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검은토끼와 그 밖의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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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6.10 일상의 틈 사이에서 발견한 이웃들의 이야기

[도서]머리검은토끼와 그 밖의 이야기들

최민우 저
자음과모음 | 2016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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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특별한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일상적인 그런 이야기들. 일상의 틈에서 발견한 놓치기 쉬운 감성들을 최민우의 머리검은토끼와 그 밖의 이야기들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틈”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긍정적인 이미지와 부정적인 이미지 둘 다 떠오른다. 가령 “틈새시장”이라고 하면 새로운 기회와 연결되어 긍정적인 이미지가 부각되는 것 같고, “틈만나면”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올바르지 못한 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부각되는 것 같다. 이렇게 놓고 보면 “틈”은 긍정과 부정의 이미지를 모두 가진 단어이고 바꿔 말하면 이도저도 아닌 단어가 된다. <머리검은토끼와 그 밖의 이야기들>은 그 “틈”에 관한 이야기들로 일상의 틈 그 틈사이에 껴 있는 흔한 이웃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흔한 이웃들이지만 그 이웃들이 일상의 틈새에 겪는 이야기들은 우리 삶과 너무 동떨어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내용들이라고 할까?


<머리검은토끼와 그 밖의 이야기들>의 저자 최민우는 “대체 불가능한 신인의 탄생!”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반:]” 이라는 단편으로 계간 자음과 모음 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본 책에는 작가의 총 8개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머리검은 토끼도 그 단편들 중 하나의 제목이고, 상을 받았던 [반:] 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처음 책을 접했을때는 판타지요소가 가미된 동화를 상상했었지만 실제 우리가 사는 환경을 기본으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아슬하게 오가는 이야기들고 구성되어 있다.


“여기 실린 이야기들은 상상의 산물이며,

현실과 조금이라도 겹친다면 순전한 우연의 일치다.

전혀 겹치지 않는다면 그 또한 놀라운 우연의 일치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첫 번째 이야기 [레오파드]에서는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한 틈을 찾는 사람들이 1인 돈가스집의 열리지 않는 나무문으로 사라지는 내용을, 두 번째 이야기 [반:]에서는 집 나간 어머니를 우연히 취직하게 된 비윤리적인 회사를 통해 만나게 된 사연을 다룬다. 단편들 중 책의 제목과 동일한 머리검은 토끼에서는 의붓딸의 혼전임신 (심지어 고등학생)으로 골머리를 썩는 퇴역 가수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속고 속이는 세상속에서 머리검은 토끼 같은 사람들과 새하얀 토끼같은 사람들의 틈바구니 어딘가에서 자신의 존재를 되돌아 보게 된다.


최민우의 소설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은 우리가 삶에서 느끼는 허전함 처럼 어딘가 한 두 군데씩 삶의 빈자리를 끌어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우리와 닮았기에 가볍게 시작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아리송한 전개로 흘러가다 이렇다할 결론이 없이 끝이 난다. 어쩌면 결론이 없는 이야기 조차 우리 삶과 닮아 있기에 그의 소설이 주는 자극은 일상의 자극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수도 있겠다. 조금은 특별한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일상적인 그런 이야기들. 일상의 틈에서 발견한 놓치기 쉬운 감성들을 최민우의 <머리검은토끼와 그 밖의 이야기들>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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