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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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1.08 역사를 바꾼 은밀한 무역, 밀수 이야기

[도서]밀수 이야기

사이먼 하비 저/김후 역
예문아카이브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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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바라보는 역사의 관점을 또 다른 시각과 자세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책인것 같다.


‘밀수’라는 단어는 분명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정상적인 루트를 거치지 않고 은밀하게 거래되는 행위들은 아마 지금 이시간에도 이루어져 있을 것이다. 밀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법이란 단어가 아마 밀수의 의미를 더욱 부정적으로 만드는 것 같으며 각종 미디어를 통해서 마약이나 고가의 미술품 그리고 각종 국가의 문화재 등등 각 국가가 거래를 금지시키거나 제한하는 물품들을 거래하는 것은 모두 밀수 행위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을 품고 있는 밀수로부터 우리는 모두 자유로운가 하면 그도 그렇지 않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밀수에 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Made in Korea가 아닌 물건들은 사실 우리가 어떻게 국내에 들어와 우리 손에 들어왔는지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알지 못한다. 때때로 초특가 상품들이 우리를 유혹하며 구매를 부추기는데 이러한 물건들 중에는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분명 밀수품들도 섞여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밀수 로부터 모두 자유롭다고 호기롭게 얘기할 수는 없을 듯 하다.



밀수 자체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역사를 각 국가에서 벌어진 밀수행위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연구한 흥미로운 책으로 여기 <밀수 이야기>가 있다. 밀수는 그 행태가 은밀하기 때문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점에 착안해 저자는 역사와 밀수의 관계에 흥미를 갖게되었다. 그리고 밀수의 역사를 연구하다보니 실제로 밀수가 역사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으며 7세기 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밀수 이야기를 이 책에 집대성 했다. 밀수와 탐험, 밀수와 밀수의 제국, 밀수하는 세계등으로 테마를 나누고 각 테마안에 역사를 바꾸었던 은밀한 무역이야기 그리고 낭만, 반역들을 꾀나 흥미진진하게 다루고 있다.



과거의 밀수꾼들은 분명 세상의 어두운 부분에 존재했지만 또한 국가나 거대 조직의 비공식적인 대리인이기도 했다. 밀수를 통해 자신들의 세력을 확고히할 수 있었던 밀수꾼들은 때로는 정치적 권력 투쟁의 중심이기도 했으며 때로는 애국자이기도 했으며 때로는 전 세계를 누비는 탐험가 이기도 했다. 밀수 행위 자체가 불법이긴 하지만 그 밀수 행위를 통해 문명이 확산되고 세계 각지로 향신료나 비단 같은 특정 지역의 물품들이 전달되었으며 오늘날의 세계화의 흐름에 분명 큰 역할을 했다라고 생각된다. 합법적인 교역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는 밀수의 역설처럼 밀수를 막으려는 행위는 또 다른 밀수 형태를 만들어 내고 밀수 스스로 자생할 수 있도록하는 힘에는 사람들의 욕구와 욕망 그리고 필요가 뒷받침 되어 있을 것이다.



역사책이나 영화에서 보면 가끔씩 다루어 지는 밀수는 그 자체로 하나의 에피소드이지만 이렇게 역사를 밀수라는 하나의 카테고리고 엮어 바라보고 연구한 책은 없었던것 같다. 이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시도이며 우리가 바라보는 역사의 관점을 또 다른 시각과 자세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책인것 같다 흡사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무역 전쟁의 역사나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어두운 단면들을 밀수라는 프레임 안에서 바라보는 것도 또한 큰 재미가 아닐까 싶다. 더군다나 근현대사의 다양한 지식까지 습득할 수 있으니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책인 것 같다. 하지만 분량이 상당하기 때문에 첫 장을 넘기기 전에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