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이런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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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9.07 그래도 가족

그래도 가족

My Life/Book 2016. 9. 7. 17:29

[도서]어쩌다 이런 가족

전아리 저
다산책방 | 2016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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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막장드라마를 보는 것 같지만 그래도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바로전에 읽었던 <삼대육아>가 훈훈한 가정의 이야기 였는데 공교롭게도 이번에 읽은 <어쩌다 이런 가족>은 한국 드라마 단골 메뉴인 막장 가족의 이야기이다. 물론 논픽션과 픽션의 차이도 있긴 하지만 극단적인 두 소재의 차이에 온탕 냉탕을 왔다갔다한 기분이다. 같은 가족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것도 재미있지만 양극단의 차이를 보이는 가족이야기가 꼭 남의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책 읽는 내내 했던 것 같다. 각각의 배경이 어떻던 간에 가족 구성원 간에 지속적으로 생기는 불화와 화해는 어느 가정에나 있는 법이니까,




<어쩌다 이런 가족>은 누구나 부러워할 재력을 가진 집안에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두 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이다. 아버지는 자수성가한 수완좋은 사업가 이지만 완고한 성격과 자신이 일궈놓은 모든것을을 가족보다 위에 두고 살아가는 사람이고 어머니는 대대로 재력이 있는 집안에서 태어나 세상물정을 잘 모르고 오로지 교양과 체면을 지키는 것을 생의 중심에 놓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 둘 사이에 있는 첫째 딸 혜윤과 둘째 딸 혜란. 놀랍게도 혜윤은 부모가 좋은 유전자만을 전해주기 위해 계획된 인공출산을 하게되어 태어난 딸이다. 또래의 친구들 보다 우수한 지능과 센스를 가지고 있는 혜윤은 부모를 비롯한 주변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게 되고 상대적으로 집중을 덜 받는 둘째는 제멋대로인 채로 커나간다. 하지만 우수한 유전자만 품고 있을줄 알았던 혜윤에게는 극단적인 이면이 숨겨져 있었으니… 결국 그 이면을 발단으로 숨소리 마저 허용치 않았던 조용한 집안에 파문이 들어닥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화자가 각 가족 구성원으로 나뉘어져 있는 이 책의 챕터들은 각 가족 구성원의 속내를 그대로 들여다 볼 수 있게끔 도와준다. 이는 또한 그들 각자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생각을하고 있는지 그리고 각자 가족들에게 느끼는 감정들을 세세하게 이해할 수 있다. 대단한 집안의 가족이라는 점을 빼면 애증의 관계로 이뤄지는 가족의 이야기는 우리내 이야기와 그리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지 않다.


우리는 가족을 선택할 권리나 능력이 없다. 가족은 우리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구성이 된다. 그렇기 때문일까? 가장 소중해야할 가족이 언젠가는 가장 싫은 대상이 될 수도 있으며 언젠가는 세상에서 가장 그리운 존재가 될 수도 있다. 항시 소중함을 느낄수는 없지만 우리 삶의 근간이 되는 가족임을 잊지 않고 그 근간을 흔드는 행위만을 피할 수 있다면 문제될 것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