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자신과 후대를 걱정하는 모든 사람들이 읽어야 할 책
“나에게는 집 네 채, 요트 두 척, 정치인 다섯 명이 있소”
한 슈퍼리치의 말이다. 집 네 채(규모의 차이는 차치하고), 요트 두 척 그리고 정치인 다섯 명 중 슈퍼리치에게는 어느 것이 더 가치가 있는 것일까? 슈퍼 리치들에게 사람(정치인)은 진정한 재산이다. 정경유착은 현 시대에도 유효한 말이지만 과거와는 그 느낌이 다르다. 과거에는 정치가 경제에 앞선다고 볼 수 있지만 이제는 경제가 정치를 앞선다는 느낌이랄까? 정치가 경제에 영향력을 행사하던 것에서 이제 경제가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면 이해 가 쉬울 것 같다. 선거철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대대적인 여론전과 선거운동은 막대한 자본을 필요로 하고 그 자본의 배경에는 슈퍼리치들이 있다. 그리고 이제 슈퍼리치들은 단순한 선거자금 지원이나 여론몰이를 하거나 입법을 위한 로비 활동을 하는데 만족하지 않고 직접 정치 게임에 선수로 등장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것이 문제가 되나? 당연히 문제가 된다. 전 세계 상위 1%의 슈퍼리치는 전 세계 자산의 40%를 소유하고 있으며 그 반대편에 99%의 사람들이 나머지 자산을 나눠 가지고 있다. 부의 편중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와 검증은 이미 토마 피케티와 같은 철저한 데이터 기반 분석가에 의해 밝혀졌으며 앞으로의 부의 편중은 더욱 더 심화될 것이다. 슈퍼리치들이 정치 게임에 뛰어들어 발생하는 문제는 부의 편중이 더욱 가중되는 것과 관계가 있으며 1%를 위한 99%의 희생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 권력 독점을 노리는 억만장자들에 대한 본격 프로파일
<부자들은 왜 민주주의를 사랑하는가>는 정계에 직,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슈퍼리치들의 지난활동들을 분석하고 논의하여 대안을 살펴보는 책이다. 이 책은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국정운영연구실 부실장 겸 기술혁신연구실장인 대럴 M. 웨스트가 엮어낸 책으로, 그는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여 부자들이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이유를 낱낱이 파헤쳤다. 그의 분석에 의하면 상위 1% 부자들은 일반인보다 투표율이 두 배 더 높고 국회의원과 대면 접촉 경험은 네 배 많으며 정치자금이나 선거자금 기부 경험은 다섯 배 많다고 한다. 또한 정부가 어린이 공교육에 필요한 만큼 재정지출을 해야 하냐는 질문에는 일반인은 87%가 찬성하지만 상위 부자들은 65%가 반대한고 하며,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구직자들에게 정부가 일자리를 제공해야 하냐는 질문에는 일반인은 53%가 찬성하지만 상위 부자들은 92%가 반대한고 한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사이 정치는 경제에 점점 잠식당해가고 있으며, 슈퍼리치들은 모두가 잘 사는 미래보다는 자신들의 부를 더 늘릴 정책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는 얘기다. 민주주의 앞에 모든 사람들이 평등할 것이라는 생각은 이제 순진한 발상에 불가한 것 같다.
에어백이 장착된 자본주의
재계의 정계진출로 인한 부의 편중 가중화에 대해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은 이렇다. 제 기능을 상실한 언론이 투명한 보도를 해야 하고, 소득 불평등에 대한 우리들의 정확한 인식 그리고 투명하고 공정한 조세정책 및 기회의 균등 그리고 다원주의 등이 뒷받침 되어야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억만장자들이 우리와 다르든 다르지 않든, 우리가 사는 세상에 영향을 미친단느 사실은 분명하며 그들은 때로는 이 세상을 더 낫게 만들기도 하지만,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정부, 공적자금을 이용하여 부를 축적하고 사회적 분열 및 일확천금의 문화를 조장하면서 세상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며 민주주의가 민주주의다우려면 그 구성원인 우리가 모두 관심있게 지켜보아야할 문제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에도 정경유착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일반 국민들은 그 자세한 내막을 알 길이 없다. 청렴한 정치인이나 언론인들도 물론 많이 있지만 그 반대편에 서있는 막강한 권력들이 결국 돈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며 모든 것을 눈가림 한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오래된 세태에 자포자기 하지 않도록 우리에게도 대럴 M. 웨스트같은 날카로운 분석가들이 나타나 우리가 보지 못하는 부분들을 끊임없이 밝혀줬으면 좋겠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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