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쟁점 한일사

이경훈 저
북멘토 | 2016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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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게 바로 옆에서 조근조근 설명해 주는 것 같은 이 책은 쉽게 읽혀지지만 그 깊이는 여느 역사책 이상으로 깊기 때문에 한일 근대사를 올바로 이해하는데 좋은 책이다.

역사를 올바로 알아야 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올바른 역사를 통해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과거의 역사를 통해 현재를 좀더 현명하고 슬기롭게 살아가기를 원한다. 올바른 역사를 배우기 위해선 우선 올바른 역사의 기록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일본과 중국의 교과서 왜곡 문제가 뉴스 보도를 통해 국민들에게 전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분개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그 나라의 학생들이 우리와 얽힌 역사를 잘못 배우고 자라면 후대에 각 나라간의 역사관이 달라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우리의 역사 교과서는 과연 공정하고 올바른 역사관을 학생들에게 심어주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따라 붙는다.


역사와 관련해서는 객관적인 시각을 가진다는 것이 어찌보면 상당히 힘든 일일수도 있겠다. 하나의 사건이 있고 그 사건을 간단하게 정리하기 위해서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양분하는 것이 편할것이다. 이는 흑백 논리와 마찬가지로 네편 아니면 내편으로 양분화되어 양극이 극단으로 치닫게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분명 일제 강점기라는 암흑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피해자 임은 자명한 사실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에 의한 피해의식외에 우리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일제강점기로 부터 해방된 후 70년이나 지났으며 한일국교정상화가 이루어 진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 여전히 남아있는 반일감정은 단순한 분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이다. 우리는 작금의 상황에서 일본의 행동하나하나에 열렬히 비판하고 분개하고 있다. 하지만 그 분개의 대상이 명확한 반면 분개의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 위안부 문제, 독도 영유권 주장, 역사교과서 등 그들이 하는 주장을 표면적으로만 대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쟁점 한일사>는 한국과 일본을 둘러싼 9가지 쟁점을 꼭지로 한일 관계의 역사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여주고자 노력한 책이다. 저자가 택한 꼭지는 일본군위안부, 강제동원, 사할린 한인, BC급 전범, 야스쿠니 신사, 재일한국인, 독도, 문화재 환수, 역사교과서 등이다. 저자는 역사선생님으로서, 2001년 일본에서 ‘새역모’라는 우익단체가 만든 왜곡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하자 역사 왜곡으로부터 교육 현장을 지켜내고자 결성된 ‘한일역사교사모임’에 초창기부터 참여하여 일본의 역사연구자, 교사들과 함께 양국의 역사를 공부하고 수업 사례를 교환해 왔다. 또한 2008년부터 3년간 일본 소재 한국학교인 오사카금강학교에서 한국역사를 가르치기도 하였다고 한다. 양국에서 역사를 가르친 경험을 바탕으로 양국간의 역사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보유한 저자가 지은 책이라서 그런지 <쟁점 한일사>는 한국과 일본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역사와 그 쟁점들이 서술되어 있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라는 점. 그래서 있는 사실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어느 한 극단에서가 아닌 역사속에 속해있는 관계자(국)들의 각각의 입장에서 한 사건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이다.



‘역사는 되풀이 되기 때문에 우리는 역사를 배워 똑같은 우를 범하지 않아여 한다’는 말이 있다. 말 자체가 모순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정작 중요한 것은 단순하게 역사를 배우는 것이 아닌 역사적 사실을 어떻게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또 그 시각을 통해 어떤 화합을 이루어낼 단서를 찾을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역사들은 다분히 주입식이며 공공연하게 우리의 편의를 위해 씌여진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래서는 안된다. 올바른 판단과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역사를 배우는 이로 하여금 객관적인 사실만을 다각도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며 그 판단을 학습자에게 맡기는 것이 옳지 않을까? <쟁점 한일사>같이 우리에게 익숙하고 또 불편한 한일 관계의 문제라 할 지라도 객관적인 시각을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또 그로인해 해결되지 않고 있는 문제들은 무엇인지 구석구석 조망해 줄 수 있는 책은 아직 많지 않은 것 같다. 차분하게 바로 옆에서 조근조근 설명해 주는 것 같은 이 책은 쉽게 읽혀지지만 그 깊이는 여느 역사책 이상으로 깊기 때문에 한일 근대사를 올바로 이해하는데 이만큼 좋은 책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