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불교에 관한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물음 49

장웅연 저/니나킴 그림
담앤북스 | 2016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이 책을 통해 현재 진행형인 불교사상과 역사와 문화를 두루 섭렵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해박하진 않더라도 불교에 대한 지적인 대화를 나눌 수준에 이를 수 있는 길 또한 찾을 수 있다

나는 무교다. 어렸을 적에 친구를 따라 교회에 잠깐 출입한 적은 있지만 그 때의 경험이 나를 기독교인으로 만들지는 못했던것 같다. 반대로 불교는 전혀 경험해 본 적이 없다. 훈련소에서도 더 좋은 간식거리를 준다는 말에 절 대신에 성당에 나갔던 기억이 있다. 아무튼 불교에 대해서는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인지 몰라도 선입견 자체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각 지방의 사찰은 많이 다녀본 것 같다. 국내 여행지라면 대부분 방문해 보아야 할 코스로 사찰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사찰부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까지, 각 사찰은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불교신자와 일반인을 가리지 않고 받아들인다. 서두가 길었지만 여튼 불교에 대한 선입견이 없는만큼이나 불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내게는 궁금한 것들이 더러 있었다. 가령 스님들은 왜 머리를 빡빡 갂아야 하는지, 그리고 천주교의 사제나 신부님들 처럼 왜 결혼을 하면 안되는지 그리고 왜 채식만 해야 하는지 등등. <불교에 관한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물음 49>은 이러한 궁금증 들을 해결해 주는 책이다.



어디다 대 놓고 물어보기 애매한 49가지 물음 들로 구성 된 이 책은 순서에 상관없는 물음들의 나열로 사실 아무 페이지나 펼쳐놓고 보아도 된다. 각 물음이 49개의 챕터로 되어 있으며 각 챕터는 3~4장 분량이니 책 앞의 차례를 보고 궁금한 질문 들만 찾아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질문 자체가 아니라 그 질문들을 통해 우리가 불교에 대해 좀더 많은 이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질문들은 스님들은 왜 삭발을 하는가? 절에서는 왜 새벽 3시에 기상하는가? 스님들은 언제부터 채식을 했나? 무소유는 정말 아무것도 가지지 않아야하는가 등의 비교적 가벼운 질문들 부터, 선종에는 왜 6조까지만 있을까? ‘무아’를 이야기하는데, 어떻게 윤회가 가능한가? ‘천상천하유아독존’은 나만 존귀하다는 뜻인가? 등의 상대적으로 무거운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각기 다른 성격의 질문들은 한 가지 공통적인 석가모니의 정신을 담고 있는 듯 하다.



이 책을 통해 불교에 대해 배운 가장 큰 줄기는, 불교는 다른 종교와 달리 신의 길을 따르는 것이 아닌 인간의 길을 따르는 것이며 믿음보다 자기 자신의 슬기로움을 따르는 것을 가르치는 종교라는 것이다. 즉 자기주도적 방식으로 깨달음을 구하고 그에 따라 행동할 것을 권하는 종교라는 것이다. 이러한 성격의 종교는 불교가 유일한데, 불교적 입장에선 신이란 인간의 나약과 미망을 먹고 자라는 헛것에 불과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신도 인간이 창조한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현재 진행형인 불교사상과 역사와 문화를 두루 섭렵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해박하진 않더라도 불교에 대한 지적인 대화를 나눌 수준에 이를 수 있는 길 또한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