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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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8.26 유쾌, 상쾌, 통쾌한 동거 에세이

[도서]우리 같이 살래?

이유정,하수진 공저
허밍버드 | 2016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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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등장하는 세 여인들은 아주 독특하지도 아주 특별하지도 않은 평범한 삶을 살고 있지만 그들이 만들어 낸 관계의 묘는 그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 믿는다.

대부분의 일자리가 서울에 치중되어 있다보니 지방 출신의 젊은이들은 각 지방도시에서 서울로 상경해 일자리를 얻고 가족들과 떨어져 서울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들과 떨어져 생활하는 것도 서러운데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는 서울의 부동산 값 때문에 덩달아 월세도 오르고 이는 고스란히 이런 자취생들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돈 벌어보자고 서울왔는데 울며 겨자먹기로 주거비에 엄청난 비용을 쏟는 걸 보고 있자면 참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그러나 뭐든 실용적인 것을 추구하고 현명하게 처신하는 20, 30대들이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주거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으로 셰어하우스를 선택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 셰어하우스란 여럿이 함께 공간을 나누어 생활하는 형태로서 임대비 뿐만 아니라 각종 공과금과 관리비 그리고 생활비를 1/N로 나눌 수 있어 비용 측면에서 상당한 이점이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타인과 함께 생활함으로써 감내해야할 불편함들이 최대 장벽이 될 것이다.



<우리 같이 살래?>는 소심한 시나리오 작가와 까칠한 카피라이터 그리고 무심한 회사원 3인방이 함께 6년동안 셰어하우스 생활은 하면서 겪은 일화들과 셰어하우스 생활 노하우를 담아낸 책이다. 이 세명의 여인들은 느즈막히 서로 알게된 사이로 어렸을때 부터 친구가 아니었음에도 별 탈 없이 6년동안 함께 동거하는데 성공했다. 6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동안 유쾌하고 재미있는 일들도 많았지만 서로의 성향과 취향이 다른 만큼 갈등도 적지 않게 있었다. 하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고 배려하려는 각자의 마음이 별 탈 없이 동거생활을 재미있게 이어줄 수 있었던 것 같다. 집을 떠나 혼자 생활해 본적이 없고 더군다나 동거 생활을 해 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독립하여 혼자의 힘으로 살아가는 세 사람의 이야기가 그저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또한 세 사람이 동거를 시작하게 된 배경부터 시작해 함께 살 방을 고르는 것 그리고 집안일을 분담하고 실행하는 것 자취인 요리 레시피 등등 자신들의 일화와 노하우들을 재미있고 유쾌하게 잘 묘사해 놓았다.



환경의 제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게된 선택일 수도 있지만 그러한 선택이 꼭 나쁜 것 만은 아닌것 같다. 삶음 학습의 연속이라 했던가? 동거 생활을 하면서 이들이 배운 것은 삶에 대한 열정과 서로에 대한 배려, 이해 그리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 등일 것이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줄 수 없는 세 사람만의 추억은 평생의 덤이 될 것이다.


그들은 말한다. 영혼도 주머니도 탈탈 털린 당신에게 ‘누군가와 함꼐 사는 삶’을 권한다고. 결혼은 부담스럽고 독거노인은 되기 싫다면? 집세 낼 돈이 아깝다면? 아니 다 됐고, 지금보다 재미있게 살고 싶다면? 나랑 너랑 같이 살자고.



점점 각박해 지는 세상은 가상의 공간에서만 사람들을 연결 시키고 현실 공간에서는 손바닥 만한 스마트폰에 모두 머리를 조아리게 만들고 있다. 세상이 각박하고 흉흉한 것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 이전에 서로 얼굴을 맞댈 시간조차 없는 것이 더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에 등장하는 세 여인들은 아주 독특하지도 아주 특별하지도 않은 평범한 삶을 살고 있지만 그들이 만들어 낸 관계의 묘는 그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극히 현실적이지만 시트콤 같이 재미있고 유쾌, 상쾌, 통쾌한 세 야자의 동거록을 읽고 나서 문득 그리운 옛 친구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