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한계를 넘어선 사회
쉽지 않은 내용의 책이다. ‘좋은 삶’을 위한 조건으로 ‘탈 성장’을 택하고 있는 이 책 <굿 라이프>는 제목만 보아서는 단순하게 양질의 삶을 살기위한 방법들 혹은 어떤 삶이 좋은 삶인가를 안내할 것 같지만 사실 사회 이념이나 이데올로기에 더 가깝다는 느낌이 든다. 성장이 멈추어 버린 작금의 상황에 성장을 바탕으로 유지되는 자본주의 사회는 더 이상 유지되기 힘들수 있으며 이를 위한 대안으로 탈 성장과 공유 경제를 활성화 해야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 골자이다.
몰랐던 사실이지만 탈 성장 관련 논의는 꽤 오래전 부터 진행되어 왔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1970년대부터 진행되어온 탈 성장 논의는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한계와 그 한계로 말미암을 사회의 붕괴를 조심스례 예견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안된 개념이다. 성장일변도의 현 자본주의 체제는 빈부격차의 심화와 성장을 끊임없이 강요받는 개개인들이 느끼는 피로와 상실감 그리고 심각한 자연 훼손 등 우리를 양질의 삶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히 공감이 간다. 하지만 성장을 멈추고 전체 파이를 고루 분배한다고 해서 책에서 언급하는 유토피아가 올 것인가에 대해서는 수많은 의구심이 생긴다. 사실 기본 개념 자체가 전체주의나 공산주의와 크게 다를 바 없는 ‘탈 성장’주의는 책에서 제시하는 유토피아로 가기위한 한 방법으로는 상당히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공유경제를 바탕으로 자신이 가진 소스를 공개하고 일정한 파이를 모든 사람들과 공평하게 나눈다면 그 보다 투명하고 좋은 사회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부족한 것이 없고 욕심낼 것도 없을 이러한 유토피아적인 상태를 위해서는 모두가 분배가 가능한 파이를 만들 원동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 원동력이 단순히 탈 성장과 공유경제의 개념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생각이 든다. 개개인의 가치관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듯이 사회를 하나의 통념으로 묶어 그 시스템 안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움직이게 만들지 않는 이상은 이러한 구조를 만들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인간이라면 본디 성취하려는 기본적인 욕구가 있기 마련인데 이러한 성취를 저자가 제시하는 시스템 안에 한정지어 놓고 제어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 그리고 그러한 강력한 제어는 현재 얼마남지 않은 사회주의 국가들의 모습과 어떻게 다를 수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끊임없이 생긴다.
현 자본주의의 모습은 그 한계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고 그 한계로 말미암은 부작용들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다. 혹자들은 자본주의가 조만간 붕괴될 것이며 그 붕괴는 위태한 시스템을 바꾸어 보려는 노력인 혁명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이러한 예견에 100%공감하진 어느정도 근거와 타당성이 있는 예측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붕괴를 통한 새로운 시스템이 ‘탈 성장’ 시스템이 될 지에 대해서는 이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특정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지금 이 시점에 한 번쯤 고민해 볼 내용의 주제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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