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하리하라의 눈 이야기

이은희 저
한겨레출판 | 2016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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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구조와 복잡성, 각종 안과 질환과 그 원인 그리고 해결책 등 이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까지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큰 매력이 아닌가 싶다.

하리하라의 눈 이야기는 하리하라라는 필명으로 일반인이 어렵게 느끼는 과학 이야기를 재미있고 쉽게 풀어주는 과학커뮤니케이터 이은희가 지은 책이다. 여기서 눈은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아니라 우리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물론 모든 신체기관이 중요하긴 하지만) 누구나 한 쌍씩 가지고 있는 눈에 대한 이야기다. 일반적인 눈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알아야 할 눈에 관한 거의 모든 지식들을 이 책 한 권에 꾹꾹 눌러 담은 느낌을 주는 책이다. 눈에 관한 호기심으로 시작한 저자의 여정이 생물학적 눈의 기원부터 시작해 현대 과학/의학이 눈에 미치는 영향까지 이어지니 순차적인 느낌을 주면서도 우리가 궁금해할 법한 내용들을 차근차근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눈으로 보다

인류의 역사는 지구 전체의 역사에 비하면 정말 찰나의 순간이다. 지구에 최초의 생명이 생기기까지 38억년이 걸렸고 최초의 생물 발생 이후 30억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겨우 3개의 문(생물계의 분류, ------)의 동물들이 발생했을 뿐이라고 하니 몇 천 년의 역사는 정말 찰나의 순간으로 느껴진다. 이렇게 더딘 진화의 역사에서 눈이 생겨난 것은 폭발적인 진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었다. 눈을 통해 빛을 감지하고 사물을 구별할 수 있게 됨으로써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게 된 것이 결정적인 이유일 것이다. 물론 눈이 없는 동물들은 다른 기관을 활용함으로써 생명을 유지하고 위험을 감지할 수 있지만 어떤 감각도 즉각적인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시각만하지 못하니 눈은 참으로 중요한 신체기관이 아닐 수 없다. 식상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우리는 이러한 눈의 중요성을 평소에 인식하지 못할뿐더러 우리가 본다라는 행위 자체에 너무나도 무뎌져 있는 것 같다. 실제로 본다는 행위는 눈이 보는 것이 아닌 우리의 뇌가 행하는 것이며 눈은 단지 적절한 양의 빛일 우리 몸에 투영시켜주는 역할을 할 뿐 이미지를 재생시키는 역할은 뇌가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으로 본다 라고 느끼는 것은 우리 몸()와 세상과의 창구로써 눈의 역할이 결정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눈을 보다

눈은 엄청나게 정교한 신체기관으로 각막과 홍채, 수정체, 유리체, 망막(시각세포)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눈이 받아들인 빛의 상을 정보화해 시각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해야만 비로서 뇌가 신호를 읽어 이미지를 해석함으로써 본다라고 느낄 수 있게 된다. 눈의 제일 앞에서 유리창 역할을 해 주는 각막은 빛을 적절히 굴절시킴으로써 초점을 맞춰주는데, 각막에 이상이 생기면 초점이 맞지 않게 되고 이것이 원인이 되어 원시, 근시 등의 안과질환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시력교정술로 각광받고 있는 라식, 라섹의 원리도 이 각막을 깎아 오목렌즈 형태로 만들어 빛이 꺽이는 각도를 조절함으로써 시력을 높여주는 것이 주된 원리이다. 하지만 각막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오산! 빛의 양을 조절해 주는 홍채, 홍체 뒤에서 빛을 굴절시켜 정확하게 상을 맺게 하는 수정체등 눈의 모든 구조가 정확하게 유기적으로 움직여 줘야 우리는 세상을 볼 수 있기에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눈을 넘어 보다

보는 방법에는 우리 두 눈으로 직접 보는 것 이외의 방법도 존재한다. 가령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미생물의 경우는 현미경이라는 제3의 눈을 통해 관찰이 가능하고,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는 우주의 별들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망원경이라는 또 다른 제3의 눈을 통해 식별이 가능하다. 또한 우리의 눈은 현재만 볼 수 있지만 또 다른 눈인 CCTV는 과거에 보았던 것을 그대로 저장하고 재현해 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기계로 볼 수 있는 눈이란 것이 또 있는데 다름아닌 소리를 이용한 초음파가 그것이다. X-ray가 우리 신체를 절개하지 않아도 우리 몸의 내부를 볼 수 있는 획기적인 발명품임에도 방사선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이를 보완한 것이 초음파로 사람이 들을 수 없는 고주파를 쏘아 물체에 부딪혀 반사되어 돌아오는 소리의 세기 등을 기준으로 이미지를 재현해 내는 기술인 초음파는 우리가 볼 수 없는 또 다른 영역을 밝혀준 획기적인 발명품이라 할 수 있겠다. 최근에는 선천적 혹은 후천적 장애로 볼 수 없게 된 사람들에게 다시 세상의 빛을 볼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기술들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으며 실제로 성과를 낸 결과물 들도 있다고 한다. 가장 기본적인 빛을 보고자 하는 욕구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보고자 하는 인간의 원초적 욕구가 지속되는 한 잃어버린 눈을 되찾거나, 또 다른 제3의 눈을 찾는 인류의 행보는 계속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 눈에 관하여 참 많은 것을 정말 재미있게 배웠다. 눈의 구조와 복잡성, 각종 안과 질환과 그 원인 그리고 해결책 등 이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까지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큰 매력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