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어쩌다 한국은

박성호(물뚝심송) 저
로고폴리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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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사회의 문제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문제까지 폭 넓게 조망하고 특정사회현상에 대한 인과관계를 깊이 있게 다루고 설명해주는 책이다.

점점 줄어드는 일자리와 고용불안, 양극화, 정치적 무관심, 소통부재 등 한국사회를 수식하는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언어들은 이제 그 수를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다. 역사의 흐름 또는 우리가 사는 이 사회의 흐름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각종 현상들은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반드시 원인과 결과가 있기 마련인데, 결과를 놓고 원인을 추적해 가는 과정이 난해하고 쉽지 않을뿐더러 단편적인 사실만으로 어떤 한 현상을 설명하기에는 우리 사회가 너무도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데 상당한 집중력과 집요함이 요구된다. 이것은 인간이 인식하고 분류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을 훨씬 초과하는 분량의 정보가 쏟아지고 있는 나날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쓰레기 정보 더미에서 양질의 정보를 솎아내는 능력을 키우는 것과도 관계가 있을 것이며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곳에서 잠식당하고 있는 우리의 어두운 미래를 남의 일처럼 조망하거나 관조하는 수동적인 자세를 바꿀 수 있는 혜안을 키울 수 있는 힘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책 어쩌다 한국은은 현대 한국사회의 문제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문제까지 폭 넓게 조망하고 특정사회현상에 대한 인과관계를 깊이 있게 다루고 설명해주는 책이다. 부제인 우리의 절망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에서 예고하듯이 한국사회 저변에 깔려있는 문제들에 대해 왜 그런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지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논증으로 쉽게 풀려지지 않는 매듭의 이유에 대해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노동, 역사, 정치, 언론, 종교, 교육, 국방 그리고 미래의 총 8개의 테마로 구성된 이 책은 각 테마가 저자의 강연에 사용되었던 내용이었음을 알 수 있다. ‘노동테마를 통해 우리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이유와 필연성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역사테마를 통해 대한민국 근 현대사가 빚어낸 우리사회의 뿌리깊은 모순과 그 모순이 만들어내고 있는 해결이 난망한 사회의 적폐를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곧바로 정치테마와 연결되어 지역감정으로 귀결되는 한국 정치의 우울했던 과거와 더욱더 우울해진 현재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언론, 종교, 교육의 테마를 통해서는 자본이 만드는 사회권력을 확실하게 실감할 수 있다.

 

 

우울하고 답이 없는 한국사회의 단편들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원산지를 추적해 내다 도저히 이 식재료 들로는 음식다운 음식을 해낼 수 없음을 강조하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작가는 미래테마를 통해 결국 선택은 우리 손에 달려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8개의 테마에 선행하는 자본의 문제는 국내외 모든 사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문제이며 사민주의로도 풀 수 없는 고착화된, 아니 점점 가중화되는 양극화 문제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그 자본의 주인은 결국 우리이며, 자본의 노예가 될 것인지 자본을 길들이는 주체가 될 것인지에 대한 주체성을 갖자는 것이 저자의 변이며 그 주체성을 획득하기 위해선 우리모두 제널럴리스트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 이 책의 테마들을 관통하는 한 가지 사실이 아닐까 한다. 겸손한 저자는 스스로를 제너럴리스트라 여기지 않지만 단편적인 사회현상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여러 분야의 지식들을 고루 습득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중들에게 편파적이지 않는 정보를 적극적으로 전파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 저자는 이미 제너럴리스트가 아닐까 한다. 모두가 제너럴리스트가 될 수는 없어도 긍정적인 변화를 꾀하는 제너럴리스트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우리사회 전반에 꼭 필요한 앎이 모두에게 향유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