 작았을 때를

[도서]내가 아주 작았을 때

김용택 저
예담 | 2016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따뜻한 핫초코 한잔과 동시필사로 가슴 따뜻한 겨울날을 보내보자!

힐링이 절실한 어른들에게 요즘 들어 어른들을 위한….’이라는 타이틀을 단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 어른들을 위한 컬러링북 등등, 세월의 흔적들 속에 묻어 두었던 동심을 자극해 천진난만했던 유년시절로의 회귀를 통해 마음의 정화를 요하는듯하다. 어렸을 땐 빨리 어른이 되어 무엇이든 자유롭게 할 것이라는 꿈에 부풀어 있었지만 막상 어른이 되고 나니 더 많은 속박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하곤 어린 시절로의 회귀를 갈망하니 참으로 아이러니 한 것이 인생인 것 같다.



내가 아주 작았을 때는 동시를 읽고 느끼고 감상하는데 그치지 않고 쏜 끝으로 아로새기는 동시 필사 책이다. 책 표지도 어린이를 대표(?)하는 노랑색으로 감성적인 면을 부각하고 있으며 책을 넘기거나 손 글씨를 쓸 때 불편함이 없도록 두꺼운 재질을 사용했다. 중간중간 파스텔 톤의 알록달록한 색지에 인쇄된 동시들은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다채로운 표정과 닮은 것 같다. 단지 들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라고 할까? 38년동안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지내며 아이들과 함께 동시를 읽고 쓰는 작업을 했던 저자이기에 독자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동시를 선정하는데 이보다 더 적합한 사람은 없었으리라. 그가 전하는 101편의 순수시대가 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천진난만한 동시를 읽고 또 쓰고 있노라면, 팍팍한 삶 속에서 구겨진 감성들이 말랑말랑하게 되살아나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첫 번째 테마 - “내가 아주 작았을 때

4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첫 번째 테마다.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김용택, 안도현, 피천득, 윤동주, 박목월 등의 시인들과 어린이가 쓴 동시들로 구성되어 있다.

 

빗방울은 둥글다 손동연

 

만약에

빗방울이

세모나 네모여 봐

 

새싹이랑

풀잎이

얼마나 아프겠니?



두 번째 테마 - “내가 아주 작아지고 싶을 때

유행가 대신 동요를 부르던 시절, 그 시절로 독자들을 초대하는 두 번째 장이다.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 한인현의 <섬집 아기>등 지금까지도 가사와 멜로디가 생생히 기억나는 추억의 동요들이 수록되어 있다.

 

잠자리 백약란

 

잠자리 날아다니다

장다리꽃에 앉았다

살금살금 바둑이가

잡다가 놓쳐버렸다

짖다가 날려버렸다





세 번째 테마 - “내가 어른이 되고 싶을 때

가족과 친구, 소중한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담은 동시들로 구성된 3장은 함께한 이들과의 추억으로 더욱더 아련한 느낌을 준다.

 

어머니 남진원

 

사랑스런 것은

모두 모아

책가방에 싸 주시고,

 

기쁨은 모두 모아

도시락에 넣어 주신다.

 

그래도 어머니는

허전하신가 봐.

 

뒷모습을 지켜보시는 그 마음

나도 알지.





마지막 테마 - “내가 어른이 되어야 할 때

어른이라는 이름아래 치쳐버린 우리들을 토닥거려주는, 위로로 가득한 마지막 장이다.

 

민들레 정호승

 

민들레는 왜

보도블록 틈 사이에 끼여

피어날 때가 많을까

 

나는 왜

아파트 뒷길

보도블록에 쭈그리고 않아

우는 날이 많을까




이제 따뜻한 핫초코 한잔과 동시필사로 겨울날을 가슴 따뜻하게 보내보는 것 또한 참 좋단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