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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6.01 500만 원으로 결혼하기?!

[도서]500만 원으로 결혼하기

불친절 글,그림
이마 | 2016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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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둔 혹은, 아직은 멀었지만 결혼 계획이 있는 연인들에게는 재미와 정보를 모두 얻어갈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백년가약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요즘은 인스턴트식 연애나 결혼이 많아졌다. 성인이 되어서 거쳐가는 수많은 중요한 결정 중 가장 크다고도 할 수 있는 결혼은 가치관의 변화와 사회풍토가 급속히 바뀌어가는 현대에 있어서도 분명 쉽지않은 결정과 과정을 동반한다. 아쉬운 것은 결혼 자체도 상업화의 대상이 되어 공식화된 룰과 편리함의 이면에 감취진 불필요한 과다지출 및 낭비가 즐비하다. 그런데 이러한 점을 예비 신랑 신부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특별한 대안이 없는 현실이 더 안타깝다. 간혹 기성결혼 문화와는 다른 결혼식이 눈에 띄는데 전통 혼례나 몇몇 지인만을 초대한 소규모 결혼식, 결혼비용을 모두 신혼여행 혹은 세계여행에 투자하는 커플들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아직 극소수에 불과하며 우리가 초대받아 참석하는 결혼식은 보통 몇 개의 예식홀을 갖추고 15분만에 후딱 식을 진행하여 사진찍고 뷔페를 먹고 헤어지는 바쁘디 바쁜 예식일 것이다.



두 만화가 부부가 결혼예산을 500만원으로 책정하고 실제 책정된 예산을 가지고 결혼해 화제가 된 책이 있으니 바로 <500만 원으로 결혼하기>이다. 결혼을 목전에 둔 예비 신랑 신부나 앞으로 결혼해야 할 (독신주의가 아니라면) 사람들이라면 결혼 준비부터 결혼 진행까지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만화가 부부답게 웹툰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재미있게 보고 읽을 수 있다. 유명 웹툰 사이트 레진코믹스에서 연재된 내용을 책을 엮은 것이니 웹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미 접해봤을 수도 있겠다.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결혼을 결심하게 되는 순간부터 시작해 두 사람의 가치관을 확인하고 그 가치관에 따라 예산을 책정하여 실행에 옮겨가는 과정들을 다룬다.



사실 두 사람의 가치관을 확인하는 과정이 결혼을 준비하면서 해야할 그리고 결혼을 결정하는데도 꼭 필요한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20년 이상을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서로 다른 생활 패턴으로 살아왔던 전혀 다른 성향의 두 생명체가 합일하는 과정이므로 아무리 눈에 콩깍지가 씌였다 하더라도 문제가 없을 수 없다. 결혼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두 당사자간의 갭을 최대한 줄이는 과정이고 이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양보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 과정도 어려운데 사실 이 과정은 기초 단계일 수도 있다. 두 사람간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자그만 산을 넘으면 양쪽 집안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더 큰 산이 남아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과정도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결혼은 두 당사자가 서로 좋아서 시작하지만 그 과정은 양쪽 집안 사람들이 개입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들을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어느정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낼 수도 있겠다.



500만원으로 결혼을 한다니 상상도 못했던 일이지만 <500만 원으로 결혼하기>책 속의 주인공 불친절과 노키드는 많은 역경을 딛고 정말 500만원이라는 저예산으로 결혼에 성공했다. 물론 주변 지인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으나 금전적인 예산을 떠나 인적예산을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은 그 만큼 그들이 살아온 삶의 괘적을 조금이나마 짐작해 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한복을 고를 때 좋은 싸고 좋은 그리고 맵시를 잘 살리는 방법과 신접살림에 필요한 그릇의 선택과 각 그릇을 사용할 때의 주의점 그리고 청청잡고르는 법 및 주의할 점 등등 정말 셀프웨딩을 하는데 필요한 온갖정보들이 디테일하게 담겨져 있으며 준비 과정에서 빛는 관계의 마찰과 극복까지 꼼꼼하게 잘 담아내었다. 결혼을 앞둔 혹은, 아직은 멀었지만 결혼 계획이 있는 연인들에게는 재미와 정보를 모두 얻어갈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