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황금부적

이재운 저
나무옆의자 | 2016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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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적절하게 배합하여 어디까지가 실제 역사이고 어디까지 허구인지 쉬이 판단이 서질 않게 만드는 것 또한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책

<황금부적>은 과학과 비과학의 경계를 허무는 소설이다.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무속신앙이나 오리엔탈리즘 등의 색체가 다분히 느껴지는 소설이지만 비과학적인 현상을 과학적인 해석으로 접근하여 일견 신빙성을 더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소설이다.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적절하게 배합하여 어디까지가 실제 역사이고 어디까지 허구인지 쉬이 판단이 서질 않게 만드는 것 또한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책이다.

 

소설은 일본의 히로시마에서 영사 기하가 일본에 징용되어 있다가 원폭투하로 억울하게 승천한 한국인 원령들을 해원상생 시키는 프롤로그로 시작하며 앞으로 심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는 복선을 깔아두고 시작하고 있다. 이후 한국과 일본을 잇는 해저터널을 통과한 버스에 탑승한 모든 승객이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전원 사망한다. 그들을 구하러 온 구급대원들도 그들에게 접근하자 모두 사망하게 되고 원인을 알 수 없는 강력한 바이러스가 창궐했다고 판단한 경찰과 유관 기관에서는 해저 터널 일대에 방역라인을 치고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한다. 전대미문의 사건발생으로 온 나라가 발칵 뒤집히고 이 사건의 실마리를 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두 주인공 북하와 희수가 자신들 집안의 과거사와 연결된 사건들을 하나 둘씩 알아가며, 현재의 사건이 새 하늘 새 땅 새사람을 만드는 천지공사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백수십여년 전 증산 강일순은 인류의 존폐가 달린 천지개벽을 예견하고 천지공사를 벌였는데, 그 때는 천지개벽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가 준비해둔 천지공사와 그 일환인 황금부적으로 새로운 유전자로 재 탄생하는 인류를 구원한다는 내용이 <황금부적>의 줄거리이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황금부적>은 허구와 사실을 배합하여 적절하게 엮어낸 흥미로운 소설이다. 우리는 눈앞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을 보기 때문에 소설을 접하는 사람에 따라 사실에 더 가까울 수도 허구에 더 가까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얘기를 현대의 과학과 아직 과학이 밝혀내지 못한 미지의 세계와 연결하여 충분히 흥미롭게 풀어냈다는 점이 돋보이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야기의 흐름은 자연스러우나 구성이 치밀하지 못하다는 점이며 장황하게 펼쳐진 전반부와 중반부에 비해서 결말이 급하게 마무리 되는 것 같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를 상쇄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들과 역사 그리고 상식들로 가득한 책이니 한 번씩 읽어보길 권한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