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이덴티티는?
"여러 가지 문제 연구소" 라는 다소 독특한 이름의 연구소의 소장이자 명지대학교 인문교양학부 교수를 역임했던 김정운 교수가 집필한 책이다. (현재는 일본에서 미술 공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개인적으로 책 보다는 TV에서 먼저 접했던 인물로, "명작 스캔들" 등으로 이미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인물기도 하다.
저자는 한국 사회가 왜 이렇게 복잡하고 힘든가에 대한 고민에서 "남자의 물건" 이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다. 1부에선 ''남자에게'' 라는 짧은 에세이 형식의 글을 통해 뭇 남성들의 공감을 살만한 내용들을 담았으며, 2부에서는 작가가 저명한 인사들과 그들이 가장 아끼는, 그들을 대표하는 물건 1가지를 가지고 인터뷰 한 내용을 담았다. 책상이나 만년필, 면도기 등등 각 인터뷰 대상들이 가장 아끼고 그들의 아이덴티티를 잘 드러내는 물건 한 가지씩을 포함하여 인터뷰이와 물건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책에서 소개한 남자의 물건들(?)은 결코 적지 않은 세월을 함께 해오며 때론 자신의 분신이 되며, 때론 자신을 대표하기도 하며, 때론 친구처럼 되는 그런 남자의 물건들 이었다. (애초에 대상이 남성이었기 때문에 책에서 인터뷰한 인사들은 전부 남자이다.)
“남자의 물건”은 당당하기도 하고 때론 엉뚱하기도 한 저자의 성격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책을 모두 읽고 나서 무심코 든 생각. 나에겐 어떤 물건이 있는지, 나를 대표할 수 있을 만한 물건은 있는지 살펴 보았으나, 불혹을 바라보는 적지 않은 인생을 살아 내는 동안 잡동사니만 주변에 많이 늘어난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든다. 그래도 인생은 공수래 공수거 아니겠나 하는 쓸데없는 변명만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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